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마자 바로 읽게 되는 책이 있는가 하면, 몇년이 지나도록 도무지 읽히지 않는 책도 있다.
그렇다고 읽지도 않은 책을 버릴 수도 없어서,
이런 책들은 책꽂이 한쪽 구석에서 혼자 바래가며 오랜 세월을 묵묵히 꽂혀있게 마련이다.
이 '신들의 사회'도 그런 책 중의 하나로, 무려 10년은 된 듯.ㅋ
그 사이 내가 구입했던 이 책은 절판이 되고 새롭게 재출간된 책마저도 현재는 품절인 상태~
암튼 그 책을 비로소 다 읽었다.

마치 오래 묵은 과제를 해치운 것 같은 후련한 기분.ㅋㅋ




줄거리를 간략하게 소개해보자면,
먼 미래에 한 집단의 인간들이 지구형의 행성을 장악하고 그곳에 정착한다.
이들 '제1세대'는 스스로 신이 되어 자신의 자손들이기도 한 인간들을 엄격한 카스트제도로 억압하는데
과학을 독차지하여 유전자학을 바탕으로 한 환생 제도를 억압의 수단으로 사용한다.
즉, 인간들은 죽음에 이르렀을 때 일종의 심사를 받아서 다음 생을 결정받게 되는 것이다.
그러던 중, 과학의 개방과 카스트제도의 철폐를 주장하는 '촉진주의자'들이 나타나게 되는데,
'제1세대'의 일원이었던 샘(싯다르타, 불타 등 수많은 이름으로 불리운다.)은
천상도시에서 인간세상으로 내려와 신들과의 전쟁을 시작한다.


"괴로운 처지에 빠져있는 노예가, 자신이 환생할 것을
- 기꺼이 괴로움을 참고 견딘다면 아마 살찐 상인으로 -알고 있다면
그의 태도가 단 한 번의 삶만 주어진 자의 그것과 같을 수는 없네.
지금 겪는 고통이 아무리 심하더라도, 그만큼 장래의 쾌락이 보장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면
그는 거의 어떠한 일도 견뎌낼 수 있는 거야."



신화와 SF의 만남, 종교와 과학의 만남을 보여주는 독특한 스타일의 문과계 SF소설로
SF라고는 하지만 오히려 미래가 아닌 고대를 배경으로 하는 이야기인 듯한 느낌을 준다.




"신앙과 소망을 파괴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것을 실현시키는 일이니까 말입니다."


이야기의 구조가 시간순으로 배열된 것이 아니라, 2-1-3의 순으로 되어있어서
도입부분이 다소 뜬금없이 시작되고, 거기에 수많은 신들의 등장과
자상하지 못한 서술은 이야기에 몰입되기까지의 과정을 힘들게 한다.
처음 책을 구입했을 때 앞부분만 조금 읽고 책을 덮었던 것도 이런 이유에서였던 듯~^^;;;

하지만 일단 기본설정들이 이해되고 나면 굉장히 흥미롭다.
이 작품에서 차용한 신화에 대해 기본지식이 없는 관계로
작품을 완전히 즐길 수 없어서 아쉽기는 했으나 그냥 이야기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재미있다.
천상도시의 신들로 대변되는 힌두교와, 샘으로 대변되는 불교의 전쟁 이야기는
한편의 훌륭한 판타지 어드벤쳐이기도 하며, 모든 혁명과 개혁의 역사를 떠올리게 한다.

단어나 문장이 약간 난해한 부분들이 있어서 술술 읽히는 소설은 아니고 (구판의 경우임)
다소 집중해서 읽어야 하지만, 그런 것쯤은 충분히 감수하고 읽을만 하다.
전혀 새로운 타입의 SF물을 경험할 것이다.^^*


"신들을 타도하고 천상도시를 함락시키기 위해 전진하라!
그대들에게 신들의 가호가 없기를!"


 

 

 

 

 

Posted by 블랑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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