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래의 발소리>  /  지은이 : 미치오 슈스케  /  옮긴이 : 김은모  /  북홀릭



그동안 블로그에서 주구장창 밝혔다시피,
'미치오 슈스케'는 <해바라기가 피지 않는 여름>을 읽고 홀딱 빠져버린 작가다.
솔직히 그 후에 읽은 <섀도우><외눈박이 원숭이>는 양껏 올라간 기대치보다는 살짝 아래였지만
그래도 처음 한 권의 인상이 너무 강렬했던 탓인지, 여전히 내게는 완소작가.ㅋ

이번에 그의 단편집 <술래의 발소리>가 출간된 걸 보자마자,
응? 미치오 슈스케가 단편도? 하면서 바로 찜하고는 며칠만에 구입해서 읽었다.
사실 장편에 강한 작가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큰 기대는 안 하고 읽었는데,
오오옷!!!!! 이거 꽤 잼있자나!!!

총 6편의 단편이 실려있는데, 하루에 한 편씩 야금야금 아껴서 읽었다지~ >_<


"43년 전에 S의 늑막을 물어뜯고 짐승이 뛰쳐나왔다. 하지만 그 짐승은 그리 드물지 않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누구의 가슴 속에든지 자리 잡고 있는 녀석이다."  
p85




방울벌레

11년전 '나'가 산에 묻었던 S의 시체가 폭우로 인해 밖으로 드러난다.
S는 '나'의 대학동창이었는데, 당시 나는 그의 여자친구를 좋아했으며, 그녀는 지금 '나'의 아내다.
이 때문에 '나'는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되어 경찰의 심문을 받게 된다. 그러나 사건의 진실은?

무섭지만 사실은 슬픈 사랑 이야기.


"제가 항상 생각건대, 이 세상은 완전범죄 천지입니다.
저지른 일을 다른 사람에게 들키지만 않으면 그건 전부 완전범죄입니다.
형사님 역시 완전범죄를 얼마나 저질러 왔을지 모를 일이지요.
인간은 말이죠, 살아 있는 것만으로도 모두 범죄자입니다.
완전범죄자라고요."  
p14


짐승

변변히 잘 하는 것도 없고 대학 입시에도 실패한 '나'는
유능한 가족 구성원들 사이에서 밥벌레 잉여인간에 불과하다.
우연히 43년 전에 18세의 나이로 가족을 살해하고 형무소에 들어가 자살한
S의 사연을 알게 되고 이에 흥미를 느낀 '나'는 그의 고향으로 향한다.
그곳에서 알게 된 사건의 전말과 그 뒤에 숨겨진 슬프고도 끔찍한 진실...
그리고 집에 돌아온 '나'의 앞에 펼쳐진 또 다른 진실....

이야기 속에 또 다른 이야기가 들어있는 구조인데, 두 가지 이야기 다 재밌다.^^


요이기츠네

학창시절 치기어린 마음에 동급생들의 부추김으로 여자를 강간했던 '나'는
20년 후 성인이 되어 취재차 다시 고향을 방문한다.
그리고 문제의 그 장소에서 '나'는 외면했던 그 날의 기억과 마주한다.

굉장한 반전은 없지만,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묘하다.


통에 담긴 글자

사고로 아내와 아이를 한꺼번에 잃고 정신이 약간 이상해진 친구녀석이
어느날 '나'에게 자신이 쓴 소설이라며 원고를 가져와서 내민다.
소설가를 지망하며 힘겹게 생활하고 있던 '나'는 그 소설의 뛰어남을 알아보고
원고를 가로채서 신인상에 응모하여 드디어 소설가로 데뷔를 한다.
그리고 2년 후, 한 청년이 '나'의 집에 찾아와 며칠전에 이 집에서 훔쳤다며
처음 보는 저금통을 내밀고, 그 속에는 친구의 필체로 '유감이다'라는 문장이 적혀있다.

중심 사건보다는 주인공 '나'에 대한 반전에 왠지 소름이 끼치는...
그가 이사를 갈 수 없었던 진짜 이유 같은 것 말이지...


겨울의 술래

'나'는 집에서 운영하던 공장에 불이 나 부모님이 돌아가셔서 혼자가 된다.
그런 '나'에게 어릴 적부터 알던 S가 찾아와 평생 '나'만을 좋아했음을 고백하고, 둘은 함께 살게 된다.
그리던 중 어느날, '나'와 그는 두 사람의 사랑을 완전하게 하기 위한 어떤 행동을 하고,
그 날 이후 둘은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나'의 일기 형식으로 이루어진 이 짧은 이야기는,
독특하게도 날짜가 거꾸로 거슬러올라가며 진행된다. (영화 '메멘토'처럼~)
그리고 '나'의 충만한 행복이 어떤 일을 기점으로 이루어진 것인지 마지막에 보여준다.
이것도 무섭고 슬픈 사랑 이야기.


"날 두고 어디에도 가지 않겠다는 증거를 보여 줘."   p170


악의의 얼굴

어느날 우연히 알게 된 여자가 '나'에게 신기한 캔버스를 보여주는데,
이 캔버스는 무엇이든지 흡수해버리는 능력을 가지고 있고,
이미 그녀의 남편과 아이도 캔버스 속에 그림으로만 존재하고 있다.
같은 반 학생인 S에게 늘 괴롭힘을 당하며 공포에 떨어오던 '나'는
여자에게 S를 캔버스 속에 넣어줄 것을 부탁하고 S를 꼬여 그녀의 집으로 데려가는데...

반전의 반전이 이어지는데, 어딘지 쓸쓸하고 슬프다.




동떨어진 다섯 편의 이야기지만 전체적인 분위기가 닮아있고
매 단편마다 주변에 까마귀가 나오는 장면 등이 동일하게 등장하기 때문에
왠지 연작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근데 아니다.ㅋ)

약간 '오츠이치'의 단편들에서 느껴지는 분위기가 떠오르기도 하는
섬뜩하고 끔찍하지만, 조금은 쓸쓸한 이야기들...
이야기마다 반전이 있는데 그 반전을 알고 나면 오싹해지기도 하고, 슬퍼지기도 한다.

암튼 나의 사랑 '미치오 슈스케'가 단편에도 능하다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 해 준 단편집.
아, 근데 이거 분량이 너무 적어... 전체 230페이지...어흑,,, 아쉬워...ㅠㅠ


"나는 쭈그리고 앉아 그의 가슴에서 나이프를 뽑았다.
그의 두 눈은 얇은 막을 씌운 듯 흐려져 있었다.
인간은 죽는 그 순간에 일단 눈이 변한다. 모두 그렇다.
아직 체온이 남아 있는데도 항상 눈이 이렇게 된다."
   p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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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블랑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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