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야행>  /  지은이 : 히가시노 게이고  /  옮긴이 : 정태원  /  태동출판사




어제부터 폭 빠져읽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백야행>을 다 읽었다.
그동안 포스팅에서 몇 번 언급한 적이 있지만,
갠적으로 히가시노 게이고를 특별히 좋아하진 않는다.
그치만, 읽는 동안은 확실히 잼있는 이야기를 쓰는 작가기 때문에 가끔 한 권씩 읽고 있는데,
요번에 읽은 이 <백야행>이 그 중 최고인 듯~ >_<
세 권으로, 총 900여페이지가 어떻게 넘어가는지도 모르고 다 읽어버렸다니까~ㅋ

어느날, 짓다가 방치된 채 있는 건물에서 전당포 주인 남자가 흉기에 찔려 살해된 채 발견된다.
그의 화려한 부인과 전당포 직원 남성, 모종의 관계가 있어보이는 후미요라는 여성 등이
용의자로 지목되지만, 그들에게는 모두 알리바이가 있고,
게다가 후미요는 자살인지, 사고사인지 의문스러운 가스중독으로 사망하면서
사건은 흐지부지 미해결로 끝난다.

이야기는 그 후, 사건 당시 초등학생이었던
전당포 남자의 아들인 료지와 후미요의 딸인 유키호를 중심으로 19년의 세월을 담고 있다.
말이 없고 어두운 분위기의 료지와, 거부할 수 없는 매력과 미모의 소유자인 유키호.
이들의 이야기가 여러 주변인물들의 시선으로 번갈아 보여진다.

'한 소녀와 소년의 기괴한 러브스토리와 연쇄 살인사건이 결합된 로맨틱 미스테리'
라는 소개문구가 있듯이,
너무 어린 나이에 인생의 비극을 체험해버린 이 두 남녀가,
그 속에서 살아남고 상대를 지키기 위해 벌이는 치열한 행동들이 중심 내용이다.
그들은 그것을 위해 어떠한 악행도 서슴지 않는다.
 

 "이 세상은 빈틈을 보이는 자가 지는 거야."





작품이 쓰여진 지도 좀 됐지만, 그 속에서도 19년전의 사건으로부터 이야기가 진행되기 때문에
당시엔 최첨단이지만, 지금은 이미 흔해져 버린 것들이 마니 등장한다.
게임 소프트웨어라든가, 해킹, 현금카드 등등...
글고 아동 성추행, 고등학교 남학생들의 매춘, 소프트웨어 불법복제 등의
실로 다양한 범죄들이 등장한다.

암튼 호기심을 끄는 쇼킹한 사건들이 줄줄 이어지고,
두 주인공을 중심으로 수많은 등장인물들의 인생 이야기가 책을 놓을 수 없게 한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들은 대체로 등장인물이 많지 않고,
중심 사건에 모든 이야기가 집중되는 느낌이었는데, 이 작품 좀 의외였다는...^^

사실 굉장히 과장되고, 좀 작위적이고, 머 그런 이야기지만
읽는 동안만은 정신없이 빠지게 되니, 역시 이것은 '히가시노 게이고' 작품의 미덕.ㅋ

갠적으로 제일 인상깊었던 부분.
유키호가 집에서 가스중독으로 사망한 엄마의 사체를 발견할 때,
집 열쇠를 깜박 하고 나왔다며 부동산 사람에게 문을 열어달라고 해서 함께 발견하는데,
이때 부동산 남자는 유키호가 움직일 때 작은 방울소리가 나는 것을 들으며 '무슨 소릴까' 생각한다.
그리고 아주 나중에, 그러니까 유키호가 성인이 되었을 때,
그녀가 어릴 때부터 갖고 있었다는, 방울 달린 어떤 소지품 이야기가 나오는데,
특별히 강조하지 않고 지나가지만, 이거 읽으면서 진짜 섬찟했다.
스포라 자세히 말할 수는 없고, 읽어보면 이 느낌 알 수 있을 듯...^^;;;





암튼 두 주인공의 수많은 악행에 진저리가 쳐지기도 하지만,
다 읽고 나면 어쩐지 료지와 유키호의 인생이 가엾게 느껴진다.
비참한 환경에서 자라, 어린 나이에 쇼킹한 사건을 겪은 그들은, 그 때 성장이 멈춰버린 채,
그저 자신과 상대를 지키는 것만이 삶의 유일한 목적이 되어 버린 것은 아닐지...


"하루 중에는 태양이 뜨는 때와 지는 때가 있어. 그것과 마찬가지로 인생에도 낮과 밤이 있지.
물론, 실제 태양처럼 정기적으로 일출과 일몰이 찾아오는 건 아냐.
사람에 따라서는 태양이 가득한 속에서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이 있고
또 계속 어두운 밤을 살아가야만 하는 사람도 있어.
사람은 무엇을 두려워하는가하면 그때까지 떠 있던 태양이 져버리는 것이야.
자신에게 쏟아지던 빛이 사라지는 것을 매우 두려워하지.
(......)
내 위에는 태양 같은 건 없었어. 언제나 밤.
하지만 어둡지 않았어. 태양을 대신하는 것이 있었으니까.
태양만큼 밝지는 않지만 내게는 충분했지.
나는 그 빛으로 인해 밤을 낮이라 생각하고 살 수 있었어.
알겠어? 내게는 처음부터 태양 같은건 없었어. 그러니까 잃을 공포도 없지."  
p269


이거 손예진이랑 고수 주연으로 얼마 전에 영화 개봉하면서 떠들어댈 때는 별 관심없었는데,
책 읽고 나니까 한번 보고 싶어진다.
책을 먼저 읽고 본 사람들의 평이 대체로 실망 쪽이 많긴 하더라만, 그래도 궁금...
아무래도 두 시간 남짓한 영화 한 편으로 표현하기에는 좀 분량이 많긴 할 테고,
잔가지들을 다 쳐내버리면 매력이 훨씬 반감할 이야기지만,
캐스팅은 꽤 갠찮게 잘 한 듯.^^



*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 모음 클릭!!






Posted by 블랑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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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훌렁훌렁 2010.04.04 22:1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히가시노 게이고꺼 중에는 84랑 편지가 젤루 인상깊음 ㅎ
    솔직히 백야행 저에게 만큼은 졸작임 ㅋㅋ

  2. 아 빡도네 2010.06.04 23:5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히가시노게이고 꺼는 뭐랄까... 인물들이 너무복잡하달까? 시작하자마자 무지막지하게 인물들이 나와서... 브루투스의 심장이랑 호숫가살인사건 10페이지도 못넘기고 포기했어 ㅋㅋㅋㅋㅋ 나어쩌닠ㅋㅋㅋ 레몬이랑 비밀이나 읽어야지 뭐 ㅋ

  3. 가리 2010.08.26 11:4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편지가 젤 인상깊었어요
    백야행은 너무 오래 읽어서 그런가 개인적으로는 읽고 난 후에 약간 허무한 감이 있었구요...편지는 주인공의 그 안타까운 상황이 아직도 떠오르네요..아오 막 울었는데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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