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촌 공생원 마나님의 280일>  /  지은이 : 김진규  /  문학동네


일요일에 '밑줄 긋는 여자'랑 함께 읽어치운 책이다.
하루에 리뷰를 두 개 쓰는 건 너무 힘든(ㅋ) 일이라 부득이 이제야 올리는 리뷰~^^ㅋ
사실 내용보다는 '남촌 공생원 마나님의 280일'이라는 독특한 제목과 표지에 끌려 구입한 책이라,
양껏 기대하고 읽은 건 아니었는데, 막상 읽어보니 이거 이거 너무 재미있자낫!! +_+




"송아. 꿈속에서도 불러본 적이 없는 마나님의 이름, 송아.
공생원이 그 이름을 입 안에 숨기는 이유는 단순했다. 웃겼기 때문이었다.
산만한 덩치에 앙증맞은 송아라니. 지나던 개가 뒤집어질 일이었다."  
p153


남촌에 사는 공생원은 자신보다 덩치가 큰 마나님과 함께 살고 있는데
나이 마흔다섯이 되도록 아이가 없다가 뒤늦게 마나님이 임신을 하여 마음이 심란한 중이다.
귀하게 가진 아이이니 기뻐할 만도 하건만 왜 공생원의 마음이 이리도 심란한 것인가?
그것은 바로 예전 고민 끝에 찾아갔던 의원 서지남에게 공생원 자신에게 문제가 있어
아이를 가질 수 없다는 소리를 들었었기 때문이다.
소심한 공생원은 누구에게 말도 못 하고 혼자 끙끙대며 범인 색출에 나선다.
도대체 마나님 뱃속의 아이는 누구의 자식이란 말인가.


"마나님과 모종의 접촉이 있는 사람들 중, 가랑이 사이가 불룩한 종자들은
하나도 빼지 않는다는 원칙을 이미 세운 터였다. 예외란 있을 수 없었다."
   p165


이러한 이유로 공생원이 조사(?)해나가는 마나님 주변의 남자들에 대한 이야기가
차례차례 에피소드 형식으로 나오는데, 또 거기에 줄레줄레 엮여서 수많은 이야기들이 쏟아진다.
마치 할머니가 들려주시는 우습고 구수한 이야기들의 종합선물세트같은 느낌이랄까~ㅋ
이 수많은 사연들과 상황들은 공생원이 의심을 품는 근거가 되기도 하고,
또 때로는 의심을 거두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혼자 머릿속에 고민을 잔뜩 짊어지고 여기저기 탐문수사(?)를 하러 돌아다니는 공생원의 모습과
소심한 그가 차마 내뱉지 못 하고 혼자 궁시렁대는 대사들이 어찌나 귀여운지...ㅋ>_<
욕이라고는 '이 자식, 저 자식'밖에 할 줄 모르고, 곤란한 상황이 되면 그저 혼자 '끄응~!'ㅋ


" "앉아도 되오?"
"서 있어도 되오!"
'이 자식이!'
'저 자식이!'
(......)
"날이 제법 차오."
"늙어서 그런 게오."
"그래 봐야 세 살 차이요."
"그러니 늙었다 하는 거요."
'이 자식이!' "
   p152




현대를 배경으로 하는 이야기가 아니다보니, 처음에는 문장들이 조금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는데,
몇 페이지만 읽으면 금방 익숙해지고, 오히려 맛깔나게 착착 달라붙는다.
묘사 하나하나, 비유 하나하나가 모두 어찌나 톡톡 튀고 재미있는지,
정말이지 읽는 내내 올라간 입꼬리를 내릴 수가 없었다니까~ㅋ


"느물느물하고 유들유들하기가 정수리에 기름종지 엎어놓은 것 같은 인물이었다."   p68


"조금만 더 집중하면 개미가 제 허리 꺾는 소리도 들을 수 있을 정도로 귀가 곤두섰다."   p79


심지어 욕지거리 하나도 그냥 하는 법이 없다.  "간에 옴이 올라 긁지도 못할 할망구." (p45),
"주둥이로 삼킨 밥알을 다리가랑이로 다 뱉는 것들" (p113) 등, 그야말로 기발하고도 구수하다.
게다가 공생원은 자신이 용의선상에 올려놓은 인물들을 이용한 욕을 구사하기도 한다.ㅋ


"이런, 기곤이에다 용갑이를 합쳐놓은 것 같은 자식아!"   p218




이야기가 모두 끝나고 나서 '끝내 몰라도 상관없을 이야기'라는 소제목으로
모든 등장인물들의 사후 이야기를 말끔하게 정리해준 것도 넘 맘에 든다.
킥킥대며 한바탕 재미있게 읽고 나서 아주 마무리까지 개운한 느낌~^^

어쩌다 보니, 요즘 한국 작가분들의 작품을 잘 접하지 못 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잼있고 멋진 작품을 쓰시는 분들이 계시다니 왠지 감동적이다.^^;;;
그야말로 한국의 작가님들 화이팅이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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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블랑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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