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와중에 틈틈이 며칠 동안에 걸쳐서 '미야베 미유키'의 <안주>를 다 읽었다.

별로라는 분이 계셔서 조금 걱정하면서 읽었는데 음,,, 내 취향엔 딱.^^

역시 미미여사의 시대물 미스터리는 뭔가 아기자기하면서 따뜻함이 있다니까.

아, 이럴 줄 알았으면 1편인 <흑백>부터 읽을 걸....ㅠㅠ

뭐, <안주>부터 읽었어도 딱히 이해하기 곤란한 부분은 없었으니 상관없지만...ㅎ

 

 

 

 

요건 <안주> 살 때 함께 받은 '르 지라시' 3호인데,

마침 '미야베 미유키' 특집이라 그녀의 인터뷰 등이 실려있어서 아주 잼나게 읽었다.

특히 그녀의 작품 중 시대물에 초점이 맞춰진 인터뷰인 지라,

 <안주> 이야기도 많이 나오고 해서 더 관심있게 읽었지.

함께 받으신 분들 중에 아직 안 읽으신 분은 이왕이면 <안주> 읽은 후에 읽으시길 추천!^^

 

미미여사의 이야기에 따르면 <안주>는 앞으로도 시리즈를 계속 써낼 예정으로,

여주인공 '오치카'가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하며 나이먹는 과정을 이야기 속에 함께 녹여낼 거란다.

 우왕~ 나 이런 시리즈 넘 좋아! >_<

 

 

 

 

암튼 <안주>에 대한 자세한 리뷰는 조만간 다시 올리기로 하고,

오늘은 '르 지라시' 읽다가 미미여사의 시대물 읽는 순서를 추천해둔 목록이 있길래 올려본다.

작가가 추천한 건지, 출판사가 추천한 건지는 잘 모르겠는데

그녀의 시대물을 읽어보려는데 뭐부터 시작할지 감이 안 잡히는 분들께는 나름 참고가 될 듯.

 

개인적으로는 이미 이 순서를 벗어나버리기도 했고, 딱히 이걸 따를 생각은 없지만

이번에 <안주> 읽으면서 그녀의 시대물은 모조리 다 읽어야겠다고 결심해서 그냥 목록삼아 올린다.

요거 보면서 하나씩 클리어해야지~ㅋㅋ^^*

 

(책마다 딸린 코멘트 역시 '르 지라시' 3호에서 그대로 옮겨온 것임.)

 

 

 

말하는 검

만약 이 작품집의 제목을 '오하쓰 비긴즈'라거나 '더 비기닝'이라고 붙였다면 어땠을까 상상해 본다. "MY beginning is small but the end will be extremely big"이라는 심정이 이례적인 작가의 말을 쓰도록 만들었겠지만, 나는 오하쓰를 마주하는 것만으로도 올여름을 시원하게 날 수 있는 비상 식량을 득한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마음이 든든했어.

 

흔들리는 바위 - 영험한 오하쓰의 사건 기록부 1

백 년 전, 성 안에서 칼부림 사태가 일어난 일련의 흐름을 실제로 겪었던 사람들은 자신들을 끌어들이고 희롱한 운명의 흐름이 후세에 이처럼 빛나는 이야기로 남게 될 줄 조금이라도 상상해 보았을까. 사람들이, 그들이 죽어간 길에 갈채를 보내고 감동하며 몇 번이나 재현하고 지켜보리라고, 아주 조금이라도 머리에 떠올려 보았을까. 그리 생각하면 서글픈 기분도 든다.

 

미인 - 영험한 오하쓰의 사건기록부 2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라는 애니메이션의 원제가 바로 <센과 치히로의 가미가쿠시>이다. 즉 '가미가쿠시'는 그냥 실종이 아니라 '센=치히로'가 그랬던 것처럼 '다른 세계=신의 시계'를 접하는 것을 뜻한다. 이 소설에서는 아름다운 아가씨들이 가미가쿠시를 당하는데, 왜 하필 아름다운 아가씨들만, 이라는 대목이 바로 미미 여사가 말하고자 하는 핵심이다. 좀 궁금해하시라고 이유는 말하지 않는다.

 

혼조 후카가와의 기이한 이야기

늦은 밤 참배하기 위해 오갈 때마다 일정한 간격을 두고 따라오는 '배웅하는 등롱'이 너무 무서워 동료에게 털어놓자 동료가 말한다. "오린, 배웅하는 등롱은 오린 너를 좋아하는 건지도 몰라. 너를 많이 좋아하는 누군가인지도 모르지." 동료의 말 한 마디로 인해 그때부터 '배웅하는 등롱'은 오린에게 있어서 무서운 것이 아니라 왠지, 감미롭고 사랑스러운 것의 상징으로 변한다. 아아, 그렇다. 이 소설은 호러미스터리를 빙자한 연애 소설이었던 것이다.

 

메롱

"그 아이는 처음부터 너를 속이거나 불친절한 짓만 해 왔지. 무뚝뚝했지? 그것은 부끄러웠기 때문이야. 네가 마음에 들었기 때문에 오히려 심술궂은 태도를 취한 거지. 그 나이의 남자아이에게는 흔히 있는 일이란다. 인간이란 복잡하거든. 좋아하는 상대, 마음을 끌고 싶다고 생각하는 상대에게는 오히려 솔직해지지 못할 때가 있어." 그것이 바로 '메롱'을 하는 이유.

 

얼간이

이 세상에 존재하는 '아름다움'의 총량이 정해져 있다면 이 아이는 '아름다움'을 과점했음이 분명하다. 지나칠 정도로 독차지한 나머지 다 써먹지도 못하고 그냥 줄줄 흘려버리고 있다. 이렇게까지 예쁠 필요가 있을까. 그것도 사내아이가. "어이, 거기 아가씨. 이렇게 바람직한 미소년이 나오는데, 그래도 안 읽어볼 테야?

하루살이

이 작품에서 미야베 미유키는 지금까지와는 달리 고민하는 자, 마음에 상처를 입은 자 모두를 구하려고는 하지 않는다. 책을 읽으며 확인할 수 있는 것은, "타인의 어리광을 받아주거나 상처를 핥아주는 것은 진정한 인정이 아니라 그저 자신이 좋은 사람이 되고 싶을 뿐이라는 도피에 지나지 않는다"는 엄격한 인식이다.

 

괴이

음력 초하룻날 밤에 무덤에서 스르륵 기어 나오는 피칠갑한 귀신보다 더 무서운 것은 인간, 인간의 마음. 그러니까 조심해, 세상에는 나쁜 인간이 많거든. 나나 너처럼, 불행한 일을 당해도 혼자서는 아무것도 못하고 고통 속에 괴로워하는 사람마저도 속이고 이용하려는 인간이 잔뜩 있으니까.

 

흑백 - 미시마야 변조 괴담 1

'우리는 왜 사랑과 인간관계에서 상처를 입고 또 상처를 주는가'라는 운명철학적 질문에 대해 마음속으로부터 용솟음치는 강한 의구심을 괴담이라는 소재로 증폭시켜 단숨에 문장으로 완성한 듯하다. 박력이 느껴진다. 나는 이 다섯 편의 이야기를 읽고, 이 이야기들이 내 삶 속에서는 어느 부분에 해당하는지 짚어볼 수밖에 없었다. 그것은 당혹에 가까운 감정이었다.

 

안주 - 미시마야 변조 괴담 2

"<흑백>은 슬프고 심각하며 이야기가 무섭게 구성되어 있지만, 이걸로 '우와 무서워'하고 생각한 후에 <안주>를 읽으면 좋은 느낌의 칵테일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역으로 <안주>를 읽으신 분들 중에, 괴기소설이면서도 이렇게 귀여운 이야기뿐인 거야? 하고 생각하신 분들은 <흑백>으로 돌아와 보시면 매서운 이야기가 잔뜩 있습니다. 그것을 노리고 홀수 권과 짝수 권의 분위기를 바꾸려고 했습니다."

외딴집

장르나 시대를 구분하지 않고 미야베 미유키의 작품 가운데 가장 좋아하는 걸 하나만 고르라고 한다면, 나는 늘 망설이지 않고 <외딴집>을 꼽는다. 좀 주제넘지만(그다지 주제 넘는다고 생각하지도 않으면서 입으로만 그렇게 말한다). <외딴집>을 읽고 나면 필시 다른 많은 소설들이 시시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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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블랑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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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고요한 새벽 2012.09.18 22:0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메인에서 들어왔는데, 이런 책도 있었네요 :)
    내용을 찾아봐야겠어요 ㅎ
    저로서는 처음 들어보는 작가인데 주로 어떤 책을 쓰시고 어떤 재미가 있는지도 좀 더 알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 블랑블랑 2012.09.19 16:4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 '미야베 미유키'는 미스터리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엄청 유명한 작가라 따로 설명할 생각을 못 했네요...ㅎ
      현대물과 시대물 양쪽에 작품들이 굉장히 많구요,,,
      작가에 대해서는 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contents_id=6833 로 가시면 아주 상세히 보실 수 있어요~

  2. 퐁고 2012.09.18 23:1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미미 여사라니까... 뭔가 좀 귀엽네요;; 모방범 같은 현대물만 쓰는 줄 알았는데 시대물도 많이 썼었네요.

  3. 다이아킴 2012.09.19 01:3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요기만 오면...왠지 책을 읽어야만 할거 같은 기분이 들어서 좋아요...^^
    열심히 읽어볼께요...ㅎㅎ

  4. 베지터스 2012.09.19 06: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 이런책들도..
    제가 좋아하는 분야만 읽어서 그런지 새롭네요.
    감사합니다.

  5. +요롱이+ 2012.09.19 11:3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호.. 좋은 책들 한 가득이네요..!! ㅎ
    잘 보구 갑니다..^^

  6. 생기마루 2012.09.19 15: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대체로 어떤 특정 작가의 글을 자꾸 읽다 보면 뭐라 그래야지? 중독? 당연시 믿고 보게 되는 그런게 있는 것 같은데, 블랑블랑님께 미야베 미유키가 그런 작가인가봐요 ㅎㅎ

    • 블랑블랑 2012.09.19 16:4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제 경우는 같은 작가의 작품을 계속 읽다 보면 두 가지 반응이 나타나는데요,
      비슷한 패턴에 아예 질리거나, 더 친근하고 좋아지거나 하는 거에요.
      미미여사는 후자라고 할 수 있죠.ㅎㅎ

  7. 어듀이트 2012.09.19 15: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한번 읽어봐야겟네요..ㅎ
    잘보고 갑니다~

  8. S매니저 2012.09.19 16:1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보구 갑니다^^

  9. 나나 2015.02.25 14:2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궁금했는데 정말 좋은 정보네요~ 감사합니다. 참고해서 읽을게요 ^^

  10. 보드리 2015.05.27 08:2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012년에 프린트해서 가지고 다니다가 내용이 넘 좋은것 같아서
    읽는 순서 제 블로그에 님의 URL올려 봅니다~~
    많이 도움 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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