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볼라>  /  지은이 : 기리노 나쓰오  /  옮긴이 : 김수현  /  황금가지

 

 

 

'기리노 나쓰오'는 내가 개인적으로 상당히 편애하는 작가 중 한 명.

이번에 읽은 <메타볼라>는 미스터리는 아니지만,

역시나 그녀의 작품 답게 비정하고 싸늘한 이야기다.

좋은 일 다음에는 나쁜 일이 오기 마련이고,

나쁜 일 다음에는 더 나쁜 일이 오는 그런 이야기...^^;;;

뭐, 바로 그점이 그녀의 매력이지만...ㅎ

 

다만 그동안 읽은 그녀의 작품들이 전부 여성을 주인공으로 하고 있었는데

이 작품에서는 두 명의 청년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프리터, 워킹 푸어, 은둔형 외톨이, 호스트, 가족붕괴, 인터넷 집단 자살 같은,

사회의 어두운 부분과 암울한 청춘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마침 얼마전에 일본의 청년빈곤에 관한 책인 <프레카리아트>를 읽어서인지,

마치 그 중의 참담한 사례를 자세히 파고들어가서 보는 듯한 느낌이라 더 와닿았다.

 

 

"나의 패배의 이야기는 이 뒤로도 계속된다.

다시 한번 말하겠다. 듣고 싶지 않은 사람은 귀를 막고 있어 달라고."   p454

 

 

 

 

어느날 밤, 자신이 누구인지조차 기억하지 못 하는 상태로 오키나와의 밀림을 헤매던 한 청년.

그는 우연히 가출한 10대 후반의 '아키미쓰'를 만나 함께 행동하게 된다.

'아키미쓰'는 그에게 '긴지'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둘은 '아키미쓰'의 잘 생긴 외모 덕에 편의점에서 만난 한 여성의 집에 함께 얹혀살다가,

그게 더 이상 여의치 않은 상황이 되자 서로 연락처를 주고 받은 뒤 각자 갈 길을 찾아 헤어진다.

 

소설은 바로 그후로 계속 인생 밑바닥을 헤매는 이 두 청년의 이야기.

 

 

"산다는 것은 배를 채우고 싶은 욕망의 끝없는 연속이다."   p70

 

 

'긴지'는 잃어버린 기억이 돌아오길 기다리며 나름 노동일을 하며 돈을 모으려고 애쓰고

'아키미쓰'는 매사에 낙천적이고 가벼운 성격으로 호스트일을 하는 둥, 

서로 전혀 상반된 길을 걸어가지만,

떨어져 있는 동안에도 둘 사이에 묘한 유대감이 흐르며 두 이야기가 이어진다.

 

특히 '긴지'와 '아키미쓰'의 1인칭 시점이 번갈아 나와서 더욱 흥미진진.

같은 인물이면서도 '나'로 묘사될 때와 '그'로 묘사될 때의 모습이

어딘지 전혀 다르기도 하고 말이지.ㅎ

 

아, 근데 '긴지'가 과거에 비정규 파견직원으로 공장에서 일하는 부분은

진짜 <프레카리아트> 읽다가 사례 읽는 느낌이었다는...ㅎ

덕분에 그 책에서 이야기했던 비참한 실태를 진짜 생생하게 느꼈다니까...^^;;;

 

 

"젊은이는 오만해.

자신은 원래 이런 곳에 있을 인간이 아닌데 있어 주는 거다, 일해 주는 거라고 생각한다니까.

하지만 실제로는 그것밖에 될 수 없고 할 수 없는 거 아닌가?

그럼 잘난 척 떠들지 말라는 말이야.

자네들의 신분은 미안하지만 가장 아래에서도 아래,

갑자기 잘려도 뭐라고 못 하는 입장이잖아."   p494

 

 

 

 

두 주인공 외에도 답답한 인생들이 여럿 나온다.

편의점 알바로 먹고 사는 주제에 잘생긴 '아키미쓰'에게 혹해서 두 주인공을 거둬먹이는 '미카',

남자와 함께 집을 나와 능력없는 그를 위해 출장 마사지 일을 하는 10대 소녀 '아이',

자신을 버리고 도망갔던 남자가 부탁하자 또 돈을 부쳐주는 '아키미쓰'의 누나 등등...

근데 남자인 주인공들의 주변 인물들이어서인지 써놓고 보니 다 여자네...^^;;;

 

반면에 잘 생긴 외모로 가는 곳마다 여자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으며,

그에 걸맞게 노는 걸 좋아하고 이 여자 저 여자 찝적대던 '아키미쓰'가

다른 남자를 사랑하는 한 여자에게 빠져서 인생을 완전히 말아먹으니 그것도 참 아이러니.

 

암튼 이거 전에 평들을 보니 호오가 좀 갈리는 작품인 듯해서 살짝 걱정하며 펼쳐들었었는데

개인적으로는 전혀 지루한 거 모르고 인상적으로 아주 잘 읽었다.

게스트 하우스, 호스트, 뭐 이런 게 나와서인지 만화 <사채꾼 우시지마>가 계속 떠올라.^^;;;

그 만화 재밌게 읽은 사람은 아마 이 작품도 재밌을 듯.

 

전개과정 자체도 막막하지만,

결말에서조차 '밑바닥 인생에 희망 따위는 없어!!'라고 말하는 것 같아 맘이 씁쓸하다.

아, 역시 '기리노 나쓰오'는 가혹해....ㅠ

 

 

"인생은 언제나 생각지 못한 형태로 끝이 온다."   p582

 

 

* 추가 : 2013. 03. 03 현재 품절이네... 절판된 건가...-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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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블랑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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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유쾌통쾌 2012.09.07 23: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책 한권을 가지고 한달을 들고 다니니..
    책 리뷰하시는걸 보면.. 부끄럽습니다...ㅠㅠ

  2. 퐁고 2012.09.08 08:4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기리노 나쓰오도 책을 열심히 내네요. 처음으로 읽었던 「DARK」가 참 어둡고 쓸쓸해서
    본격 미스터리를 생각하고 읽었다가 충격먹었던 적이 있습니다.

  3. 어듀이트 2012.09.08 15: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책 추천 한권받고 가네요~
    행복한 주말 되세요~

  4. 슬림헬스 2012.09.08 15:5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마지막 글귀가 눈에 띄네요.
    인생이란 모르는거죠 ...

  5. +요롱이+ 2012.09.08 16:3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흥미롭게 잘 보구 갑니다..!!
    읽어보구 싶은 책이네요^^

  6. 생기마루 2012.09.10 10:4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책 분량이 굉장히 많군요!
    이 작가 책은 한번도 읽어 본 적이 없는데... ㅎㅎ
    리뷰를 보니 뭔가 매력적인 분위기를 선사하는 작가인가봐요.
    언제 한번 도전해 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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