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피크닉>  /  지은이 : 온다 리쿠  /  옮긴이 : 권남희  /  북폴리오

 

 

 

'온다 리쿠'는 사실 얼마 읽어보진 않았지만 그래도 감성이 살짝 과하다고 해야 하나?

소녀 취향의 좀 유치한 느낌이 있어서 과히 좋아하진 않는데,

간혹 요런 류의 성장소설은 꽤 맘에 들기도 한다.

아무래도 사춘기 심리를 섬세하게 표현해내는 데에 그녀의 감성이 적절히 먹혀서인 듯.

 

암튼 일본 서점대상 수상작이라는 것과

전교생이 밤을 새워 걷는 보행제라는 소재에 끌려서 오래전에 사뒀었는데,

어째 그동안은 딱히 손이 안 가서 묵히고 묵히다가 며칠전에야 읽게 됐다.

딱 꼬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 가끔 이런 감성이 떙길 때가 있거든.^^

 

 

"보행제가 끝나버리면 이제 이 코스를 달리는 일도 없겠구나.

도오루는 왠지 마음이 이상해졌다.

당연한 것처럼 했던 것들이 어느 날을 경계로 당연하지 않게 된다.

이렇게 해서 두 번 다시 하지 않을 행위와 두 번 다시 발을 딛지 않을 장소가,

어느 틈엔가 자신의 뒤에 쌓여가는 것이다."   p19

 

 

 

 

위에서 말했다시피 1년에 한 번 있는 고교행사인 '보행제' 1박 2일 동안의 이야기다.

아침에 출발해서 밤에 잠깐 쪽잠을 자고 다음날까지 전교생이 함께 걷는 행사인 보행제.

졸업을 앞둔 3학년생인 남녀주인공들이

이 보행제를 치루는 동안 보고 느끼고 깨닫는 것들이 내용의 전부다.

 

(근데 읽기 전에는 막연히 밤바람을 쐬고 밤하늘 별을 바라보며 걷는 낭만적인 모습만 상상했는데

책속 보행제의 모습은 의외로 빡쎄서 막 발에 물집들 생기고 난리~~^^;;;;)

 

가장 중심이 되는 이야기는 부모의 불륜에 의한 이복남매 동급생 '다카코'와 '도오루'의 관계.

'도오루'는 바람을 피운 아버지가 자신의 엄마와 다른 여자를 거의 동시에 임신시켜

동갑내기 이복남매를 만든 행위에 대한 배신감과 미움 같은 것들이 뒤섞여

아버지가 돌아가신 지금까지도 '다카코'를 싸늘하게 대하지만

'다카코'는 그런 그의 태도가 어쩐지 쓸쓸하고,

이번 보행제 때 말을 걸어보겠다는 나름의 미션을 가지고 있다.

 

그러니까 이 둘 사이의 미묘한 감정을 중심으로,

낙태, 짝사랑, 우정 등, 이제 곧 성인이 될 소년소녀들의 여러 사정과 고민들이 섞이고,

제각각 보행제 동안 갈등을 해소하기도 하고 새로운 것을 깨닫기도 하면서

모두가 한뼘씩 성장해가는 이야기.^^

 

 

"굳이 잡음을 차단하고 얼른 계단을 다 올라가고 싶은 마음은 아프리만큼 알지만 말이야.

물론 너의 그런 점, 나는 존경하기도 해.

하지만 잡음 역시 너를 만드는 거야.

잡음은 시끄럽지만 역시 들어두어야 할 때가 있는 거야.

네게는 소음으로밖에 들리지 않겠지만, 이 잡음이 들리는 건 지금 뿐이니까

나중에 테이프를 되감이 들으려고 생각했을 때는 이미 들리지 않아.

너, 언젠가 분명히 그때 들어두었더라면 좋았을걸 하고 후회할 날이 올 거라 생각해."   p155-156

 

 

 

 

사실 딱히 줄거리랄 것도 없지만 뭔가 아련한 분위기가 그런대로 맘에 드는 작품이다.

특히 보행제 동안 걷는 코스와, 끊임없이 걸어야 하는 학생들의 심리상태에 대한 묘사들이 좋아~

어쩐지 10대가 되어 함께 걷는 듯한 설레고 나른하고 고단한 그런 기분...?^^

왠지 향수도 돋고 말이지~ㅎㅎ

그러고 보면 그땐 친구들이랑 밤거리를 걷기만 해도 굉장히 기분이 들뜨고 그랬었는데...ㅎ

지금이야 뭐, 밤을 낮인 양 싸돌아댕기니 아무 느낌 없지만...ㅋㅋ

 

 

"어제부터 걸어온 길의 대부분도 앞으로 두 번 다시 걸을 일 없는 길, 걸을 일 없는 곳이다.

그런 식으로 해서 앞으로 얼마만큼 '평생에 한 번'을 되풀이해 갈까.

대체 얼마만큼 두 번 다시 만날 일 없는 사람을 만나는 걸까.

어쩐지 무서운 느낌이 들었다."   p287

 

 

너무 오래전 일이라 그때의 내 심리상태와 잘 비교가 되진 않지만,

그래도 딱 그 나이대의 학생들이 읽으면 더 좋을 것 같다.

워낙 소녀취향의 분위기가 강해서 소년들은 좀 견디기 힘들 수도 있겠지만...^^;;;

또 비록 소녀가 아니더라도 뭔가 마음을 가라앉히고 싶을 때도 추천!^^*

 

 

"가까이 없으면, 잊혀지는구나.

잊혀진 것은 존재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다."   p41-42

 

 

그나저나 확실히 '온다 리쿠'의 작품들은 순정만화 분위기가 강해.

특히 항상 중심 소년들은 거의 대부분 미소년이라능~ㅋㅋ

 

 

"뭔가의 끝은 언제나 뭔가의 시작이다."   p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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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블랑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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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요롱이+ 2013.04.20 17:4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소설 리뷰 너무 잘 보고 갑니다^^
    아무쪼록 평안한 주말 되시기 바랍니다!

  2. 소스킹 2013.04.22 18:5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으~ 표지가 으스스하니 참 맘에 드는데요??ㅎㅎㅎ...
    나이가 들어서 청춘소설을 잘 안보게되는데.... 이거 왠지 탐나는군요.
    한번 기회되면 보고싶어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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