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의 꿈을 꾸는가?>  /  지은이 : 필립 K. 딕  /  옮긴이 : 박중서  /  폴라북스

 

 

 

이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의 꿈을 꾸는가>를 원작으로 한 영화 <블레이드 러너>는

너무 어릴 때 봐서 내용이고 의미고는 거의 생각 안 나고 대충 이미지로만 남아있는데

그 이미지가 참 강렬해서 언제 영화도 다시 보고 원작도 읽어봐야지,, 하는 생각은 내내 있었다.

 

이번에 폴라북스에서 '필립 K. 딕 걸작선'을 깔끔하게 다시 내길래 드뎌 구입해서 읽어봤는데

흠,,, 솔직히 영화에서 받았던 인상이랑은 좀 다른 이야기...?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안드로이드들의 고뇌를 보여주면서

'인간'과 '인간이 아닌 것'의 경계를 모호하게 하는 이야기일 거라 생각했는데,

오히려 반대로 그 차이를 더욱 뚜렷이 보여줌으로써

인간성의 본질이 무엇인지, 무엇이 우리를 인간답게 하는지에 대해 성찰하게 해주는 작품이다.

 

물론 앤디(안드로이드의 약칭)들의 고뇌가 살짝 묻어나긴 하는데,

왠지 고뇌라기보다는 혼란에 가까워보여서 말이지.^^

 

 

"우리는 기계죠. 병뚜껑처럼 찍어낸 존재예요.

내가 실제로, 개별자로 존재한다는 것은 환상에 불과했던 거죠.

나는 단지 한 기종의 견본일 뿐이었어요."   p285

 

 

근데 영화가 보여주는 방향도 물론 좋았지만 이런 것도 좋구만~^^

 

 

 

 

최종세계대전 이후 지구는 방사능 낙진으로 뒤덮이고

인간들은 식민행성으로의 대대적인 이주를 진행중이다.

식민행성으로 이주하면 고성능 앤디를 지급받는데 이 앤디들이 간혹 탈출해서 지구로 도주해오고,

지구에서는 이 앤디들을 잡는 현상금 사냥꾼들이 그들을 '퇴역'시키는 임무를 수행한다.

(여기서 '퇴역'이란 완전히 파괴시키는 것으로, 인간으로 치면 '살해'지만 그렇게 부르지 않는다.)

 

주인공 '릭 데카드' 역시 캘리포니아 경찰서에 소속된 현상금 사냥꾼.

 

동물들이 대부분 멸종되거나 극도로 희귀해져서 엄청난 고가를 자랑하는 사회에서

살아있는 동물을 소유하고 기르는 것은 부와 명예를 보여주는 동시에

인간적인 삶의 조건 중 하나로 받아들여지고,

주인공 역시 아파트 옥상에 전기양을 기르지만 늘 '진짜' 동물을 기르고 싶은 욕망을 품고 있다.

 

마침 지구로 도주해온 여섯 대의 앤디들을 사냥하던 선임자가 큰 부상을 입어 병원에 입원하고,

'릭'이 그 대신 현상금을 받을 수 있는 퇴역 임무에 착수한다.

 

그러던 중 어찌어찌하여 다른 현상금 사냥꾼을 만나게 되는데

한 여성형 앤디를 그가 가차없이 퇴역시키는 장면을 본 후 '릭'은 혼란에 빠진다.

그리고 깨닫는다.

자신이 특정 앤디들에게 감정이입을 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바로 이 다른 존재의 고통에 대한 '감정이입'이 인간과 앤디를 구분하는 중요한 테마로 등장하는데,

인간들이 애완동물을 열망하는 것 또한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다른 존재를 보살피고 돌보는 것이야말로 그 존재에게 감정이입이 가능한 '인간'만이 가능하므로.

 

앤디들은 겉으로 보기에는 감정이입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하지 못한다.

생에 대한 강한 의지와 더 나은 삶을 추구하는 욕망은 가지고 있지만,

다른 존재의 고통이나 절망에 전혀 공감하지 못 한다는 점에서 그들은 인간과 구분된다.

 

 

"나는 단지 관찰자일 뿐이고, 굳이 당신을 구하려고 노력하지도 않을 거예요.

로이 바티가 당신을 제거하거나 말거나, 나는 관심 없어요.

내가 관심 있는 것은 내가 제거되느냐 마느냐거든요."   p288

 

 

지능이 딸려서 '특수인'으로 분류되어 식민행성으로의 이주조차 금지된 '이지도어'라는 남자가

도주중인 앤디들을 만나 그들을 돕던 중 우연히 살아있는 거미를 발견해 그들에게 보여준 후,

단지 호기심으로 거미의 다리를 하나씩 자르고 성냥불을 갖다대는 앤디들과 

그걸 말리며 괴로워하는 '이지도어'의 대비는

인간과 앤디의 차이를 분명하게 보여준다.

 

그렇다면 요즘도 종종 보이는 사이코패스들은 과연 인간이라고 할 수 있을까?

실제로 작품 속에는 그런 성향을 보여 '릭'에게 앤디로 의혹을 받는 '인간'이 등장한다.

 

'릭'이 어차피 곧 퇴역당할 앤디가 갖고 싶어하는 것을 사비로 사주는 장면에서,

잡힌 앤디가 놀라워하는 장면도 의미심장하다.

(물론 이것을 함께 의아해하는 '인간'도 등장한다.)

 

 

"인간에게는 매우 이상하면서도 감동적인 뭔가가 있어요.

안드로이드라면 결코 하지 못하는 거죠."   p205-206

 

 

그냥은 도저히 인간과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는 앤디를 구분해내기 위해

이야기 속에서는 '보이트 캠프'라는 식별법을 사용하는데 이것 역시 '감정이입'을 토대로 한다.

만약 이런 세상이 온다면 사이코패스들은 모두 이 검사에서 앤디로 분류될 듯?ㅎㅎ

 

 

 

 

암튼 세세히 파고들어가면 생각해볼 만한 꺼리와 장면들이 더 많지만,

귀차니즘으로 인하여 리뷰는 그냥 이정도로 마무리...^^;;

 

영화와는 분위기나 방향이 조금 다르지만(사실 영화가 잘 기억나지 않아서 분명친 않음.-_-)

충분히 흥미진진하고 철학적인 작품이다.

내친 김에 영화도 찾아서 다시 봐야지~!^^

 

마지막으로, 읽다보면 자연스레 떠오르는 질문 한가지....

 

당신은 다른 존재의 고통과 절망에 충분한 감정이입이 가능합니까?

당신은... 인간이 확실합니까?ㅎ

 

 

"어쩌면 당신이야말로 안드로이드인지 모르겠군요. (......)

누군가가 심어놓은 가짜 기억을 갖고 있는 안드로이드 말이에요.

혹시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있나요?"   p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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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블랑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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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요롱이+ 2013.12.03 09:5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늘도 소설 리뷰 너무 잘 보고 갑니다^^

  2. 꿍알 2013.12.03 10:4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쩐지 섬뜩하네요. 인간과 앤디를 구분하는 방법이...
    정말 사이코패스들은 인간이... 아닐지도...;;;
    재미와 의미를 담은 책이로군요^^

  3. 열매맺는나무 2013.12.03 13:2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드로이드가 그 안드로이드로군요! ㅎㅎ

  4. 만술[ME] 2013.12.04 18:1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래서 여려서 부터 애들에게 스마트폰 쥐어주면 감정이입을 못해 안드로이드가 된다고 OS이름을 "안드로이드"라고 지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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