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피트>  /  지은이 : 이누이 구루미  /  옮긴이 : 서수지  /  북스피어




이 '리피트'는 일전에 구입한 다섯 권의 책 중에 제일 설레며 읽기 시작한 책이다.
SF와 미스터리를 혼합한 설정 자체도 흥미로운 데다가, 책도 넘 예뻤기 때문~ㅋ
500페이지가 훌쩍 넘는 분량이라 좀 부담이 될 수도 있겠지만
글자가 빡빡하지도 않고 이야기도 흥미진진해서 아주 그냥 술술 읽힌다.^^




평범한 대학 졸업반이던 주인공 '모리'는 어느날 의문의 남자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게 된다.
'가자마'라는 이 남자는 다음날 일어날 지진을 정확하게 예언하고,
이 전화를 계기로 모리가 나간 자리에는 자신과 가자마를 포함한 총 10명의 사람들이 모인다.
가자마는 시간을 다시 거슬러 돌아갈 수 있는 리피터로써, 이제껏 10번의 리피트를 반복했으며,
무작위로 고른 이 9명을 다음 리피트에 데리고 가겠다고 한다.
단, 이 리피트의 특징은
반드시 일정한 시각에 일정한 장소를 통해서만 갈 수 있으며,
오직 10개월 전으로 돌아가는 것만 가능하다.
그러나 현재의 기억을 고스란히 가지고 돌아가는 리피터의 장점을 잘만 이용하면
경마나 주식을 이용해 큰 돈을 벌 수도 있고, 실수 등을 바로잡아 훨씬 나은 삶을 만들 수 있다.
물론, 계속 반복하며 영원한 삶을 사는 것도 가능하다.


"그것은 불로불사의 체험이다.
올해를 되풀이하는 한 육체는 늙지 않고 사고라도 만나지 않는 이상 죽을 일도 없다.
계속 삶을 이어간다. 고래부터 허다한 권력자들이 추구해 왔던 꿈 -
불로불사가 리피트를 되풀이함으로써 실현 가능한 것이었다."  
p196


각자 부푼 가슴을 안고 10개월전으로 돌아간 리피터들은,
그러나 동료들이 한 명씩 의문의 죽음을 당하면서 불안과 공포에 휩싸이기 시작한다.
설상가상으로 주인공 모리는 리피터의 비밀이 새어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살인까지 저지른다.
이들의 삶은 점점 엉망으로 꼬이기 시작하고
어느덧 이들의 목표는
'더 나은 삶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다음 리피트 시간까지 무사히 버텨내는 것'이 되어버린다.
그 전에 죽어서도 안 되며, 어딘가에 갇혀 해당 시각에 해당 장소로 갈 수 없게 되어서도 안 되는 것이다.


"황당한 딜레마였다.
그러나 그것이 평생 계속되지는 않는다. 우리에게는 결승점이 있다.
앞으로 반년 - 시월까지 이대로 도망친다면."  
p410




시간을 다시 되돌린다는, 흥미롭지만 다소 흔한 소재를 신선한 발상으로 엮어낸 작품으로,
반전과 결말도 아주 맘에 든다. 결말까지 다 읽고 나니 왠지 섬뜩한 기분도....
서두부분이 약간 길지만, 그 나름대로 소소한 사건들이 있어 지루하지 않고,
특히 본격적으로 사건이 터지기 시작하는 중반 이후로는 책장이 그냥 휙휙 넘어간다.ㅋ
암튼 다 읽고 나니, 이런저런 어지러운 생각들이 머릿속에 맴돌아 하고 싶은 말이 많은데,
혹시라도 스포일러가 될까 봐 꾹 참는 중이다. (입이 근질근질...ㅋ;;;)
암튼 굉장히 재미있는 작품이다. >_<


"어찌 되었든 이번 인생에서 내가 십일월 이후를 맞을 일은 없다.
본방이 돌연 리허설로 격하된 느낌이다.
그러나 나는 거기서 긴장을 늦추지 않도록 애썼다.
언제 무슨 일이 생겨 이 세계에 버림받을지 알 수 없다 -
이 세계가 본방이 될지 모른다는 불안은 항상 내 마음에 있었다."
   p332





사람들은 언제나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하는 꿈을 꾼다.
돌아가기만 하면, 내가 저질렀던 실수들을 만회하고, 곤란했던 상황들을 피하며
보다 나은 인생을 만들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 속에서 새로운 위험에 직면할 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마치 중요한 자리에 내놓을 요리를 만들었는데, 완성된 그 요리의 맛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모두 개수대에 흘려버리고 처음부터 다시 만드는 것과도 같다.
두 번째 만드는 것이니 아까보다 더 잘 만들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지만,
중간에 양념통이 손에서 미끄러져 음식 안에 몽땅 쏟아지는 바람에,
정해진 시각에 요리를 내놓는 것 자체가 불가능이 되어 버릴 수도 있음은 감안하지 않는다.


어쩌면 우리는 흘러간 시간들을 안타까워할 것이 아니라,
그 시간만큼을 무사히 보내왔다는 사실에 더 깊이 안도해야 할 지도 모르겠다.


"나한테는 진짜 저주처럼 느껴져.
저주라고 해야 할지 - 역사는 바뀌고 싶어 하지 않는지도 몰라."  
p412



* 책 자세히 보기는 아래 해당 이미지 클릭!!





Posted by 블랑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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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긔엽긔 2010.05.04 10:3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뭐랄까... 블랑블랑님은 딴사람에게 책을사게하는 주문을 거는것 같에요 ㅎㄷㄷ
    별로 대단하지 않아보여도 리뷰만보면 사고싶어진다능...

    • 블랑블랑 2010.05.04 10:5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앗,, 허접한 리뷰인데 글케 말씀해주시니 이런 감솨할 때가...^^;;;
      근데 이거 진짜 잼있어요~
      책도 이뿌게 잘 나왔구...
      꼭 함 읽어보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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