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착의 사각>  /  지은이 : 오리하라 이치  /  옮긴이 : 권일영  /  한스미디어



개인적으로 '서술트릭' 작품들을 좋아하기도 하고,
또 일전에 '오리하라 이치'의 <도착의 론도>를 꽤나 흥미진진하게 읽었던 터라,
그의 '도착 삼부작'을 모두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해서 사두었던 <도착의 사각>.

사두기만 하고 손도 못 댄 책들이 책꽂이 하나 가득이라 이걸 또 언제 읽을까 싶었는데,
문득 뭔가 빠른 전개에 정신없이 후루룩 읽을만한 책이 읽고 싶어져서 골라 들게 되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전작과 마찬가지로 빠르고 흥미진진한 전개의 술술 읽히는 책은 맞다.^^




앞집의 독신여성을 쌍안경으로 몰래 엿보는 '요시오'
그 시선을 어렴풋하게 느끼는 '마유미',
우연히 그녀의 집에 들어갔다가 그 후로도 수시로 몰래 들락거리며
그녀의 일기를 훔쳐읽는 빈집털이범 '소네'의 이야기가 교대로 진행되어 그야말로 흥미진진.

'요시오'와 '소네'는 각각 쌍안경과 일기장으로 '마유미'의 일상을 엿보고,
유부남인 회사 간부와 불륜에 빠진 순진한 사회초년생 '마유미'에게
'소네'는 안타까움을, '요시오'는 분노와 불쾌감을 느낀다.


"엿보고 싶은 욕구가 강박관념처럼 다시금 몸 속 깊은 곳에서 솟아올라,
그는 그 방 안을 보고 싶어졌다.
도저히 견딜 수 없는 욕구였다." 
p11


원래 관음증이란 소재 자체가 흥미로운 것이기도 하거니와,
여자들을 납치해 마당에 묻는 요시오와 그를 훔쳐보는 소네,
근방에서 연속적으로 벌어지는 '묻지마 범죄' 등,
여러 사건들이 빠르게 진행되어 이야기는 지루할 틈이 없다.

머, 끊임없이 남 탓만 해대는 찌질한 '요시오'의 모습은 다소 짜증을 유발하긴 하지만서도...^^;;;
(자신의 성격이 소심하고 예민한 것은 큰어머니 때문이고,
남의 집을 엿보는 것은 그 집의 여자가 자신을 도발하기 때문이고,
여성을 상대로 하는 범죄는 그 여자가 부주의했기 때문이고 기타등등....)


"밤이면 인적이 끊어지기 때문에 범죄가 일어나기 쉬운 곳이다.
늦은 시간에 그런 곳을 젊은 여자 혼자 지나간다는 것 자체가 믿을 수 없는 일이었다.
마치 내게 범죄를 저질러 달라고 부탁하는 꼴이 아닌가.
오히려 잘못은 범인보다 피해자인 여성에게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자는 다들 음란해서 남자를 유혹한다."
   p311




서술트릭 소설이니만큼 반전이 있긴 한데,
전작인 <도착의 론도>와 비슷한 패턴이라 읽으면서 살짝 감이 잡힌다.
책의 마지막 결말 부분이 봉인되어 있는데,
정확히 페이지까지 짚어가며 해설해주던 전작과는 달리 이 작품의 결말은 조금 시시하기도 해서
솔직히 봉인까지 할 필요가 있었나 하는 생각. 낚인 건가.ㅋ

암튼 흥미로운 소재와 빠른 전개로 전개과정 자체가 재미있어서
한 자리에서 뚝딱 읽을 수 있는 소설이다.
조금 허술해 보이는 부분들이 느껴지기도 하지만,
아무 생각없이 재밌게 읽을 미스터리물을 찾는다면 딱이다.
정신이상자의 심리를 따라가며 몰입하다 보면 어쩐지 으스스해지기도....^^


"여자의 목에 살색 팬티스타킹이 감겨 있었다.
여자는 살짝 입을 벌린 채 분홍색 혀를 드러내고 있었다.
흰자위가 드러난 눈이 쌍안경 속에서 그를 바라보았다."  
p12



* 쇼킹한 반전의 '서술트릭' 소설들 모음 클릭!!



(* 혹시 포스팅이 도움이 되셨다면 아래 책 이미지 중 하나를 살포시 눌러주시면 감솨~^^*)



Posted by 블랑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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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신참자 2010.11.23 08: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리뷰 잘 읽었어요 ^^ 지난주에 도망자(**자 시리즈 최신작)를 읽었는데 막판 반전은 정말 예측불허더라구요. ^^ 비현실적인 캐릭터설정땜에 추천작은 아니지만 재미있게 술술 읽을 수 있었네요 ㅎㅎ 도착의 귀결이 머지않아 발간될 것 같은데 기대되네요.

    • 블랑블랑 2010.11.23 11:0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오,,, 도망자 읽으셨군요!
      OO자 시리즈는 어떤건 디게 별로고 어떤 건 갠찮다고 하고 글던데 도망자 잼있나봐요~
      언제 기회되면 이 시리즈도 함 읽어보고 싶은데 맘처럼 잘 안되네요...ㅜㅜ
      혹시 읽게 되면 도망자 먼저 읽어봐야겠어요~
      도착의 귀결은 나오는대로 꼭 읽어볼 생각이에요~^^*

  2. 가리 2010.11.23 13:3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도착의 사각 잼있을까요?
    전작이 저에겐 워낙 임팩트가 있어서...
    막상 사보고 실망할까봐 엄두를 못내겠더라구요~
    그나저나 이와손톱이란 작품에서 처음으로 결말 봉인 스타일을 접했는데,,
    봉인을 뜯지 않고 책을 가져오면 책 값을 돌려준다는 이벤트를 할 정도로
    결말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이었다는데,,,,
    요즘엔 갈수록 봉인해버리는 출판사가 많아 지는군요
    자신감인지...남발인지... ^^;
    도착의 사각,,관음증에 관한 소재면 재미는 있을거 같군요 ^^

    • 블랑블랑 2010.11.23 14:4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네. 관음증 자체가 사람 흥미를 유발하는 소재다 보니, 과정은 전작 못지 않게 잼있어요~
      근데 <도착의 론도> 읽으신 분들은 결말이 좀 시시하게 느껴질 듯요...
      굳이 봉인까지 할 필요 없어 보이던데 말이죠..^^;;;
      <이와 손톱> 봉인 이벤트는 그때 저도 얘기 듣고 관심 가졌었는데 누가 별로라 그래서 맘을 접었더랬어요.
      일단 봉인을 하면 왠지 더 대단한 반전이 있을 것처럼 느껴지니 아마도 마케팅의 일환이겠지요.^^

  3. 가리 2010.11.23 16:0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봉인 부분 깔끔하게 절개하는 방법이라고 어느 블로그에서 본 기억이..ㅋㅋ

  4. 깊은 하늘 2010.11.24 12:4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형적인 사이코패스의 생각이군요.
    어두운 거리를 다니는 여자들이 잘못된 거다...흐흐
    일본하면 생각나는 게 관음이죠. 너무 소통없이 살아서 그런 사람들이 많이 생겨나나봐요...

  5. 신문깔아라 2010.11.27 16: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처음에 12p 묘사 보고 읽기로 결정 했었죠ㅋㅋ 저도 결말이 좀 시시 하다고 생각 했어요ㅋ 봉인 할 것까진 없는데..;;

  6. River 2010.11.30 12: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지난 번에 이 책을 주문했다고 했었잖아요. 방금 전에 도착했습니다. 즐거운 독서할 게요. 블랑블랑님도 즐거운 독서하십시요. ㅎㅎ

  7. River 2010.12.04 22:1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방금 다 읽었습니다. ^^ 저도 동감입니다. 마지막 부분을 봉인까지 한 것은 조금 난감했어요. 앞으로도 즐거운 독서하세요~ ^^

  8. River 2010.12.05 22:1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읽고 나서 바로 리뷰까지 썼습니다. <도착의 론도>도 조만간 읽을 예정이에요. ^^

    앞으로도 좋은 책 추천해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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