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보스 문도스>  /  지은이 : 기리노 나쓰오  /  옮긴이 : 김수현  /  황금가지



'기리노 나쓰오'는 블로그에서도 여러 번 말했다시피 갠적으로 아주 좋아하는 작가다.
특히 <아웃>이랑 <그로테스크>의 그 강렬하고 충격적인 스토리를 잊을 수가 없어. >_<
제일 좋았던 작품 두 가지가 모두 분량이 꽤 되는 장편이었기에,
그녀의 단편집인 이 <암보스 문도스>는 어째 영 땡기지가 않았었는데,
이번에 갑자기 충동구매! 음,, 읽어보니 생각보다 갠찮네~~ㅋ

260여페이지의 분량에 총 7편의 단편이 실려있다.
나쓰오 여사 특유의 폭풍같은 이야기들은 단편에서는 좀 밍밍할 거야,라고 생각했었는데,
의외로 짧지만 나름 강렬한 이야기들.^^




식림
아르바이트를 하며 살아가는 20대 프리터 여성인 주인공은 못생긴 외모에 콤플렉스 덩어리.
그녀는 자신의 인생이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늘 생각하며, 행복했던 어린 시절을 그리워한다.
그러던 어느 날, 봉인되었던 유년의 기억과 함께 직면하게 되는 또 다른 끔찍한 진실들...


"알로하 셔츠를 입은 젊은 남자 어깨에
여자가 고개를 기대고 자고 있는 커플이 눈에 들어왔다.
공공장소에서 들러붙지 말라고.
(...중략...)
그런 경험은 해보지도 못하고 나이를 먹어가고 있어. 그 공포를 알아, 당신이?
마키는 여자의 얼굴에도 증오의 염력을 보냈다."  
p18


루비
노숙자 몇몇이 무리를 지어 살고 있는 공원에 어느날 20대 젊은 여성이 들어온다.
공원의 노숙자들은 그녀를 함께 공유하기로 하지만,
주인공은 이를 받아들이지 못 하고 그녀와 둘이 도망칠 계획을 세운다. 그러나...


"어이 너, 그렇게 동정하는 거 이상하다.
잘 봐주면서 네 것으로 삼으려는 건 아니겠지.
모두 같이 공유하기로 정한 지 얼마나 됐다고.
공유물은 말 그대로 물건일 뿐이야. 고양이나 같다고."  
p75


괴물들의 야회
가정이 있는 남자와 9년간의 긴 연애를 해 온 여주인공.
그녀는 남자가 정말 사랑하는 것은 자신 뿐이라 믿어왔지만,
어느 순간부터 혼란스러워지고, 둘 사이는 파국을 향한다.


"사랑하는 남자가 자신을 가장 사랑한다고 말해줬다. 거기까지는 좋다.
그러나 남자는 아내와 살겠단다.
마음만은 사키코의 것. 그렇다면 몸은 어디에 있나. 그런 일이 있을 수 있다니.
사키코는 혼란에 빠져 두 손으로 얼굴을 덮었다."  
p101


사랑의 섬
회사 동료로 함께 여행을 떠나게 된 세 여성의 쇼킹한 성경험 이야기들.
그다지 친밀한 관계라고는 할 수 없던 이들은
태국으로의 여행 속에서 자신들의 비밀을 하나씩 끄집어낸다.


"방은 열 평 정도 크기였고 한가운데에 산부인과 진찰대 같은 게 놓여 있었어. 무서웠지.
거기서 그 남자에게 강간당할 각오는 하고 있었는데 아니었어.
더 지독한 일이 기다리고 있었어.
갑자기 방에 남자들이 열 명 정도 더 들어온 거야."  
p138-139


부도의 숲
가정이 붕괴되는 경험을 맛보며 성장한 여주인공이
자신의 가정을 이룬 후에 회상하는 과거의 이야기.
(왠지 이 이야기는 별로 인상에 안 남아설....^^;;;)


독동
어머니의 재혼으로 불만에 가득 한 하루하루를 이어가는 여주인공.
가족은 절을 운영하며 살아가고 있는데, 어느 날 한 노숙자가 어린 아들과 함께 절로 숨어들어온다.
양아버지가 없어지길 바라는 주인공에게
그 노숙자는 자신의 아들이 울 때 하는 한마디 말로 사람을 죽일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으며,
얼마간의 돈을 주면 아들을 빌려주겠다고 제안한다.
그러나 그 결과는....


암보스 문도스
주인공인 젊은 여교사가 교감과 몰래 해외여행을 간 사이,
그녀가 담당했던 학급의 여자아이 하나가 사고로 죽어 이들의 불륜관계가 세상에 드러난다.
아이들은 산에 놀러갔다가 한 명이 실수로 벼랑에서 추락하게 되고,
나머지 아이들이 밤새 옆에서 노래를 불러주었다고 하여 미담이 되지만,
그 속에는 아이들의 악의로 똘똘 뭉친 추악한 진실이 숨겨져 있다.


"어른에게도 책임이 있겠지만 어른의 책임만 가지고는 막을 수 없는 일도 있잖아요.
아이들의 악랄함을 의외로 다들 모르는 거 아닐까요?"  
p244




알라딘 상세소개를 보니,
'각각의 이야기는 모두 주인공이 현재 시점으로부터 과거를 회상하는 방식으로 구성된다.
이를 통해 작가는 현실과 과거를 분명히 대비시키며,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내면의 섬뜩한 뒤틀림을 서서히 뚜렷하게 드러낸다.'
라고 되어 있다.
오,, 그러고 보니 정말 거의 회상이 주가 되는 이야기들이구만~~~!!! +_+ㅋ

암튼 짧지만 그런대로 '기리노 나쓰오' 특유의 강렬함을 느낄 수 있는 단편들이다.
머, 그래도 역시 그녀는 장편에 강한 작가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지만...^^;;;
그녀의 작품 중에서 특별히 추천할 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나쁘지 않다.
나처럼 그녀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장편과는 또 다른 맛을 느껴보는 재미도 있을 거고~^^

하지만 이런 색다른 재미는 요거 한 권이면 충분하니,
나쓰오 여사님, 앞으로는 장편만 부탁해요~!!!ㅋㅋ >_<


"행복의 절정에서 본 경치가 멋지고 아름다웠던 것은
그 그림자가 시꺼멓게 짙었기 때문이리라."
   p83


참,,, 제목의 '암보스 문도스'는 쿠바에 실존하는 호텔로,
'새로운 것과 낡은 것, 두 개의 세계'를 뜻한다고~^^



* '기리노 나쓰오' 책 모음!!




Posted by 블랑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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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두지 2010.06.15 09: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기리노나쓰오 책을 좋아해서 저기있는 책들은 다 찾아 읽었어요
    여자심리에 강한작가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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