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센트>  /  지은이 : 제프 롱  /  옮긴이 : 최필원  /  시작



초반부의 충격적인 장면들로 흥미를 잡아끄는 <디센트>
땅 속 깊은 곳에 존재하는 지옥과 그 곳의 괴생명체들에 관한 호러 소설로,
초반부는 그 생명체들과 맞닥뜨리는 등장인물들의 각각의 상황을 보여주는 걸로 시작한다.

여행객들을 이끌고 히말라야 산맥을 트래킹하던 '아이크'와,
칼라하리 사막에 파견되어 있던 수녀이자 언어학자인 '앨리',
군사임무를 띠고 위험지역을 탐사하러 나간 부대의 '브랜치' 소령 등이 그들.
(요 장면들에 관한 포스팅은 요기 클릭!)

그리고 새로운 세계를 알게 된 인류는 그 곳의 생명체들을 '헤이들'이라 명명하고,
그 지옥마저도 정복하여 식민지화하려는 위험한 야심을 실행에 옮긴다.


"문명은 원래 그렇게 자만에 차 있고 한심한 것입니다."  1권 p351


대기업이 지옥의 식민지화 작업에 착수하고, 과학자와 군인들로 이루어진 대규모 탐사단이 조직되는데
초반부에 등장했던 '아이크'와 '앨리'도 이 탐사단의 일원.
이들은 1년여에 걸친 장시간의 탐사를 시작하고,
이 소설은 이들의 길고도 무시무시한 여정이 중심이 된다.


"그들이 우릴 침략한다고요? 말도 안 됩니다. 누가 누굴 침략한다는 거죠?
터널을 뚫고, 동굴들을 식민지로 개척하는 우리가 오히려 그들을 침략하는 게 아닌가요?"
   1권 p346




소설의 가장 앞부분에 등장했던 '아이크'는 처음의 그 사건으로
땅 속에서 '헤이들'의 포로로 11년을 보낸 뒤 극적으로 구출되어 탐사단에 참가하게 된,
이 소설의 가장 매력적인 캐릭터.
공포와 고통의 극한을 경험하고 나온 그는 그만큼 강한 신체와 정신을 가지게 되었지만
결국 지상에서도, 지하에서도 버림받는 가련한 신세가 된다.
그러나 그는 오랜 땅 속 생활로 인한 기형과 흉터로 뒤덮인 무시무시한 외모에도 불구하고
탐사과정 중 누구보다도 숭고한 모습을 보여준다.


"그제야 앨리는 소시지 같은 아이크의 피부와 무시무시한 문신 속에 숨은 대천사를 들여다볼 수 있었다.
그를 믿을수록 점점 더 믿기가 힘들어졌다.
그에게선 기지가 넘쳐났고, 살짝 불멸성까지도 느껴졌다.
그는 위험을 무릅쓸수록 점점 더 불멸의 존재가 되어가는 듯했다.
언젠가는 그녀와의 키스가 그를 몰락시킬지도 몰랐다."  
2권 p48


문명과 떨어져 있는 시간이 길어질 수록 탐사단은 점차 망가지기 시작하고,
'헤이들'과의 부딪힘과, 그들 사이의 이해문제로 인해 그 수도 줄어간다.

조마조마한 탐사과정 자체도 무척 흥미진진하지만,
이 소설의 또 다른 매력은 바로 '아이크'와 '앨리'의 러브스토리.
가장 거친 남자와, 수녀라는 가장 숭고한 여자의 묘한 조합이지만
소설 전반에 걸쳐 은근히 묘사되는 이 둘의 끌림과 떨림은 무시무시한 여정 중에 더욱 빛난다.


"10년쯤 후에 지상에서 내려온 사람들이 우릴 발견하고 어떤 반응을 보일지도 상상해봤습니다.
당신이 있을 거고, 내가 있겠죠. (......)

그들은 당신을 끌어안고 있는 날 발견할 겁니다.
왜냐하면 난 숨을 거둔 당신을 꼭 끌어안고 있을 거니까요, 앨리.
난 당신을 영원히 내 품에 안고 있을 겁니다. (......)

법적으로도 아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죽고 나서 그리스도의 신부가 될 건 아니죠?
그는 당신의 영혼을 챙겨갈 겁니다. 난 당신의 나머지를 가질 거고요."  
2권 p271




지옥과 사탄을 소재로 하는 이야기의 특성상 잔인한 묘사도 상당히 많다.


"두 용병은 부러진 기둥에 묶여 있었다. 로프가 아닌, 자신들의 창자로. (......)
소음에 놀란 용병이 눈꺼풀을 열었다. 그의 눈은 이미 뽑힌 상태였다.
그들은 그의 아래턱을 뜯어놓았다. 혀가 인후에서 경련을 일으키고 있었다."
   2권 p390


'헤이들'은 분명 잔혹한 존재이고, 소설 속 많은 인물들이 그들에게 참혹한 죽음을 당한다.
하지만 소설을 읽어나가다 보면, 과연 누가 선이고 누가 악인지 모호해지며,
지옥까지도 정복해서 먹어치우려는 인간의 욕심이 정말 지긋지긋하게 다가온다.
'헤이들' 무리는 인간을 피해 끝없이 밑으로, 밑으로 피난을 가고,
탐사단은 그들을 끈질기게 뒤쫓는다.
인류의 수많은 정복과 식민지의 역사를 저절로 떠올리게 하는 독특한 호러 소설.


"우리 중 하나가 사탄이라고요?
우린 검은 물속을 너무 오래 들여다보고 있었습니다.
언제부터인가는 그게 거울이 되어버렸고 말입니다." 
  2권 p241


검은 물속의 괴물을 찾아내려다가 문득 거기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마주하게 되는 섬뜩한 상상.
괴물은 과연 그들인가, 우리인가.

 

 

덧. 기억에 남는 몇 구절 더~^^


"센드웰이 틀렸다. 아이크의 대답은 전혀 중요하지 않았다.
사람들은 진실을 외면한 채 자신이 원하는 대로 판단하길 좋아하니까.
아무리 명백한 진실이 코앞에 있어도."  
1권 p233


"바로 그게 딜레마입니다.
의심을 품기엔 인생이 너무 짧습니다. 믿음을 가지기엔 너무 길고요."  
1권 p257


"사랑은 의무이다."   2권 p199


"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심연은 발밑에 있지 않습니다. 바로 여기 들어 있죠."
베라가 심장 부분을 손으로 짚었다."  
2권 p184-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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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블랑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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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조문기 2011.02.03 00:0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영화디센트도 이거랑 줄거리 같은건가요?
    아 결말 본것같은데

  2. River 2011.02.11 09:0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취향에 맞을 것 같아요. ^^
    공감이 잘되는 현실적인 소설을 좋아하는 편이지만,
    가끔은 비현실적인 이야기가 매우 구미가 당기기도 합니다.
    즐거운 독서하시고, 좋은 하루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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