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틸 라이프>  /  지은이 : 루이즈 페니  /  옮긴이 : 박웅희  /  피니스아프리카에 

/  2014년  /  13,800원  /  448쪽

 

 

 

"미스 제인 닐은 추수감사절 하루 전인 일요일 이른 아침 안개 속에서

자신의 창조주를 만났다."   p7

 

 

이 작품의 첫문장이다.

'제인'은 작품 속 사건의 발단이 되는 살해당한 피해자.

그러니까 살해되서 죽었다는 표현을 '창조주를 만났다'고 표현한 거~

아, 첫문장부터 센스 넘치잖아~~ㅎ

 

이런 식으로 작품 전체에 절묘한 비유와 통찰력이 돋보이는 문장들이 가득한데

심지어 내용까지 흥미진진하니 이 아니 좋을 쏘냐~!!

 

 

 

* 관련포스팅 : 책읽는중 - '저거 먹는 거야?'

 

 

 

저자는 이 '가마슈 경감 시리즈'로 애거서상을 무려 네 번이나 수상했단다.

확실히 '애거서 크리스티'의 '미스 마플 시리즈'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작품도 굉장히 맘에 들 듯.

나도 '미스 마플 시리즈'의 오랜 팬인지라 이 전원 미스터리 너무 좋네.^^

 

 

 

 

추수감사절 전날 아침, 작은 시골 마을 '스리 파인스'에서

혼자 사는 70대의 노부인 '제인'이 사냥용 활에 맞아 죽은 채 발견된다.

원래 사냥꾼들이 많이 모이는 마을이라

외부에서 사냥하러 왔던 누군가가 실수로 쏘고 도망간 게 아닌가 하지만

몇 가지 정황으로 범인은 마을 사람 중의 하나라는 결론이 나온다.

 

이 작은 마을의 주민들은 모두 서로서로 친한 사이.

사건을 수사하는 '가마슈' 경감은 마을과 마을 주민 모두를 주의깊게 관찰하고,

그속에서 주민 한명한명의 비밀과 사연들이 조금씩 흘러나온다.

 

인간은 누구나 나름의 문제를 가지고 있고,

그걸 표현하고 극복해나가는 방식은 각자 다른 법이지.

소설은 그 다양한 인생과 삶의 방식들을 보여주며 범인을 찾아간다.

 

 

"시간이 약이라고들 하지만 내 생각에 그건 헛소리요.

시간은 아무것도 하지 않으니까.

시간은 그 사람이 원할 때만 치유하는 거지.

나는 아픈 사람의 경우에 시간이 상황을 더 악화시키는 것을 보았어.

그들은 충분한 시간이 있으면 사소한 일을 되새기고 곰곰 따져서

결국 재앙으로 만들어 버리지."   p319

 

 

과연 마을 사람들이 모두 사랑했던 온화하고 현명한 노부인을 도대체 누가, 왜 죽인 것일까.

이 평화로워 보이는 '스리 파인스'에서 대체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

 

 

"살인에서 희한한 점은 그 행위가 종종 실제 행동보다 몇십 년 앞서서 실행된다는 겁니다.

무슨 일이 벌어졌는데, 그 일로 오랜 뒷날 어김없이 살인이 벌어지는 거예요.

나쁜 씨앗이 뿌려진 거지요.

옛날에 해머 영화사에서 제작한 공포 영화들 같습니다.

괴물은 달리지 않아요.

절대 달리지 않지만 잠시도 쉬지 않고, 생각도 하지 않고, 사정도 두지 않고,

노리는 상대에게 다가가지요.

살인은 종종 그런 식으로 일어나요.

아주 멀리서 출발하는 겁니다."   p191

 

 

솔직히 읽기 전에 대충 소개글 같은 것만 보고는,

겉으로는 온화하고 평화로워 보이는 마을 전체에 퍼져있는 악의,

그러니까 순박해보이는 주민들의 집단 악의? 뭐 그런 걸 상상했었는데 그건 아니고,

그 평범하고 소박한 사람들 사이에 숨어있는 누군가의 악의를 그린 작품이다.

 

우리 주변의 어딘가에서도 남몰래 곪고 있을지 모르는 그 누군가.

 

 

"제가 알기로는 스리 파운스 사람들은 선한 사람들이에요.

하지만 저 사슴길은 우리 가운데 누군가 곪고 있음을 뜻해요."   p207

 

 

 

 

전체적인 분위기도 너무 좋고,

저자의 문장력도 탁월해서 개인적으로 굉장히 재밌게 읽었다.

 

게다가 등장하는 인물들도 너무 매력적!!!

 

일단 주인공인 '가마슈' 경감은 진짜 이상적인 추리소설의 탐정 캐릭터.

신중하고 사려깊고 예리하면서도 따뜻한 시선을 품고 있는 이 50대의 경감은

호감을 안 가질래야 안 가질 수가 없다니까~ㅎ

 

하지만 개인적으로 제일 맘에 들었던 캐릭은 살해당한 '제인' 할머니.

비록 이야기는 그녀가 죽은 이후부터 시작하지만

이런 저런 회상과 진술 속에 조금씩 드러나는 그녀의 모습은 정말 멋지다.

현명하고 너그럽고 귀여운 할머니!

내가 딱 좋아하는 할머니 스타일이야~^^

 

70대의 '제인'과 가장 친한 친구였던 40대의 '클라라' 역시 정이 가는 캐릭터다.

'제인'의 사망 이후 그녀가 보여주는 깊은 슬픔은

그 둘이 얼마나 깊은 신뢰와 애정으로 묶여있던 관계였는지를 보여준다.

혈연관계가 아닌 누군가를 이렇게 사심없이 사랑하고 신뢰할 수 있다는 건

그 자체만으로도 얼마나 감동적인 것인지...

 

그외에도 언급하고 싶은 인물들이 몇 사람 더 있지만

여기서 내가 좋다고 말해버리면 스포가 될 것 같아 그건 패쓰~

내가 좋다는 건 최소한 그들은 범인이 아니라는 얘기니까....ㅎ

 

다만 건방지고 경솔하고 싸가지 없는 신참 여형사 '니콜'을

'가마슈' 경감이 그렇게 깨닫게 해주려 노력했지만 결국 바뀌지 못하고 그대로 끝난 게 아쉽~

처음 등장할 때는 '가마슈' 경감과 콤비를 이루는 또다른 주인공인 줄 알았더니만...-_-;;;

혹시 후속편에 또 나오는 건지 궁금~

 

 

 

 

살인사건의 범인을 밝히는 추리소설이지만

작품해설에 나온 말처럼 살아가면서 마주칠 수밖에 없는 상실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소중한 사람을 잃은 상실감과, 그 외의 크고 작은 수많은 상실들...

그 상실감을 또 다른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극복해가는 과정을

여성작가 특유의 섬세하고 따뜻한 시선으로 따라간다.

 

 

"인생은 상실입니다.

하지만 바로 그 상실에서, 책이 강조하고 있듯이 자유가 나와요.

영원한 건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

변화는 불가피하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있고 적응할 수 있다면

우리는 더 행복해질 거예요."   p188

 

 

미스터리적인 부분도 재밌지만, 그냥 문학작품으로도 충분히 멋진 작품이다.

 

이 멋진 작품이 심지어 시리즈라니 너무 좋아!! >_<

유려한 문장부터, 분위기, 캐릭터, 무대배경 등,

이렇게 복합적으로 내 취향이기도 참 힘든데 말이지~ㅎ

 

'가마슈 경감 시리즈'는 이 <스틸 라이프>가 1편이고 이후로 10편이 더 나왔으며,

현재 국내에는 5편까지 번역되어있다.

나오는대로 싸그리 몽땅 다 사서 읽어야지!ㅋ

2편 <치명적인 은총>은 미리 사놨는데 사놓길 잘했네.

일단 2편에서는 '스리 파인스' 마을이 또 다시 무대로 등장한다니 기대,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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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블랑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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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조아하자 2015.02.15 21: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요즘은 도서정가제때문에 책값이 비싸져서 책 구매하는 것이 좀 망설여 지더군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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