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에서 주문한 '눈먼 자들의 도시'랑 '눈뜬 자들의 도시'를 월욜날 받았다.
알라딘에서 무려 30% 할인 중이라 2권 합해서 14,000원 정도로 저렴하게 구입했다~^^
넘넘 읽고 싶었던 책이라 월욜날 받자마자 '눈먼 자들의 도시'부터 후다닥 읽었다.
저녁때 읽기 시작하면서 조금만 읽다가 자야지 했던 것이 중간에 놓을 수가 없어서 새벽까지...^^;;

각권의 표지와 제목의 매치부터가 참 인상적이다.
언뜬 보면 눈이 먼 것과 눈을 뜬 것의 색상이 서로 반대로 되어 있는 듯한...
'눈먼 자들의 도시'에서 실명한 사람들은 그냥 시야를 하얗게 보게 된다.
그리고 '눈뜬 자들의 도시'의 표지가 검은 것은 아마도 눈은 뜨고 있으나
보지 못 한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이겠지~




이야기는 자동차를 몰고 가던 한 남자가 혼잡한 도로에서 돌연 실명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그리고 이 실명은 급속도로 퍼져나가기 시작해서 정부는 일단 눈이 먼 사람들을 강제격리시킨다.
그리고 눈이 보이는 한 여자가 실명한 자신의 남편을 돌보기 위해
자신도 실명한 것처럼 거짓말을 하고 격리 장소로 따라간다.
소설은 이 의사의 아내가 그곳에서 목격하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다.


모두가 보지 못 하는 곳에서는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가.
중요한 것은, 자신이 보지 못 한다는 것보다 아무도 나를 보지 못 한다는 것이다.
인간이 아무에게도 보여지지 않을 때 어떤 행동들을 할 것인지는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 일이다.
곁에만 있어도 전염되는 이 실명의 공포로 인해
정부나 공권력이 전혀 개입해주지 않는 상황에서(오히려 그들이 서로 싸우거나 해서 죽기를 바라는)
볼 수 없고, 동시에 보여질 필요가 없는 사람들은 더럽고, 추하고, 잔인하게 변한다.
그리고 오직 한 사람, 의사의 아내만이 이 모든 것을 본다.
(왜 그녀만이 전염되지 않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가장 두려운 것은
오직 나만이 볼 수 있다는 사실이다."



나중에는 실명이 전 도시로 퍼져 모든 조직이 해체되고, 도시는 배설물과 쓰레기의 구덩이로 변한다.
하지만 그 비극 속에서도 모든 것이 추한 것은 아니다.
그속에서도 서로 공감대를 형성하고 무리를 이루어 서로를 돌봐주는 사람들이 있다.
설정부터가 아주 기발하고 내용 전개도 전혀 지루하지 않아서 정말 흥미있게 읽었다.
밤에 읽어서 그런지 소름끼치고 무서운 느낌도 문득문득 들었다.

작가 '주제 사라마구'의 문체 특징이 오직 쉼표와 마침표만으로 모든 문장을 이룬다는 것인데
이 때문에 소설 내에 따옴표나, 물음표 등이 일체 없어서 아주 독특한 느낌을 준다.
마치 머릿속에 번잡하게 엉켜서 떠오르는 상념들을 다듬지 않고 마구 문장으로 쏟아낸 것 같은 느낌?
암튼 그 자체만으로도 혼란스러운 느낌을 주고,
실제로도 이게 대사인지, 독백인지, 혹은 누가 말하는 것인지 약간 혼란스럽기도 하다.
그리고 또 한가지 특징은 등장인물의 이름이 하나도 나오지 않는다.
그들은 그저 '의사의 아내', '검은 안대의 노인', '색안경을 쓴 여자' 이런 식으로만 등장한다.
심지어 개까지 '눈물을 핥아주는 개'다.ㅎㅎ
보이지 않고, 보여지지 않는 세상이란, 그것만으로도 일종의 익명성을 부여하니까...





"나는 우리가 눈이 멀었다가 다시 보게 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나는 우리가 처음부터 눈이 멀었고, 지금도 눈이 멀었다고 생각해요.
볼 수는 있지만 보지 않는 눈먼 사람들이라는 거죠."


이 소설 결말로부터 4년 후의 이야기라는 '눈뜬 자들의 도시'도 빨리 읽어봐야겠다.
아마도 해체된 모든 조직을 다시 재건하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또 다른 '인간의 본성'을 보여주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 '주제 사라마구'의 책 자세히 보기!





Posted by 블랑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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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푸른하늘 2010.05.03 15:2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최근에 구입하게되었는데 이 핑계 저 핑계대며 아직 반도 안 읽었죠. 전 영화 리뷰를 먼저 보고 꽤 인상에 남았는데 그게 우연히 서점에서 책이 먼저라는 걸 알고 나중에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대화체가 없는 독특한 문체라서 참신하다고 생각했어요. 글의 분위기를 잘 살려주는 역할을 하는 것 같고요. 저도 어서 읽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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