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량의 상자>  /  지은이 : 교고쿠 나쓰히코  /  옮긴이 : 김소연  /  손안의책

 

 

 

이거 몇 년 전에 애니메이션으로 먼저 접했던 작품으로,

그때 참 재밌게 봤기도 했고 또 '교고쿠 나쓰히코'를 워낙 좋아해서 원작도 사뒀었는데,

아무래도 줄거리를 알아서인지 여태 손이 안 갔더랬지.ㅎ

뭐, 분량이 많아서 선뜻 펼쳐들기가 좀 부담스럽기도 했겠고.....

 

암튼 '교고쿠도 시리즈'의 1편인 <우부메의 여름>을 읽은 지도 오래 되고,

애니를 본 기억도 가물가물해져서 새로운 마음으로 펼쳐들었는데 역시 읽으니까 새록새록~

 

음,,, 근데 이게 이렇게 황당무계한 이야기였던가!ㅋㅋㅋ

애니메이션으로 볼 때는 매체의 특성상 황당함이 다소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졌던가 본데,

책으로 읽으니까 그 황당함이 더 두드러지게 느껴지더라고.ㅎ

암튼 그래도 역시 재미는 있었음!^^

 

 

"산다는 건 시들어 간다는 거잖아.

다시 말하자면 시체에 가까워져 간다는 거야.

그러니까 햇빛을 받은 동물은 한껏 행복한 얼굴을 하고,

있는 힘을 다해 죽어가는 속도를 높이고 있는 거지."   上권, p16

 

 

신체절단과 불사에 관한 이야기,

인간에게 육체란 꼭 필요한 것인가. 라는 맥락에서도 볼 수 있겠다.

황당하긴 해도 굉장히 흥미로운 주제와 엽기적인 소재의 만남.^^

 

 

 

 

"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아 주십시오."

남자는 그렇게 말하더니 상자 뚜껑을 들어올리고 이쪽으로 기울여 안을 보여주었다.

상자 안에는 예쁜 소녀가 들어 있었다.

일본인형 같은 얼굴이다. 물론 잘 만든 인형임이 틀림없다.

인형은 가슴 윗부분만이 들어 있는 것 같았다.

몹시 순진한 얼굴이라, 자기도 모르게 미소짓고 말았다.

 

그것을 보자 상자 속의 소녀도

생긋 웃으며,

"호오."

하고 말했다.

아아, 살아 있다.

 

왠지 남자가 몹시 부러워졌다."   上권, p10-11

 

 

기차 안에서 앞에 앉은 남자가 안고 있는 상자 속에 들어있는 살아있는 소녀의 머리를 보고

그것이 몹시 갖고 싶어진 한 남자의 장면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이것은 작품 속 등장인물인 환상소설가 '구보 슌코'의 단편소설 속 한 장면.

 

한편, 학교에서 살짝 겉돌며 서로에게만 집착하는 '가나코'와 '요리코' 두 명의 단짝 소녀가

한밤중에 전철역에 서있다가 그 중 '가나코'가 들어오는 전철 앞으로 떨어져 중태에 빠진다.

'가나코'는 즉시 상자처럼 생긴 수상한 병원으로 옮겨지고,

그곳에 모인 소녀의 보호자들은 무슨 숨겨진 사연을 가지고 있는 듯한 묘한 분위기를 풍긴다.

 

그리고 그즈음 벌어지는 연쇄토막살인사건.

소녀의 팔과 다리 등이 상자에 담긴 채 이곳저곳에서 발견되기 시작한다.

 

그와중에 '가나코'를 유괴하겠다는 예고장이 날아들고 병원에는 수십명의 경찰들이 경비를 서지만,

모두가 모여있다가 잠깐 눈을 돌린 찰나의 순간에 '가나코'는 병원 침대에서 사라진다.

온몸에 기브스를 하고 생명을 지탱해주는 각종 관과 호스를 잔뜩 꽂고 있는 그녀를,

범인은 어떻게 그 짧은 시간에 아무의 눈에도 띄지 않고 데리고 나간 것일까...

 

수수께끼 투성이의 사건들 속에서

사람들에게 불행을 안기는 망량을 특별한 상자 속에 넣어 봉해준다는 '온바코'님이 등장하고,

토막살인사건의 피해자 소녀들이 그의 신자들의 딸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는데...

 

'가나코'의 사고와 유괴, 연쇄토막살인사건, '온바코'님, 기괴하고 의미심장한 단편을 쓰는 '구보 슌코'.

이 서로 상관없어보이는 것들이 절묘하게 얽혀들며 충격적인 진실이 하나씩 벗겨지기 시작한다.

 

 

 

 

복잡하게 얽힌 이야기라 줄거리를 말하기가 쉽지 않은데,

진짜 이게 도대체 뭔가 싶게 사건이 마구 꼬이고 부풀다가 결말에서 한 번에 빠바방 하고 풀린다.ㅎ

중심을 이루는 진실 자체도 너무나 쇼킹하고 엽기적이지만,

그외에도 충격적인 진실이 끝도 없이 연이어 밝혀지는 식이라 진짜 흥미진진하다.

생각해보면 진짜 황당한 얘기라고 할 수 있지만 암튼 풀릴 때는 묘한 카타르시스~ㅋ

 

 

"이 세상에는 이상한 일이라고는 무엇 하나 없다네, 세키구치 군."   上권, p263

 

 

"터무니없는 결말 따윈 없다네.

이 세상에는 있어야 할 것만 있고, 일어날 수 있는 일만 일어나는 거야."   下권, p173

 

 

그리고 '교고쿠 나츠히코'의 작품에서는 꼭 빠지지 않는 이 말들 때문에

왠지 황당무계한 이야기도 읽을 때는 그럴 법하게 느껴진다니까...ㅎㅎㅎ

 

암튼 뭣보다 맘에 드는 캐릭터들이 잔뜩 나와서 난 이 '교고쿠도' 시리즈가 정말 좋단 말이지. >_<

 

자신의 고서점에 딱 들어앉아서 장광설을 늘어놓으며 사람들을 시켜먹는 '교고쿠도'나,

예민한 신경으로 울증까지 앓았던 주제에 어리버리한 '세키구치',

빼어난 외모에 좋은 배경을 가졌지만 엉뚱하고 제멋대로인 미청년 탐정 '에노키즈',

거칠고 무대포지만 나름 순정을 간직한 형사 '기바' 등등... 꺄아~~!!ㅎ

 

 

"범죄자와 일반인을 가르는 것은

그것이 가능한 상황이나 환경이 찾아오느냐 찾아오지 않느냐 하는 한 가지에 달려 있다."   上권, p133-134

 

 

상자가 참 많이도 나온다.

토막난 팔 다리가 들어있던 상자, 망량을 넣어 봉하는 '온바코'의 상자,

살아있는 소녀의 머리가 들어있던 상자, 상자 만들기에 빠진 남자,

상자처럼 생긴 병원, 상자처럼 생긴 방 등등...

다 읽고 났더니 상자라면 이제 지긋지긋...ㅋ

 

 

 "자네는 꿈과 현실이 구분되나?

평생 계속 꿈을 꾸고 있었다면, 자네는 그것이 꿈이라는 걸 알 수 있겠나?"   下권, p4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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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블랑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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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퐁고 2012.08.21 21: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망량의 상자... 참 여러 가지로 많은 영향을 준 소설이네요. 혹자는 근래 라이트노블들에 영향을 끼쳤다고도 하고 미스터리 계통에 개성있는 캐릭터를 본격적으로 구축하기 시작한 것도 교고쿠도 시리즈부터라고 하고... 어쨌든 참 괴물 같은 작가인 것 같습니다. 서로 흩어진 조각들을 한데 모아서 맞추는 능력이라니... 그런데 이상하게 우부메와 망량 이후의 교고쿠도 시리즈는 잘 안 잡히더라고요. 광골의 꿈 읽어보려고 했는데 조금 읽히다 말더라는...

    • 블랑블랑 2012.08.23 19:3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맞아요! 흩어진 조각을 한데 맞추는 능력!!ㅎ
      교고쿠 나쓰히코 너무 좋아용~~
      전 개인적으로 <항설백물어> 넘 재밌게 읽었구요,
      교고쿠도 시리즈는 <우부메의 여름>이 요것보다 더 좋았어요.
      아직 <광골의 꿈>은 안 읽어봐서 모르겠네요.
      그것도 오래전에 사뒀는데 얼른 읽어봐야겠어요~^^

  2. 유쾌통쾌 2012.08.22 00:3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흠.. 무서운건 시러라 해서..
    책표지부터 무섭네요...

  3. coolpoem 2012.08.22 15:2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흠...전 무조건 예쁜 책표지가 좋아요. 그리고 무서운 건 사절...

  4. +요롱이+ 2012.08.22 16:4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호.. 왠지 흥미가 가네요..!!
    잘 보구 갑니다..^^

  5. 슬림헬스 2012.08.24 20:3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WOW
    표지부터가 그로테스크한게 소름이 돋네요 ㅋㅋㅋㅋ

  6. 생기마루 2012.09.03 10: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맞아요. 저도 갠적으로 우부메의 여름이 더 좋았어요!
    망량의 상자는 애니도 있던데 ㅎㅎ
    암튼 교고쿠 나츠히코 글은 뭔가 특유의 서늘~한 느낌이 있죠 문체에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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