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욘더>  /  지은이 : 김장환  /  김영사



1억원 고료 대한민국 뉴웨이브 문학상 수상작이라는 타이틀에도 관심이 갔지만,
미래를 배경으로 기억과 망각에 관해 이야기한다는 점에 흥미가 일어 구입했던 책이다.

일단 읽은 소감을 한 마디로 말하자면, 재밌다!

미래를 배경으로 해서 그런지, 국내작가의 작품같지 않고 굉장히 이국적인 느낌이라,
중간중간 지극히 한국적인 이름이나 낯익은 한국의 지명이 나올 때마다 움찔,움찔.ㅋ

사랑과 불멸과 기억에 관한 슬프고 쓸쓸한 이야기.


"삶은 죽음을 잊고 있는 동안에 있어요."   p157




30년 후의 근미래, 뉴서울에 사는 주인공은 사랑하는 아내를 암으로 떠나보낸다.
그 후로 오랫동안 아내를 잊지 못 해 괴로워하던 그에게 어느날 아내로부터의 메일이 도착하고,
아내가 죽기 직전에 '바이앤바이'라는 회사에 가입해
자신의 모든 기억을 사이버공간에 저장해 놓았다는 사실을 기억해낸다.

'바이앤바이'의 가상공간에 들어간 주인공은 둘의 기억을 간직한 아내의 아바타를 만나게 되고,
그곳에서 아버지의 아바타를 만나러 들어오는 한 소녀를 알게 되어 놀라운 이야기를 듣는다.
아바타가 점점 진화하며, 자신이 저장하지 않은 것까지 기억해내고 있다는 것.


"거기 있는 아버진 알고 있었어요."

"뭘?"

"내가 자기를 죽인 걸."  
p126


그리고 그즈음 증가하고 있는 자살자들이 '바이앤바이'의 고객들로,
모두 자살 당시, 컴퓨터에 기억을 다운로드할 수 있는 브로핀 헬멧을 쓰고 있었으며,
자살 직전, 아바타로부터 함께 살자는 초정을 받았음을 알게 된다.

'바이앤바이'에는 사람들의 기억을 저장해놓은 불멸의 공간, '욘더'가 있으며,
자신의 아내도 그곳에 있다고 믿게 된 주인공은
마침내 아내를 만나기 위해 자신도 남은 생을 버리고 그곳에 들어가기로 결심한다.


"불멸에 대한 욕구는 어디에서 왔을까요?
과감하게 가설을 세워보자면, 나는 그게 다른 사람에 대한 사랑에서 온 것이라 하고 싶어요. (......)

먼 옛날 선조들이 죽음을 나만의 고유한 것이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과의 결별을 의미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던 시점부터 말이죠,
그 사람과 영원히 함께 하고 싶다는 욕망이
우리에게 불멸을 갈망하는 유전자를 만들었을지도 몰라요." 
  p161-162




죽기 전에 모든 기억을 컴퓨터에 저장하여 가상공간에서 영생을 누린다는 기발한 설정을 이용해서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소설이다.
뇌를 완전히 다운로드한다면, 그 저장된 메모리는 과연 나인가, 아닌가. 머, 이런 물음들.
읽는 동안 참 마음과 머리를 어지럽게 하는...^^;;;


"자기가 존재한다고 느끼는 것은 기억 때문이죠.
기억할 수 있는 능력, 기억이 저장되어 있고 그 기억이 자기 스스로를 인지했기 때문입니다."  
p114


기발한 설정 외에도, SF 소설답게 흥미로운 소재들이 많이 등장한다.
신체를 점점 기계로 바꿔가는 사람들이라던지,
병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의 기억을 읽어들여 가장 행복할 만한 가상현실을 제공함으로써
진통제 역할을 해주는 브로핀 헬멧이라던지 하는 것들.


"인생은 때로 무자비하지만 궁극적으로는 무차별하죠."   p155


소설의 결말은 쓸쓸하다.

젊은 아내를 잃은 주인공 외에도,
제대로 사랑받지 못 하고 아빠를 떠나보낸 소녀, 얼마 키워보지도 못 한 어린 딸을 잃은 엄마,
자신의 고집으로 자식과 부인을 죽게 만든 남자 등,
사랑하는 대상을 잃은 상처에서 헤어나오지 못 하는 절박한 사람들이 등장하고,
그들은 어쩌면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할 수 있을지 모른다는 가능성만으로 목숨을 끊는다.

인간과 과학, 죽음과 불멸, 기억과 망각에 관한 이야기인 동시에, 이것은 슬픈 사랑의 이야기.

그들이 찾은 가상공간의 천국이 실재하는 것인지, 그저 기억이 만들어낸 환상에 불과한 것인지,
그리고 그것이 실재든, 환상이든, 또 무슨 의미가 있을 것인지....

인간의 삶과 죽음이라는 게, 참 생각할 수록 서글프지 않은가.


"이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자꾸만 되풀이 되는 기억이 아니라
진짜 망각, 진짜 오블리비온oblivion일지 몰라."  
p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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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블랑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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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글쓴이입니다 2011.03.17 22: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일단 이 책도 구입예정목록에 넣어둬야겠습니다!!ㅎㅎ 흥미가 갑니다.

  2. 강맥주씨 2012.08.09 15:4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뭔가 판타직한 게 재밌어 보이는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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