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시체의 죽음>  /  지은이 : 야마구치 마사야  /  옮긴이 : 김선영  /  시공사

 

 

 

이거 사놓은 지가 1년이 훨씬 넘었는데 얼마전 태풍 온 날 밤에야 드뎌 읽었다.

읽지도 못 할 책들을 하도 사서 쟁여뒀던 전적이 있으니 뭐 이런 경우가 한 두번이겠냐마는...^^;;;

 

암튼 태풍온다고 외출 삼가라 해서 저녁에 집에 쳐박혀서 책이나 읽어야지 하다가

오래전에 사서 꽂아두고 손도 안 댄 이 책이 갑자기 확 땡겨서 읽게 됐는데,

바람에 창문 덜컹거리는 날씨에 아주 딱 어울려서 읽으면서 아주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흐뭇~ㅋ

 

일단 기본구조는 추리물이지만 좀비들이 등장하는 아주 독특한 작품이다.

근데 또 호러라고 할 수도 없는 게, 무섭기는 커녕 오히려 우스꽝스러우면서 뭔가 왁자지껄한 느낌.

게다가 주인공 탐정 역시 좀비다!!! 아, 이 설정 좀 짱이지 않나?ㅎㅎ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1989년 8위 작품이자,

98년에 10주년 기념으로 선정한 과거 10년 베스트에서 1위를 한 작품이기도...

 

 

"나를 보라. 노인도 청년도, 나를 똑똑히 보라. 우리네 종말의 모습을.

어떠한 지위를 가진 자도, 남녀노소 누구도 피할 수 없나니.

그러하다면 가련한 자여, 어찌하여 교만하게 구느냐. 그대 단지 티끌에 지나지 않노라.

나를 보라. 악취를 뿜는 시체. 지렁이의 얼굴, 그리고 티끌."   p273

 

 

 

 

장례마을로 유명한 미국의 툼스빌 마을.

이곳의 장례는 '발리콘' 가의 유서깊은 장례회사가 꽉 잡고 있는데

어느날부터인가 죽은 사람들이 한 두명씩 살아나는 기괴한 일이 벌어진다.

 

마침 '발리콘'가를 지휘하던 '스마일리' 할아버지가 죽음을 앞두고 유산분배를 위해,

오래전에 집을 나가 연락을 끊었던 아들 덕에 한번도 보지 못한 손자 '그린'을 찾아 불러들인다.

어려서 부모를 사고로 잃고 혼자 살아가던 펑크족 청년 '그린'은 툼스빌로 오게 되고

어느날 가족 모두가 모인 다과회에서 할아버지의 초콜릿을 받아 먹고 사망한다! -0-;;

 

그러나 곧 되살아나서 좀비가 된 '그린'!!

 

시시각각 사망징후가 나타나는 상태를 감추기 위해 자신의 몸에 방부 처리를 한 '그린'은

자신이 죽었다는 사실을 숨긴 채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와중에 '발리콘' 가의 사람들이 더 살해되고 사건은 점점 더 미궁 속으로 빠져가는데...

 

과연 할아버지의 초콜릿에 독을 넣은 자는 누구이고,

죽은 자가 다시 살아나는 이 시점에 살인이 가진 의미는 무엇인가.

 

 

"죽음은 누구에게나 찾아오죠.

궁전에서 와인을 들이켜는 임금님도, 주유소에서 차에 기름을 먹이는 형씨도 마찬가지예요.

그래서 인간은 그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절망을 잊기 위해 무언가를 하는 거죠.

일이든 스포츠든 놀이든......

살아 있다는 건 결국 죄다 기분 전환 아니겠어요?"   p309

 

 

 

 

죽음을 앞둔 부유한 노인에 대한 살해의도와, 그 용의자로 떠오르는 여러 명의 자식과 며느리들...

얼핏 보면 정통 고전 추리물의 형식을 띠고 있지만,

살해당한 사람들이 되살아나 좀비가 되고 역시 좀비가 된 주인공이 사건을 풀어간다는,

그야말로 유례가 없는 희안한 설정이다.ㅋ

 

게다가 이 작품 속 좀비들은 살아있을 때와 다름없는 사고를 지니고 있다는 점도 특기할 만~

일반 좀비들처럼 게걸스런 식탐을 가지고 있거나 하지도 않아서 전혀 무섭지 않은 좀비들이다.ㅎㅎ

오히려 살아있을 때보다 삶과 죽음에 관해 더 깊은 성찰을 하기도 하고,

사망사실을 들키지 않기 위해 애쓰는 모습들은 안쓰럽고 우습기도 해.^^;;;;

 

 

"우리 모두 집행유예 중인 시체에 지나지 않는다네."   p636

 

 

600페이지가 훨씬 넘는 꽤 긴 분량이지만 그닥 지루한 느낌 없이 쭉 읽었다.

설정과 전개 자체가 재밌기도 하지만,

이야기 속에 녹아있는 죽음에 대한 여러가지 통찰이나 각종 장의문화에 관한 이야기들도 흥미로워.^^

호러와 유머가 뒤섞인 좌충우돌 대소동을 정신없이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자신도 모르게 '죽음'에 대해 조금쯤은 진지한 생각을 하게 되는 작품이다.

 

슬랩스틱 코미디 같은 장면들이 꽤 있어서 영화로 만들어도 재미날 듯.ㅎ

 

음,,, 근데 주인공 '그린'과 펑크족 소녀 '체셔'의 좀 헐렁한(?ㅋ) 로맨스가 나오는데,

요게 이미 '그린'이 좀비가 되고 '체셔'는 그걸 모르는 상태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좀 안타깝더라는..ㅜ

 

 

"생물은 수컷과 암컷으로 나뉘어 성을 통해 증식하는 길을 택했기 때문에

세균처럼 분열 증식하는 불사의 생명을 잃었다는 말이야.

성의 대가는 죽음이었어. (......)

인간은 분명 불사나 영원한 생명은 잃었어.

하지만 손에 넣은 것은 개별성이었지.

세균처럼 전부 다 똑같은 게 아니라 수컷과 암컷, 남자와 여자로 나뉘었고,

나는 나, 체셔는 체셔, 이렇게 완전히 별개의 존재가 되었어.

그러니 그 별개의 존재인 우리가 만나서 서로 사랑하고 맺어지는 일은

그 대가로 지불한 불사에 필적하리만치, 영원에 가까우리만치 의미 있는 일이야."   p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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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블랑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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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런저런이유 2012.09.06 22:5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벌써 한주가 흘러 가네요
    나이 많큼 빨리 흐른다고 하는데 말이죠
    추석이 기달려 지는듯 한 마음?
    쉬고 싶어 그런가 봅니다. 즐거운 하루 마감하세요

  2. 별이~ 2012.09.07 00: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왠지 제목이 확 끌어당기는데요^^
    하루 마무리 잘하시고, 좋은 꿈 꾸세요^^

  3. +요롱이+ 2012.09.07 08:5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호.. 제목부터가 맘에 쏙~ 인걸요 ㅎ
    좋은 책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4. 아유위 2012.09.07 16: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날씨가 어느세 선선해지고 있네요.
    일교차도 좀 차이가 나구요.
    감기조심하시구요.
    즐거운 불금되셔요.

  5. 2012.09.07 18:2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6. 퐁고 2012.09.07 20:5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 뭐랄까... 뜯어먹지 않는 좀비라서 그런지 좀 묘한 기분이 드네요. 그런데 생각해보면 좀비는 원래 부두교에서 노동으로 부려먹을려고 되살려낸 것이니 뜯어먹는 이미지도 사실 정석은 아니군요.

  7. 슬림헬스 2012.09.07 21:2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좀비가 의식이 없고 무조건 사람만 뜯어먹는다는 컨셉이 아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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