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파라다이스>  /  지은이 : 강지영  /  씨네북스



국내작가의 장르문학을 많이 읽어보지 못 했는데 이 <굿바이 파라다이스> 읽고 깜짝 놀랐다.
오, 국내에서도 이런 분위기의 단편집이 나오는구나!! (나만 몰랐던 겨?^^;;;)

사실 첫 번째 수록작인 <그녀의 거짓말>이 전에 <한국 추리 스릴러 단편선>에서 읽었던 건데,
그때 그닥 인상적이지 않게 읽었던 단편인 지라 책 잘못 샀군 하며 살짝 낙담했더랬다.
근데 두 번째 이야기는 더 재밌고, 세 번째 이야기부터는 아주 본격적으로 흥미진진!!ㅋ +_+

한마디로, 기괴하고 참혹하고 서글픈 10편의 이야기가 담긴 단편집이다.


"나는 죽은 지 사흘이 되었다."   p32


트렌스젠더, 근친상간, 연쇄살인, SM, 샴쌍둥이, 시체애호증, 토막살인 등
자극적인 소재가 잔뜩 등장해서 읽는 내내 호기심을 자극하고,
반전과 결말들도 참신하고 기발하다.


"나는 무녀리였다. 세쌍둥이 중 가장 성미 급하게 자궁을 뛰쳐나오느라
뒤따르던 두 동생의 목에 탯줄이 감긴 줄도 미처 알지 못했다.
나는 세상의 모든 작고 병약한 것들이 그러하듯 살기 위해 필사적이었다."  
p149




특히 몇 편이 아주 인상적이었는데,

먼저 단편이라기보다는 중편에 가까운 <안녕, 나디아>에는
취업이 안되어 재개발 예정의 텅빈 무궁화빌라를 관리해주며 근근히 생활하는 청년과,
자신만의 '나디아'를 찾아 여성들을 납치해서 감금하고 살해하는 벙어리 남자가 등장한다.
어느날 이 벙어리 남자가 무궁화빌라로 들어오고,
청년을 만나러 오던 그의 선배가 아파트 앞에서 실종되면서 그들의 운명은 얽히기 시작한다.
설정만 보면 좀 흔하게 느껴지긴 하는데,
청년과 벙어리 남자의 시점이 교대로 나오는 서술방식과,
우연이 난무하며 알 수 없는 방향으로 튀어대는 전개 덕에 굉장히 흥미진진하다.
이거 손을 좀 더 봐서 장편으로 만들었어도 괜찮지 않았을까 싶다.

<하나의 심장>은 등을 맞대고 붙은 채로 태어난 샴쌍둥이 형제의 이야기.
심장이 하나 뿐이라 붙은 채로 살 수 밖에 없는 형제지만 둘은 너무나 다르다.
그저 책만 읽는 약하고 보잘 것 없는 '영우'와 강한 신체와 명석한 두뇌를 가지고 있는 '희수'.
그러나 어느날 '희수'가 폭주하며 살인을 저지르고,
그런 '희수'의 등에 붙어있는 힘없는 '영우'는 그를 말릴 수도, 도망칠 수도 없는 상황에 빠진다.
설정 자체가 참 기발한 작품으로, 반전도 꽤 쇼킹.

어느날 죽은 사람들이 부활하여 돌아오지만,
그들이 잇달아 자신의 가족이나 연인을 살해하고 자멸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인
<Happy deathday to you>는 묘하게 서글픈 결말이 인상적이고,

<굿바이 파라다이스>도 결말이 의미심장하다.
 어린 시절부터 고단한 생활을 견뎌야 했던 중년의 남자에게 누군가 다가와
그가 조금 전에 지하철에 뛰어들어 이미 죽었음을 알려주며 시작되는데,
누군가에게는(어쩌면 나에게도) 현실이 바로 지옥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시선>은 서술트릭 작품으로, 결말을 읽고 나서 '잉?'하면서 처음부터 다시 한 번 읽은 단편.ㅎㅎ


"우리 어디든 함께 가자.
거의 다 됐으니 조금만 기다려. 곧 네 차례야.
너도 금방 해치워줄게.
아프지 않아. 정말이야. 약속할게." 
  p194




포크로 눈알을 찍어내고, 순간접착제를 바른 코팅지로 피부를 벗겨 보관하고, 심장을 꺼내고,
외과용 메스로 신체를 스물 여섯 토막으로 해체하는 등,
불쾌한 묘사들이 꽤나 등장하지만, 어딘지 쓸쓸한 분위기가 감돈다.

읽으면서 어쩐지 '오츠이치'의 <ZOO>나
'히라야마 유메아키'의 <유니버설 횡메르카토르 지도의 독백>이 생각나더라구.
얼마전에 읽었던 '야베 타카시'의 <사오리의 집>도 좀 떠오르고.^^

그런 분위기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아주 취향에 딱 맞을 만한 단편집이다.
이런 건 일본 작품에만 있는 줄 알았더니 국내에도 있었구만~
앞으로 국내작가들의 작품에도 더욱 관심 좀 가져야겠어.ㅎ^^;;;


"근데 정말 사람을 죽이면 다시 행복해질 수 있는 걸까?"   p2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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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블랑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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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별이~ 2011.10.05 00:3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책소개 잘보고가요^^
    하루 마무리 잘하시고, 행복한 저녁 되세요^^

  2. 당당한 삶 2011.10.05 09:0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개인적으로 한국소설을 많이 읽지는 않았는데 요것은 다른 느낌이라 하시니 구미가 댕깁니다.
    고새 요것을 읽으시고 리뷰를 적으셨네요.
    잘 읽고 갑니다.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3. 공군 공감 2011.10.05 10:2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어떤 느낌의 소설일지 대충 이미지가 떠오르네요!

  4. 아유위 2012.03.27 09: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침에 꽤나 쌀쌀하더군요.
    일교차가 큰 날씨라고 하니
    옷을 여러겹 겹쳐입으세요~
    좋은날 되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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