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의 아이> 上, 下  /  지은이 : 덴도 아라타  /  옮긴이 : 김소연  /  북스피어



<영원의 아이>는 가족해체를 자주 다루는 '덴도 아라타'의 대표작으로, 
1999년에 '살림' 출판사에서 세 권짜리로 출간되었다가 절판되어,
한때 중고시장에서도 고가를 형성하며 구하기 어려웠던 전설적인(^^;;) 작품이다.
몇 년전에 북스피어에서 새로 낸다는 소식을 듣고 기뻐했었는데,
어찌 된 일인지 출간일이 자꾸만 미뤄져서 이제야 읽을 수 있었다.

상,하 권을 합쳐 1,500페이지가 훨씬 넘는 엄청난 분량이라 읽는데 꼬박 이틀이 걸렸는데,
책을 덮고 나서도 이야기 속에서 빠져나올 수가 없다.
왜들 그 난리인가 했더니 이렇게나 가슴을 울리는 이야기였구나!ㅠㅠ

가정 내에서의 아동폭력이란 얼마나 아프고도 슬픈 것인지...
그것이 자라고 자라 대를 물리며 얼마나 거대해질 수 있는 것인지....


"단 하나의 죄가 사람들 사이를 오가는 동안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부풀어 올라 많은 인생을 무너뜨린다."
   p768 (下)




유키, 쇼이치로, 료헤이는 동갑내기로, 12살이었던 17년 전에
같은 병원의 소아 정신과 병동에 입원했던 적이 있다.
29살이 된 현재 이들은 각각 간호사와 변호사, 형사로 재회하게 되고,
이야기는 17년 전의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진행된다.

17년 전 끔찍한 아동학대로 인해 마음에 병이 들었던 세 아이는
병원에서 운명적인 만남을 가진 후 서로의 상처를 공유하며 그 힘겨운 시절을 견뎌낸다.
그리고 여전히 진행중인 유키의 고통으로부터 그녀를 구하기 위해, 그들은 살인모의를 한다.


"모두 안 보이는 거야. 내 상처가 안 보여. 내가 안 보여......"   p233 (下)


17년이라는 세월이 흘러 성인이 되어 사회생활을 하는 이들은,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지만 여전히 상처를 지우지 못 한 채 고통스러운 삶을 살고 있다.
유키와, 그녀 곁을 맴돌며 멀리서 지켜보던 쇼이치로와 료헤이는 어느날 재회한다.

그리고 살인 사건이 연달아 벌어지는데, 피해자는 자식을 둔 어머니들...


"우리는 헤어지지 말았어야 했어.
계속 함께 있으면서 서로 지탱해 주어야 했어......"  
p770 (下)




이야기는 그들의 현재와 과거를 번갈아 오가며
17년 전 그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현재의 그들에게 과연 무슨 일이 벌어질 것인지를 향해 달려간다.

유키를 향한 쇼이치로와 료헤이의 애정은 절박하고도 애틋해서
어딘지 '히가시노 게이고'의 <백야행> 속 남녀주인공을 떠올리게도 하는데,
아마 어린 시절의 아픔을 공유한다는 것이 그렇게도 큰 의미이기 때문이리라.


"우리한테는 네가 있어 주는 게 중요했어..... 그때는 그랬어.
아니, 그때만이 아니야. 계속 그랬어.
지난 십칠 년 동안, 네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나는 어떻게든 살아올 수 있었어.
별로 대단한 삶은 아니었어. 수많은 사람들에게 상처를 입혔지. 그래도 네가 있었으니까......
네가 있었기 때문에 어떻게든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어."  
p752 (下)


참 쇼킹한 아동학대 사례가 많이도 등장한다.
체벌한답시고 담뱃불로 몸을 지지고, 뜨거운 샤워기를 장시간 대서 화상을 입게 하질 않나,
남자를 사귀기만 하면 아이를 혼자 버려두고 떠나는 엄마에다가,
가장 압권인, 친딸을 성폭행하는 아빠까지...

이 비정한 부모들은 그러나 소설 속에서 단순히 괴물로만 묘사되지는 않는다.
그들 모두가 상처를 가지고 있고 삶의 무게에 신음하느라 제 정신을 지탱하지 못 하고 있었을 뿐.
하지만. 그렇지만. 그 상처가 얼마나 거대한 것이었든지간에. 그들은 결코 그래선 안 되는 거였다.
그들이야말로 그 아이들을 세상으로부터 지켜줄 수 있는 유일한 존재였지 않은가.


"이 녀석은 병원균입니다.
이 녀석도 누구에게 옮았겠지만, 어디선가 잘라내지 않으면 끝나지 않습니다."  
p145 (上)




후반부에서는 나도 모르게 맘 한쪽이 울컥울컥하면서 몇 번이나 눈물이 나올 뻔했다.
17년 전 너무 어렸던 아이들에게 가해진 고통은 너무나 거대했고,
그로 인해 성인이 된 그들의 비극적인 인생은 너무나 슬펐다.


"살아 있는 것만으로도...... 죗값을 치르는 거야......"   p629 (上)


사실 읽으면서는 내심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이거 분량이 좀 과하게 많은 거 아냐?'하고 생각했었는데,
책을 덮고 나서는 생각이 달라졌다.
이 길고 긴 이야기를 읽지 않았더라면, 지금만큼의 감정이입은 되지 않았을지도....^^;;;

이 감정의 소용돌이가 어찌나 거센지 당분간은,
아니 최소한 하루 이틀 정도는 아무것도 읽지 못 할 것 같애...ㅠㅠ


"살아 있어도 괜찮아. 넌...... 살아 있어도 괜찮아.
정말로 살아 있어도, 괜찮아." 
p838 (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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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블랑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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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가리 2010.08.19 18:4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연히 님 블로그에 오게 됐는데요 리뷰들을 쭉 보니 제 취향과 상당히 비슷하시네요 ^^ 제가 읽은 책도 많이 보이는군요!
    영원의아이는 장바구니에 넣어두고 살까말까 수십번 고민중이예요
    절판됐다가 이번에 출간해서 상당히 말들이 많더라구요
    애도하는 사람도 사놓고 아직 못 읽었고..
    암튼!님 글 덕분에 더 좋은 책들을 알게 될거 같네요 ^^

    • 블랑블랑 2010.08.19 20:5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는 출간 전부터 기다리던 거라 나오자마자 망설임없이 사버렸져~ㅎ
      <에도하는 사람>도 읽긴 읽어야겠는데 어째 자꾸 미뤄지는...^^;;;
      암튼 취향이 비슷하시다니 방가워요~
      종종 들러주심 감솨하겠구요,, 혹시 블로그 하고 계심 알려주세요~ 저두 구경가게요~^^*

  2. 가리 2010.08.20 10:3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글 재주도 없공..도서평에 자신도 없어서용..블로그 없답니다 ^^;
    그냥 돌아다니면서 도서평 보는걸 좋아해요 ^^*
    오늘 하루 즐겁게 보내세요 *^^*

  3. 엠코 2010.10.27 09:0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 소설은 은근히 평가가 많이 갈리더라구요. 여운이 길게 남아서 인상깊었다는 얘기가 있는 반면, 이렇게 많은 분량을 뽑아낼 정도의 이야기인가, 라는 평도 있어서 읽을지 말지 쪼큼 망설이는 중입니다^^;;

    랄까, 상하권 합쳐서 이틀만에 다 읽었다구요?!

    • 블랑블랑 2010.10.27 12:5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분량이 좀 지나치게 많긴 해요~
      근데 그 지긋지긋한(ㅋ) 분량 때문에 다 읽고나면 여운이 더 길게 남는답니다.
      아무래도 등장인물들과 오랜 시간을 보내게 되니깐요.
      이틀동안 아주 꼬박!!! 읽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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