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소년은 눈물을 그쳤나요>  /  지은이 : 이재웅  /  실천문학사

 

 

 

오로지 제목에 꽂혀서 구입했던 책.

<그런데, 소년은 눈물을 그쳤나요>라니...!!

이 얼마나 가슴을 때리는 제목이란 말인가!! -0-

 

'소년이 울고 있다'라는 직접적인 표현보다 훨씬 와닿는단 말이지...ㅜㅜ

그러고 보면 책은 제목도 참 중요하구만.^^;;;

 

가난 속에서 끊임없이 상처받고 절망하는 고단한 사람들의 우울한 이야기로,

현대판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이라 할까나....?

 

 

"누구에게도 말은 안 했지만 난 이미 늙은 소년이었다.

나는 믿어야 할 말과 믿지 않아야 할 말을 구분할 줄 알았고, 항상 그러려고 노력했다.

누가 그것을 가르쳐준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나는 배웠다.

굳이 그 스승을 지명해야 한다면 '가난'이었다."   p17

 

 

 

 

스스로를 '늙은 소년'이라 말하는 12살 소년이 주인공이다.

지독한 가난에 시달리며 할머니와 단 둘이 살다가 그녀의 죽음으로 홀로 된 소년은

몇 년전 집을 나가 따로 살던 누나의 곁으로 가서 살게 된다.

 

나름 풍족해 보이는 환경에 아름다운 외모를 가진 20대 초반의 누나는 소년을 사랑하지만,

사실 그녀는 많은 빚을 지고 있는 매춘여성.

소설은 소년의 1인칭 관찰자 시점으로 진행되고, 그의 시선은 주로 누나의 주위를 맴돈다.

 

소설 속에서 가장 비참한 인물이 바로 이 누나가 아닐까 싶은데,

아파트 한칸에 갇혀 살며 '곽호 아저씨'의 지시에 따라 하루에도 몇 번씩 출장매춘을 나가거나

각종 기구가 준비된 방에서 변태 손님을 받아야 하는 누나의 절망과

그런 누나의 보살핌을 받아야 하는 소년의 절망이 주내용.

 

 

"그 한숨을 이해한 건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나서였다.

그녀는 할머니보다 몇백 배는 가난한 여자였다."   p29

 

 

그리고 그녀를 둘러싼 남자들이 등장한다.

그녀를 사랑하거나, 동정하거나, 착취하거나,,, 혹은 사랑하면서 동정하고 착취하는 남자들...

심지어 피도 눈물도 없는 '곽호 아저씨'조차 사실은 누나를 사랑하고

자신의 사랑을 받아주지 않고 늘 다른 사랑에 빠져 허덕이다 결국 빚더미에 오른 그녀를 학대한다.

 

 

"나는 기도할 게 그리 많지 않았다. 나는 늘 한 가지 소원만을 빌었다.

그건 돈에 관한 것이었다.

하나님의 사랑도 필요치 않았다.

돈만이 나와 누나를 구원할 수 있었다."   p79

 

 

사랑하는 여자를 매춘의 굴레에서 구해낼 능력이 없어 절망하는 빵공장 직원,

만화가가 꿈이지만 포르노 만화를 그리거나 출장매춘 운전수 노릇을 하며 겨우 생계를 잇는 남자,

고아원에서 도망나와 공원에서 잠을 자고, 병을 주워 그돈으로 즉석복권을 사는 소년,

지긋지긋한 가난으로 매춘을 꿈꾸는 초등학생 소녀 등등,

고만고만한 처지의 여러 인물들이 등장해서 다양한 형태의 절망들을 보여준다.

뭐, 결국은 전부 '가난'으로부터 파생된 절망들이지만....

 

 

"이 세상의 인간은 두 부류였다.

우는 인간과 울지 않는 인간.

그리고 내 주위 사람들은 모두 잘 울었다."   p129-130

 

 

 

 

읽는 내내 답답하고 안타깝고 화가 났지만,

동급생 소녀를 성추행하려던 부잣집 남자아이를 소년이 막으려다가 싸움이 벌어져 문제가 생겼을 때

해결을 위해 상대남자아이의 엄마를 만난 '곽호 아저씨'가

건방지고 이기적인 그녀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어주는 장면 하나만큼은 엄청 통쾌했다.

 

지 아들 잘못은 모르고 소년만 몰아세우며 따발따발 떠들어대던 여자에게

시종일관 저자세로 사과를 하다가 어느순간 갑자기

"조용히 해. 이 미륵돼지 같은 여자야."하면서 청산유수로 상황을 쫙 정리하는데 정말...ㅋㅋ

어찌나 구구절절 옳은 소리를 시원시원하게 해대던지...ㅋ

 

혐오스럽던 '곽호'라는 캐릭터에게 아주 손톱만큼 호감이 느껴지던 순간이라능~^0^

 

암튼 설정도 좀 그렇고 살짝 70-80년대 작품을 보는 듯한 진부한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뭐, 지금도 세상은 여전히 불공평하고 불합리한 게 사실이니까....

 

 

" "꼬마야, 꼬마는 꼬마답게 구는 거다.

그리고 사람의 목숨이란 소중한 거야. 넌 그걸 알아야 돼."

 

나는 입 안에 고인 피를 땅바닥에 뱉고 말했다.

 

"나는 지금 사람 목숨을 말하는 게 아니야. 네 목숨을 말하는 거지.

너는 쓰레기야. 네 목숨도 그렇고."   p21

 

 

12살 소년의 독하디 독한 말과 행동들은 불쾌하면서도 안쓰럽다.

한마디로 불편하고, 우울하고,,, 마음을 피폐하게 만드는 소설.

하지만 그저 몇 십년 전 울궈먹던 타령의 재탕으로 치부하고 넘기기에는 마음 한쪽이 묵직...ㅜ

 

책을 덮고 나면 저절로 제목으로 돌아가게 된다.

 

그래서... 소년은 눈물을 그칠 수 있었을까............?

 

 

"나는 거짓과 진실을 구분할 줄 알았다.

거짓은 밝고 행복하고 진실은 어둡고 불행했다. (......)

 

며칠 동안 누나는 몇 번 더 내 이야기를 물었고, 나는 항상 거짓말을 했다.

거짓말이 더 쉬웠다. 거기에는 고통이 없었다."   p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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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블랑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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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oll 2013.05.24 16:1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참 재밌게 봤었는데 흐음.

    이 책 땡기네요~ 좋은 글 잘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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