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상한 해초>  /  지은이 : 박미경  /  상아

 

지금은 아마 절판된 책인 것 같은데 우연한 기회에 읽게 되었다. 

 

쉽게 말하자면 일본 소설에서 많이 볼 수 있는 기괴한 단편 모음집인데,

요즘에는 딱히 쇼킹할 것도 없고 오히려 살짝 식상할 수도 있는 스타일이지만

99년에 출판된 국내작품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호감이 간다.^^


 

 

 

이야기는 액자소설의 형식을 취하고 있다.

어느날 정신과 의사 하나가 자신의 병원 진료실에서

양팔과 양쪽 귀가 잘리고 송곳으로 눈이 짓이겨진 시체로 발견되고,
범인이 쓴 것으로 추정되는 아홉 편의 단편소설 또한 살해현장에서 발견된다.

이 책에 수록된 아홉 편의 단편들이 바로 그것.


메타세쿼이아 나무 아래서
메타세쿼이아 나무를 사랑하게 된 한 여자가
그 나무에 상처를 내는 버릇없는 꼬마에게 분노하여 벌이는 끔찍한 사건.

단두대
단두대에 심취한 박사가 자신이 직접 연구실에 설치한 단두대에 목이 잘려 죽는 사건이 벌어진다.
인간은 목이 잘린 뒤에도 잠깐동안 의식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일까?

악몽
아빠의 잔인한 폭력에 시달리던 엄마가 어느날 사라진다.
아빠는 엄마가 도망간 거라고 하지만

'나'는 아빠가 엄마를 어딘가에 숨겼다고 믿고 집안을 몰래 뒤지는데...

누드 베키아
어린시절 집에 침입해 부모와 여동생을 살해한 강도에게 한눈에 사랑을 느끼게 된 여자의 이야기로,
살짝 '오츠이치'를 떠올리게 하는~^^

장닭
선술집 작부였던 정부가 자살한 뒤 그녀가 애완용으로 키우던 수탉을 가져온 김씨.
어느날 김씨가 그 닭을 잡으려 하지만 놓쳐버리자 집 주위에 온통 덫을 놓고 닭을 기다린다.
밤이 되어 드디어 덫에 무언가가 걸려 김씨는 앞이 보이지 않는 빗속에서 난도질을 하지만
정작 그가 죽인 것은 과연 무엇?

괴상한 해초
인간의 입 속에서 자라는 기괴한 해초 이야기.
중간에 무인도에 떨어진 두 남자가 이 해초를 먹은 뒤의 과정이
그 중 한 명이 쓴 일기 형식으로 들어있는데 이 부분이 특히 재미있었다.

버섯
'동충하초'가 아닌 '동인하초'.
인간의 몸 속에서 자라는 무서운 버섯이 불러온 한 가족의 비극.

스피노자의 상아나무
간암으로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은 남자에게 영생을 주겠다는 기묘한 노인이 나타난다.
인간에게 영생이란 과연 축복일까, 저주일까....

황금 쉬파리
세계적인 해충학 박사의 부인이 어느날 의문의 추락사를 한다.
부인을 너무나 사랑하던 박사는 끔찍한 일을 계획하는데....
마지막 반전이 특히 돋보이는 단편.


아홉 개의 단편이 끝난 후, 소설의 도입부에 나왔던 살인사건의 범인이 밝혀진다.

 

뭐, 더 충격적이고 기괴한 일본 작품들에 익숙해져서인지 아주 인상적이거나 하진 않았는데,

그래도 국내작가라는 점에 살짝 관심이 가서 찾아봤더니 이후로는 출판된 책이 없는 듯하다.

이런 스타일을 계속 발전시키면 꽤 괜찮을 것도 같은데 말이지... 아쉽네~^^;;;

Posted by 블랑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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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유쾌통쾌 2012.06.22 01: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괴상한 이야기들이네요... 이런 내용도 읽기 시작하면 책 놓기 힘들겠는데요

  2. 쥬르날 2012.06.22 03:5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가 보다가 포기한 책이군요.. =_=;;;

  3. 하늘다래 2012.06.22 18:5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단편단편으로 보다보면
    왠지 집중이 안될 것 같은 느낌이^^;

  4. 생기마루 2012.06.25 14:4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런 단편 모음이 더 재밌을 때가 있죠!
    전 예전에 고등학생들이 공모전에서 당선된 걸 모아서 책으로 만든 걸 본 적이 있는데.
    정말 다들 고등학생 답지 않게 글을 잘 써서 놀란 기억이 나네요 ㅎㅎ 괴상한 이야기도 있었고, 뭔가 고등학생 특유의 느낌이 있었거든요. 결론은 전 여전히 단편 소설을 좋아한단 이야기 입니다~ 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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