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와의 이틀밤>  /  지은이 : 문지혁  /  노블마인



<사자와의 이틀밤>이라는 독특한 제목 때문에 관심이 갔던 책이다.
총 여덟 편의 단편이 실려있는데,
처음 볼 때 별로 맘에 안 들었던 표지는 지금 보니 제목이나 내용과 나름 잘 어울리는 듯.^^

어제 굉장히 피곤하고 몸이 안 좋던 와중에 한 두편 읽어볼까 하고 가볍게 집어들고 나갔었는데
의외로 술술 읽혀서 오며 가며, 또 잠깐 짬날 때 등등을 이용해서 다 읽었다.
요즘 하도 자극적인 이야기들에 익숙해져서인지 조금 심심한 느낌도 없지않아 있지만
전체 작품들을 관통하는 어딘지 애틋하고 몽환적인 분위기는 맘에 든다.
역시 나는 분위기에 약한 여자!ㅎㅎ


"아내는 늘 빨래가 걸려 있던 그 자리에 걸려 있었다.
목에 주황색 빨랫줄을 감은 채."  
p167


독특한 것은 여덟 편의 이야기들이 각양각색으로 다채롭다는 건데,
SF 비스무레한 것도 있고,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풍기는 것도 있고, 우울하거나 우스운 것도 있고...
다만 여기서 우스운 이야기라는 건 쿡쿡 웃다가도 어느순간 서글퍼지거나 애틋해지는 종류라는 거~^^




"하지만 꼭 기억해야 해. 엄마가 지구로 보낸 가장 긴 문자는 바로 너란 걸......."   p88


소재도 독특한 것들이 많은데,

우주인이라는 이름을 가진 주인공이 어느날부터 어릴 때 죽은 엄마와 문자를 주고 받게 되고,
우주에 있다는 그 엄마를 만나기 위해 우주인 선발에 응시하는 이야기도 있고,
(이건 결말에 이름에 얽힌 작지만 웃긴 반전이 있다.ㅋ)

한때 DDR로 명성을 날린 최강팀의 멤버였던 주인공이
군대를 갔다 온 사이 자취를 감춰버린 DDR에 대한 집착을 버리지 못 하는 이야기,
(아, 진짜 한때 난리였던 DDR들은 언제 다 없어진 거지.^^;;;)

C컵 가슴의 예쁘지만 까탈스러운 여자친구와의 하룻밤을 꿈꾸며
발렌타인 데이 이벤트에 있는 돈 없는 돈 털어넣는 이야기,
(결국 이 주인공은 어이없고 웃기면서 참담한 결말을 맞이한다.)

강간 당한 후 빨랫줄에 목을 메 자살한 아내가 생전에 갔던 장소들을 짚어나가다가,
그녀가 외도를 했었다고 확신하며 모든 일상을 포기한 채 아내의 흔적만을 쫓는 남편의 이야기,

우연히 여행 패키지를 통해 만났던 남녀가 10년 후의 만남을 약속하지만,
정작 10년 후 엇갈리는 둘의 기억과 만남을 그린 이야기,

여자로부터 좋아한다는 고백을 받은 후 오히려 그녀에게 집착하게 되는 남자의 이야기 등등...


"운명이란, 저절로 만나지는 누군가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다.
모든 것이 맞춘 듯 꼭 들어맞는 그런 누군가는 평생을 기다린다 할지라도 결코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
다만 운명이라는 것이 존재한다면, 그건 아마도 이미 만난 사람,
같은 공간과 같은 시간이라는 희박한 가능성의 관문을 통과한 채
익숙함이라는 마법에 걸려 빛을 잃은, 당신 곁의 누군가일 것이다." 
  p246




때로는 찌질하고, 때로는 한심하며, 또 때로는 상처받은 주인공들이 보여주는 이 다양한 이야기들은
각각 묘한 여운을 남기며 끝난다.
어쩌면 그 후로도 삶은 똑같이 계속 되거나, 혹은 삶이 송두리째 바뀌기도 할 것이다.

이것은 그냥 놓쳐버린 것, 잃어버린 것, 잡지 못 한 것, 가질 수 없는 것, 지워진 것 등에 관한
소소하거나 참담한 이야기들.


"인간의 기억이란 단순하면서도 무정하다.
영원히 잊지 못할 것 같은 일들은 언제나 오래지 않아 우리의 기억 속에서 잊힌다. (......)
삶이 영원하지 않듯, 죽음도 그러하다." 
  p173


어딘지 방황기 청소년의 감수성 같은 것이 느껴지기도 하지만,
머, 성인이 되어서도 가끔은 그런 감수성이 필요한 법이니까.^^


"사랑받고 있는 사람은 종종 우쭐하거나 쉽게 잔인해지기 마련이다."   p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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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블랑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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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둘러앉은밥상 2011.10.11 12:1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보고갑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되세요 ^^; 아 티스토리 재밌네요 ^^;

  2. 오르가논 2011.10.11 15:0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섬뜩한 이야기로군요.
    여덟편이라니, 심심할 때 읽으면 시간이 후다닥 갈 것 같네요^^

  3. 당당한 삶 2011.10.11 17: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DDR 오랜만에 듣는 단어네요. 잊혀진다는 것... 참 속상한 일입니다.
    다른 내용들도 다 저마다의 재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때론 씁쓸하기도 하구요.
    잘 보았습니다.

    • 블랑블랑 2011.10.12 01:3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러니깐요~
      저도 이 책 읽기 전에는 DDR은 완전 까맣게 잊고 있었어요.
      한창 유행할 때는 노래방에도 막 깔려서
      친구랑 다이어트한답시고 노래방 가서 가끔 했었는데...ㅎㅎ

  4. 2011.10.11 21: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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