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즈의 닥터>  /  지은이 : 안보윤  /  이룸



이 책 사놓은 지가 도대체 언제인지...
지난 여름에 사서 책꽂이 한쪽에 꽂아두고는 잊고 있다가 갑자기 눈에 띄어서 꺼내읽게 됐는데,
생각보다 훨씬 재미있어서 아주 한 자리에서 호로록 다 읽어버렸다.ㅎ

현실과 환상이 뒤엉키는 이야기인데,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내가 원래 요런 소설을 좋아하거든~ㅋ


" ―― 도대체 진실이라는 게 뭐죠? 뭐가 현실인가요?
내가 지금 보고 있는 당신은 현실인가요? 여기 있는 내가 현실이에요?
대체 어디까지가 현실이고 어디까지가 망상인 거죠?

―― 자네가 믿고 싶어 하는 부분까지가 망상이고 나머지는 전부 현실이지.
자네가 버리고 싶어 하는 부분, 그게 바로 진실일세."
   p172




고등학교 교사였던 '나'는 학교에서 우등생이었던 여학생 '수연'의 컨닝장면을 지적한 뒤
오히려 그녀에게 성추행범으로 몰려 법원으로부터 일정기간 동안의 정신과 상담을 명령받는다.
그리하여 정기적으로 '닥터 팽'을 만나 상담을 받게 된 '나'는 자신의 과거를 하나씩 이야기해나간다.

'나'는 사고나 병으로 지금은 다 죽어버린 엄마와 아빠, 누나의 이야기를 하는데,
그 이야기는 모두 어딘지 기이하고, 또 이야기를 해나갈 수록 앞뒤가 맞지 않고 엉킨다.
그리고 '닥터 팽' 또한 끊임없이 기괴한 행동과 모습을 보인다.


"긍정적인 상상은 희망을 주는 것이 아니라 현실에 대한 비참함만 증폭시켰다."   p176


현실과 환상의 경계가 모호한 '나'의 이야기 사이사이로
'나'를 짝사랑했던'수연'의 이야기가 더해지고,
'나'의 가족잔혹사에 대한 진실이 조금씩 밝혀지면서 소설은 아주 흥미진진하다.

'나'가 어린 시절 연탄광에 가둬서 죽게 한 길고양이의 기억은 충격적인 진실로 이어진다.


"자네가 집 철거를 미루는건 그 안에 뭐가 들었는지 알기 때문이야. 안 그런가?
자네는 알고 있지, 자네 집 연탄광 안에, 그 시멘트 덩어리 안에 들어 있는 게 뭔지."  
P206




개인적으로 아주 인상깊게 읽었는데,
마치 '미치오 슈스케'의 <해바라기가 피지 않는 여름>의 성인 버전 같은 느낌이랄까...ㅎ
내가 굉장히 좋아하는 분위기~^^

뭔가 '믿고 싶지만 존재하지 않는 것들'에 대한 애틋함과 
'믿고 싶지 않지만 존재하는 것들'에 대한 두려움 등이 맘 한 구석을 짠하게 한다.
세상에는 진실이 너무 고통스러워서 환각이 필요한 사람과 필요한 때가 있으며,
그것은 그 자체만으로 충분히 서글프다.

이제껏 내가 본 것들과 기억하는 것들은 과연 모두 진실일까?
책장을 덮으며 의구심을 떨칠 수가 없다.

하지만 뭐 어떠랴.
그것이 모두 진실이든, 혹은 환각이든, 도대체 그게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 ―― 현실이 그렇게 중요한가요? 환각이 보이는 상태로 좀 살면 안 되는 건가요?
현실이라고 해봐야 좋을 것도 없잖아요. (......)

끝까지, 도망치겠다는 겁니까. 그래요, 닥터. 나는 도망칠 거예요.
현실을 정면으로 바라보면서 살아가야 한다니 그건 너무 끔찍한 형벌이잖아요."  
p248-249

 

 

 


 

 

* 2012. 7. 21 추가

현재는 표지가 아래의 개정판으로 바뀌었어요~^^*

 

 

 

 


* 아래 링크를 통해 구매하시면 1%의 알라딘 추가적립금을 받으실 수 있어요~^^
(익월 15일 자동지급, 링크 도서를 포함한 해당 주문건의 총액에 대한 1%)



추천 한 방 꾹~!! 눌러주심 안 잡아먹어효~!! >_<

Posted by 블랑블랑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파크야 2011.01.23 21:1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환각입니다 에서 글 레이아웃이...매우 독창적이군요 ㅋ
    환각이라는 단어와 왠지 레이아웃의 묘한 조화가 인상적입니다 ㅎ
    좋은글 잘보고 갑니다 블랑블랑님 편안한 저녘되시길 바랍니다^_^

  2. 조문기 2011.01.24 03:3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그저 재밌겠다는 생각뿐..

    • 블랑블랑 2011.01.24 14:1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전 좋았는데 다른 분들한테는 어떨지 또 모르겠어요.
      조문기님은 '해바라기가 피지 않는 여름' 별로셨으니 이것도 별로 안 좋아하실 것 같애요.^^;;;

  3. 가리 2011.01.24 16:0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표지와 제목은 많이 봤는데
    표지가 영...거슬려서 관심 밖이었거든요?
    다른분들 말씀처럼 환각 글자 굉장히 독특하네요
    막막 사고파져용 ^^

  4. River 2011.01.27 20:3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읽고 싶습니다. 줄거리가 인상적이에요. ^^
    덕분에 좋은 책을 한 권 알게된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


Statistics Graph

최근에 달린 댓글

달력

 « |  » 2019.11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