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에 흩날리는 비>  /  지은이 : 기리노 나쓰오  /  옮긴이 : 권일영  /  비채



그저께 조금 읽다가 왠지 비 쏟아지는 날 읽으면 더 어울릴 것 같아서
마침 어제 밤에 천둥번개를 동반한 폭우 예보가 있길래 일부러 안 읽고 기다렸드니,
머야! 비도 얼마 안 오더구만...-_-;;;

암튼 아쉽게 비는 얼마 안 왔지만 결국 어제 이 <얼굴에 흩날리는 비>를 다 읽긴 읽었다.
정말 간만에 읽은 '기리노 나쓰오'의 소설인데, 후아.... 넘 잼있어!! +_+

<얼굴에 흩날리는 비>는 여성을 주인공으로 하는 하드보일드 '무라노 미로 시리즈'의 1편으로,
개인적으로 하드보일드를 그닥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 이 작품은 정말 좋다.
어쩐지 같은 저자의 <아웃>과 살짝 비슷한 느낌인데,
상처받고 위태로운 주인공과, 우울하고 비정한 분위기 같은 거 말이지...^^
(머, '기리노 나쓰오'의 작품들이 대부분 그렇지만...^^;;;)


"밤에 하는 드라이브가 좋아. 왠지 스스로에게 묻는 기분이 들어.
넌 누구냐, 그리고 어디로 가고 있느냐.
그런 생각을 하면서 운전하다 보면 어둠 속을 달리는 것이
마치 시간을 뚫고 행진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왠지 기운이 나."  
p95




주인공 '미로'는 자신 때문에 자살한 남편의 기억을 아프게 간직한 채 혼자 살고 있는 여성.

어느날 친구 '요코'가 그녀의 애인인 '나루세'가 맡긴 1억엔의 돈과 함께 행방불명되고,
돈의 원래 주인인 폭력단은 그녀와 가장 가까웠던 '나루세'와 '미로'를 의심하여
일주일 안에 돈을 찾아오라고 협박한다.

어쩔 수 없이 '미로'와 '나루세'는 '요코'의 최근 행적과 주변 인물들을 조사해 나가는데,
'미로'는 절대 '요코'가 남의 돈을 가지고 도망갔을 리 없다고 믿지만
조사 중에 하나씩 드러나는 단서들이 모두 '요코'의 범행을 가리키자 당황스러워한다.

과연 '요코'는 애인이 맡긴 돈에 눈이 멀어 달아난 것인가.
또 대체 어디에 있는 것인가.


"중요한 건 이상하다고 느끼는 감성과 왜인가를 생각할 줄 아는 상상력이야."   p243


'미로'는 푹푹 찌는 여름 장마 속에서 자신의 우울을 끌어안고 끊임없이 돌아다니고,
차곡차곡 쌓이는 단서들과 함께 사건의 진상도 서서히 모습을 갖춰간다.
캬~ 조각퍼즐이 착착 맞춰지는 것 같은 요런 전개 좋지~ㅋ

게다가 도발적이고 선정적인 논픽션을 주로 쓰는 르포라이터였던 '요코' 탓에,
조사과정 중에는 시체애호동호인, 창녀, 여장남자, 스트립퍼 등, 자극적인 소재가 잔뜩 등장한다.
한마디로, 지루할 틈이 없다는 거~~ㅎ

그리고 그 사이로 '미로'와 '나루세'의 은근한 로맨스도 곁들여지는데, 이것도 분위기가 독특하다.
달콤하거나 아름다운 로맨스가 아니라, 위험하고 냉혹하고 우울한 로맨스...


"스스로에게 벌을 주기 위해 죽는 사람은 드물죠.
그 사람은 당신에게 벌을 주기 위해 자살한 거죠?"  
p121




결말로 가면서 사건의 새로운 진상들이 퐁퐁 튀어나오며 소설은 반전의 반전을 거듭한다.
요즘처럼 충격적이고 경악스러운 반전이 판을 치는 때에
이정도 반전을 반전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싶기도 한 어느정도 현실적인 반전이지만,
개인적으로는 꽤나 충격이었고 인상적이었다.
왠지 서글프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고.... (읽은 분들은 이 심정 이해하실 듯...ㅜㅜ)


"아무것도 끝나지 않았다.
사람이 죽는 건 결코 끝이 아니라 늘 무엇인가의 시작이라는 사실을 뻔히 알면서."  
p305


'무라노 미로 시리즈'는 총 다섯 편이 나와있는데,
국내에는 1편인 <얼굴에 흩날리는 비>와 5편인 <다크>가 출간된 상태다.
뒤에 역자후기를 보니까 '비채'에서 앞으로 나머지도 전부 출간할 거라던데 대체 언제 나오는 겨?
머, 2,3,4편 소개를 보니 '미로'의 아버지 이야기라던가, '미로'와 자살한 남편의 고교 시절 이야기 등,
번외편격인 내용들인 것 같아서 1편 읽고 바로 5편 읽어도 별 상관은 없어보이지만...
암튼 내가 <다크> 읽을 때까지 한 권이라도 나와줬음 좋겠어~~^^



* '기리노 나쓰오' 작품 모음!!




Posted by 블랑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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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미카엘 2011.05.11 10:2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늘은 비가 많이 오는데 오늘같은 날 읽기 딱이겠어요!

  2. 제드™ 2011.05.12 09: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오랫만에 게으름을 털고 블로그 동네로 왔는데, 여전히 열심히 읽고 활발히 남기고 계시는 군요. 아핫. 괜히 기분좋아져요. 좋은 하루 되세요~! ^^ (근데 표지들이 다 음울해요 ㄷㄷ)

    • 블랑블랑 2011.05.12 19:3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요즘은 책도 별로 못 읽고 포스팅도 얼마 못 하고 있는데,
      제드님 말씀 들으니까 왠지 찔리네요...^^;;;
      '기리노 나쓰오' 책들은 표지 뿐만 아니라 내용도 다 음울해요.ㅎㅎ

  3. 신참자 2011.05.25 08:3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3, 4 편이 번외편이어서 2편읽은 후에 5편(다크) 보려고 기다리는 중입니다 ^^
    2편(천사에게 버림받은 밤)은 올해 출간예정이니 좋은 소식 기다려봐야지요 ㅎㅎ

  4. 아유위 2012.11.01 14: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점점 날씨가 추어지네요.ㅠㅠ
    옷 따숩게 입으시고
    좋은날 되셔요.
    잘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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