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이 : 박주영 / 민음사




사실 이 책은 '백수생활백서'라는 제목만 보고 백수로 살아가는 노하우에 관한 책이거나,
아님 백수탈출기 정도의 엽기발랄코믹물? 암튼 그런 종류일 거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어울리지 않게 2006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이라는 거창한 타이틀이 붙어있어 호기심에 훑어보니,
책을 하루에 한권 이상 비타민처럼 복용하는 한 책중독자의 철학적 사유가 담긴 소설이란다.
제목과 내용의 특이한 조합에 일단 호기심이 가고, 또 원래 남의 독서기 같은 걸 워낙 좋아하는지라
단박에 흥미가 일어서 결국 읽게 됐는데, 결론적으로 꽤 맘에 드는 소설이다.





"나는 기다리지도 소원하지도 노력하지도 않는다.
다만 책을 읽고 또 읽을 뿐이다. 이것이 내 방식이다."


주인공 '서연'은 책읽을 시간을 뺏기기 싫어서 일하기 싫어하지만
일을 하지 않으면 책 살 돈이 없다는 딜레마에 빠져있는 28살의 백수여성이다.
그녀는 제법 큰 식당을 운영하는 아버지 밑에 빌붙어 살며, 책을 사기 위해 아주 가끔 알바를 하고
최소한의 사회활동을 제외한 모든 시간을 책 읽는 것으로 보낸다.
그리고 연평균 500여권의 책을 읽어치우는 방대한 독서량을 바탕으로
자신과 주변 사람들 앞에 닥치는 모든 현상과 행동, 사건들을 오로지 책을 통해 사고해 나가는데
그때문에 작품 속에는 그 상황에 적절한 수많은 다른 책의 문장들이 끊임없이 인용되어진다.
책읽기는 그녀에게 있어 삶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며, 그 자체가 목적이자 수단인 것이다.


"나는 희망이 없다. 아니, 있긴 있으나 단순하다. 그러므로 두려울 것이 없다.
나는 잃을 것이 거의 없다. 나는 가볍고 의미없고 비생산적이다.
그리고 나는 그런 내가 마음에 든다."





어느날 서연은 절판된 책을 구하기 위해 인터넷을 통해 한 남자를 만나게 된다.
그는 자신을 버린 연인이 남기고 간 책들을 처리하는 중인데 이 부분에서 둘은 결탁한다.
남자의 복수를 도와주는 대신 사례로 그 책들을 모두 넘겨받기로 모종의 계약을 하는 것이다.


"나는 갖기 위해, 그는 완전히 버리기 위해 시작한 일이다.
그가 나와 함께 복수에 성공한다면, 그는 그녀를 잊을 것이고,
그리고 그녀의 모든 책은 내 것이 될 것이다."





구성과 전개방식이 굉장히 독특한 작품인데, 줄거리 자체도 나쁘지 않아서 재미있게 읽었다.
서로 연관되지 않는 수많은 책들의 문장을 통해 이어져 나가는 서연의 사고 흐름은 물론이고,
그녀의 독서인생 자체도 흥미로워서, 책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대부분 즐겁게 읽을 만한 작품이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인용문 중에 맘에 드는 것의 작품을 골라 읽어보는 것도 괜찮겠고~^^

암튼 나는 절대 '서연'처럼은 살지 못 하겠지만,
그렇게도 살 수 있다는 것에 어쩐지 질투가 조금 나기도 한다.ㅋ
 

"짧고 단순하고 강렬하게, 라는 모토는 내 삶과 거리가 멀다.
나는 주절거리면서 서성거리면서 살고 싶다."




* 책 자세히 보기는 아래 해당 이미지 클릭!!





Posted by 블랑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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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qewqew 2009.08.21 22:3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거의 제 생활인데요..방학이라 반백수임(//그나저나 도서관에 가서 보면 결탁안해도 될것같은데~~아~절판된책이군요

    • 블랑블랑 2009.08.23 00:3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와~ 좋으시겠어요~ 저두 7,8월은 일이 좀 한가해서 여유가 꽤 있었는데 9월부터는 이제 책 읽을 시간도 없을 거 같애서 슬퍼요..ㅠㅠ

  2. repair iphone 2011.06.14 09:2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다음에도 또 좋은 글 기대 할께요. 퍼가도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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