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과 불꽃과 나의 사체>  /  지은이 : 오츠이치  /  옮긴이 : 김수현  /  황매



'오츠이치'가 17살에 썼다는 그의 데뷔작, <여름과 불꽃과 나의 사체>를 드디어 읽었다.
220페이지 정도의 분량에, 페이지당 19줄의 적은 줄수, 널널한 편집 등으로,
천천히 읽어도 두어 시간이면 다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원래 책 잘 안 들고 다니는데, 요건 부피도 작고 해서 가방에 넣어 나갔다가
왕복 지하철 안에서 다 읽어버렸으니까~^^
아놔, 읽다가 내릴 역 놓칠 뻔~!ㅋ^^;;;;




아홉살의 소녀 '나'는 같은 반 친구인 야요이와 그녀의 오빠 과 셋이서 늘 함께 논다.
어느날 그들의 아지트인 높은 나무 위에 야요이와 둘이 앉아 있다가,
야요이가 친오빠임에도 불구하고 켄을 좋아하고 있다는 얘기를 하자,
'나' 역시 좋아하고 있음을 고백하고,
이에 질투를 느낀 야요이는 '나'를 나무에서 밀어 떨어뜨려 죽인다.
그리고 그때부터 야요이와 켄의 사체 숨기기가 시작되고, '나'는 그들의 모습을 묵묵히 지켜본다.

마침 그즈음은 주변에 연쇄 아동 납치사건이 벌어지고 있어서, '나'의 실종도 그 사건과 관련지어지고,
아홉 살의 야요이와 열 한 살의 켄은 수색대원과 마을 사람들의 눈을 피해,
사체를 여기저기 숨겨가면서, 미리 점찍어둔 최후의 장소로 옮겨간다.


"아침은 나 이외의 모든 것 위에 찾아왔고, 나 이외의 모두가 살아 있었다."   P66


살해당한 '나'의 무덤덤한 이야기도 왠지 으스스하지만,
야요이와 켄의 행동은 그것이 어린 아이들에 의한 것이라는 점에서 더욱 섬찟하다.
심지어 켄은 은근히 그 스릴을 즐기는 듯한 모습을 보여준다.

머, 원래 어린 아이들이란 잔인한 존재니까...
아이의 순진무구함이 잔인함과 얼마나 쉽게 통하는지는 실제로도 숱하게 보고 겪어왔다.
아이들은 모르기 때문에 동물이나 곤충, 심지어 또래 동료들에게도 잔인한 짓을 서슴치 않고,
또 모르기 때문에 용서받는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에서는
'난 몰랐어'라는 말에 '그게 바로 모르고 있는 모든 사람들의 죄'라고 말하는 대목이 나오는데,
이것에 대해서는 난 언제나 명확한 결론을 내릴 수 없어 혼란스럽다.




암튼 야요이와 켄이 몇 번이나 '나'의 사체를 다른 사람들에게 들킬 뻔 하는 상황을
모면하면서 전개되는 이야기는 무척이나 흥미진진하고,
중간중간 언급되던 연쇄아동납치와 관련된 반전도 꽤 재미있다.
게다가 이 모든 이야기를, 죽은 '나'의 시선을 통해 풀어감으로써 아주 독특한 소설이 되었다.
열 일곱살에 이런 이야기를 썼다니, 역시 '오츠이치'는 대단한 사람!

<여름과 불꽃과 나의 사체>는 150페이지 정도 분량이고,
뒤의 70페이지 정도에는 <요코>라는 다른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어느 부부의 집에 입주 가정부로 들어간 젊은 여성의 기묘한 이야기인데, 요것두 잼있다.^^



* '오츠이치'의 책 자세히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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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블랑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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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박재우 2010.05.04 17:5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잘쓰셨어요,,,아,,,전 지금 처음 쓰는데 님의 것을 참고 할게요.
    물론 배껴쓰는게아니라 그냥.,.. 아 이렇게 쓰는구나...나도 내생각을
    이런식으로 정리해서 써야겠다.....

  2. 가리 2010.08.26 11:4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들여 놓고도 제목이 웬지 거부감이 들어서 모시고만 있어요
    여름이 다 가기 전에는 읽어야겠는데 ㅜㅜ
    사 놓고 안 읽은 책은 왜이리도 많은건지...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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