"아가씨 시절 제인의 얼굴은 앞으로 죽 나온 형상이었다.

코는 길게 나오고 턱은 쑥 들어갔으니 마치 뭐라도 잡으려는 것 같았다.

제인은 눈까지 근시였지만

정상적인 아이와는 뭔가 다른 아이를 낳았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싫어했던 부모님은

딸의 눈이 안 좋아도 그냥 모른 척했다.

그 때문에 바짝 들여다보니까 앞으로 쏠린 모습만 강조되었다.

목을 늘어날 수 있는 한도까지 늘여서 세상에 초점을 맞추려 애를 쓰니

길어지지 않을 수 없었다.

그녀의 얼굴은 늘 '저거 먹는 거야?' 하고 묻는 듯한 표정이었다.

아가씨 시절 제인은 또 포동포동하게 살이 쪘다.

제인은 평생 포동포동한 몸으로 살았다." 

 

 

- '루이즈 페니', <스틸 라이프>, p79

 

 

 

 

'루이즈 페니'의 <스틸 라이프>를 읽고 있는데, 이 저자 문장 센스가 대단하다.

 

그중에서 빵 터진 부분.

소설 속에서 사건의 중심인 살해당한 노부인 '제인'의 생김새를 묘사한 부분인데,

도대체 '저거 먹는 거야?'하고 묻는 얼굴은 어떤 얼굴이냣!!ㅋㅋㅋ

근데 또 이게 희안한 게 뭔지 알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든다는 거~ㅋㅋ

 

나도 전에 주변에 그런 사람이 있었지.

맨날 놀랜 얼굴을 하고 있던 사람.

볼 때마다 얼굴이 '아, 깜짝이야' 하는 느낌이었거든~ㅋ

 

뭐, 놀랜 얼굴, 억울한 얼굴 등등은 간혹 보지만, '저거 먹는 거야?' 하는 얼굴이라니...

창의적이다, 정말~ㅋㅋ

 

 

올리는 김에 인상적이었던 부분 하나 더~

 

 

 

 

"제인이 날마다 루시를 위해 바나나를 얇게 썰어

루시가 앉아 있는 바닥에 기적이라도 행하는 것처럼 한 조각을 떨어뜨리면

루시는 게걸스럽게 먹어치우곤 했다.

매일 아침 루시는 기도에 대한 응답을 받았고,

장미 향을 풍기는 늙고 몸놀림이 둔한 신이 부엌에 존재한다는 믿음을 확인하곤 했다.

 

이젠 아니었다.

 

루시는 제가 섬기던 신이 죽었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바나나가 기적이 아니라

바나나를 주던 손이 기적이었다는 것도 알았다."

 

 

- '루이즈 페니', <스틸 라이프>, p115

 

 

 

 

'루시'는 '제인'이 기르던 개의 이름.

 

'제인'이 살해당하기 전에 매일 아침 '루시'가 좋아하던 바나나를 줬던 이야기인데,

표현이 직접적이지 않고 담담한 듯 하면서도 애처롭고 슬픈 느낌을 확실하게 준다.

귀엽기도 하고...ㅎ

 

 

아, 이 작가 진짜 맘에 드네~

게다가 내용 자체도 재밌어!

'애거서 크리스티'를 떠올리게 하는 분위기도 굿!

이 '가마슈 경감 시리즈' 나오는 족족 다 사서 읽어야지.

간만에 진짜 꽂히는 시리즈 발견해서 씐나네~ㅋㅋ

 

지금 거의 다 읽어가는데 잠깐 할 일 있어서 컴퓨터 켰다가 주절거려봄.

자세한 소설 리뷰는 다 읽고 나서 다시~^^

 

 

 

 

참고로 현재 국내에 번역되어있는 '가마슈 경감 시리즈'는 요렇게~

자세히보기는 해당 표지 이미지 클릭!!^^

 

 

 

Posted by 블랑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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