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딴섬 악마>  /  지은이 : 에도가와 란포  /  옮긴이 : 김문운  /  동서문화사



'에도가와 란포'는 1965년에 이미 세상을 떠난 작가지만,
일본에 그 이름을 딴 추리문학상이 있을 정도로 장르 문학계에서는 전설적인 존재다.
추리나 미스터리, 호러물을 좋아하면서도 어찌 아직 그의 작품을 한 편도 읽어보지 못 했는데,
'에드거 엘런 포'를 좋아하는 내 취향에 미뤄봤을 때 꼭 읽어봐야 할 작가임에는 분명했다.
'에드거 엘런 포'를 좋아해서 이름까지 '에도가와 란포'로 바꿨다는 그가 아니던가.

암튼 읽어야지, 읽어야지 하면서 기약없이 미루고만 있었는데
드뎌 며칠전에 그의 책을 구입할 기회가 왔다.
바로 알라딘에서 <에도가와 란포 전단편집> 1권이랑 3권을 반값세일한다는 사실! ^0^ ㅋㅋ
잽싸게 두 권 구입하면서 장편소설도 하나 함께 구입했는데 그게 바로 이 <외딴섬 악마>였다.
'동서 미스터리 북스' 시리즈로 나온 책인데, 원래 정가 자체도 저렴한데다가
이것도 현재 35%나 할인판매되고 있었거든~ㅋ >_<

단편집을 먼저 읽을까, 이걸 먼저 읽을까 잠깐 고민하다가 집어들었었는데,
오, 진짜 책장 이렇게 빨리 넘어간 책도 꽤 오랫만!
이야기 전개가 스피디한 데다가 흥미진진해서 진짜 책 펼쳐든 그 자세로 끝까지 쭈악 읽었다니까~^^




서른도 채 안 된 젊은 나이에 백발이 되어버린 주인공 '나'.
그는 대체 어떤 무시무시한 공포를 체험했기에 이토록 머리가 새하얗게 새어버린 것일까.
이 이야기는 그가 겪은 어떤 기괴한 사건에 대한 수기다.


"독자들이여, 나는 젊었다. 나는 사랑을 빼앗긴 원한 때문에 나 자신을 잊었다.
나는 그때 내 앞에 얼마만큼의 곤란이 있고, 위험이 있고,
세상에서 상상도 못할 생지옥이 가로놓여 있는가를 전혀 몰랐다."  
p51


25살의 회사원이었던 '나'는 동료직원인 하쓰요와 사랑에 빠져 결혼을 약속하고,
어렸을 때 부모에게 버림받고 입양되어 자란 하쓰요는
양부모에게 발견당시부터 보물처럼 간직해온 족보를 사랑의 징표로 '나'에게 선물한다.

그러던 어느날 그녀는 자신의 집 앞을 서성이는 불길한 노인에 대한 불안을 호소하는데
그로부터 며칠 후 자신의 방에서 가슴을 칼로 찔린 채 시체로 발견된다.
사건 당시 그녀의 집은 외부인의 침입이 불가능한 상태로 사건은 미궁에 빠지고
'나'는 복수를 다짐하며, 존경하는 지인인 아마추어 탐정 미야마기에게 사건을 의뢰한다.

사건조사를 위해 며칠간 어딘가를 다녀온 미야마기는 아주 무서운 것을 보았다며,
그 후 자신이 받은 한 장의 협박편지를 보여준다.
그것은 그날까지 어떤 물건을 부치지 않으면 정확히 정오에 그를 살해하겠다는 것.
그러나 미야마기는 그 의문의 물건을 '나'의 집으로 보냈음을 알려주고,
12시를 즈음해서 살해위험을 피해 '나'와 함께 인파가 많은 해변가에서 시간을 보낸다.
그리고 그 시간에 아이들에게 둘러싸여 모래찜질 놀이를 하던 미야마기는
'나'가 지켜보는 앞에서 시체로 변한다. 역시 가슴을 칼에 찔린 채...


"한 아동 연구가는 아이들이 의외에도 어른에 비해
비상한 잔인성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말하고 있어. (......)
진화론자의 설에 따르면, 아이는 인류의 원시 시대를 상징하고 있어서
어른보다 야만스럽고 잔인하다는 거야."  
p111


소설의 전반부는 밀실살인과, 수많은 사람 앞에 공개된 상태에서의 살인이라는
불가능해 보이는 두 건의 사건과 함께 일반적인 추리물의 형태를 보여준다.
이 사건들은 중반부에서 대충 그 수수께끼가 풀어지는데, 이것도 매우 쇼킹!
(뒷통수를 후려치는 반전이라서가 아니라, 그 진실 자체가 쇼킹한 쪽.
이 소설은 전체적으로 반전이라는 요소보다는 그 자체로써 강렬하고 쇼킹한 이야기다.)


그리고 주인공이 그 배후를 찾아 오랜 지인인 모로토와 함께 섬으로 가면서
후반부는 기괴하고 소름끼치는 일종의 모험담으로 바뀐다.


"내가 그 복도로 쑥 구부러졌을 때 저쪽 끝에 나타난 것이 있었다.
그것은 엉켜 붙어서 내가 있는 쪽을 향해 무서운 기세로 달려왔다.
너무나 묘한 꼴을 하고 있어 나는 바로 그 정체를 알 수 없었다."
   p236




남성과 여성이 하나로 붙은 샴쌍둥이, 머리만 자란 난장이, 추한 얼굴의 꼽추,
다리관절이 개구리처럼 바깥으로 구부러지는 아이 등,
온갖 종류의 불구자들이 등장하며 이야기는 안타깝고 음울하며 기괴한 분위기를 내뿜는데,
비록 추리과정이라든가 하는 전개과정에 다소 억지스러운 부분들도 있고,
이런 저런 설정에 있어서도 작위적인 부분들이 눈에 띄지만,
이야기가 너무나 흥미로워서 책에서 눈을 뗄 수가 없다.


"그 소리는 그런 작은 동물이 내는 소리가 아니었다.
훨씬 더 큰 생물이 꿈틀거리는 소리였다."  
p288


기괴하고 잔혹한 이야기이긴 하지만, 의외로 그에 대한 상세한 묘사는 없는 편이다.
잔인한 걸 못 읽는 사람도 읽기에 그닥 무리가 없을 듯.
갠적으로 잔혹한 동물실험에 관한 부분이 살짝 거슬리긴 했지만,
이것도 그냥 그런 실험이 자행됐다.는 식으로 언급되고 넘어가므로 별로 걱정할 필요는 없다.

상처받으며 마음속에서 증오와 악의를 키우고,
그로 인해 끔찍한 광기에 사로잡힌 인간의 모습이 무척이나 충격적인 작품.

이 무더운 여름밤에 읽기에 아주 딱이다.


" '저쪽에서 그렇게 저를 싫어한다면 이쪽에서도 저쪽을 싫어해라, 미워해라'
라는 생각이 요즈음 생겨났습니다.
그래서 저는 요즈음 저와 다른 모양의 보통 사람을 마음속으로 병신이라고 부릅니다.
쓸 때에도 그렇게 씁니다."  
p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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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블랑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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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고등학생 2010.07.25 00:2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있잖아요 지금까지 읽은책중에 제일로 재밋는책이 뭔것같아요?ㅠ_ㅠ 제가책에 관심이 디게 많은데 여기블로그오니깐 다 읽고싶어지더라고요ㅠㅠ 추천해주세요!! 전 모든책 다 좋아해요 회랑정살인사건도 오늘 도서관가서 조금읽고왔는데 디게 재밋더라고요ㅠㅠ다 사고싶은데 학생이라 돈이없어서ㅠㅠㅠㅠ한권쯤 소장용으로 살까 생각중이에요!! 음.. 타샤의 크리스마스인가?그 할머니얘기잇잖아요 그거살까 생각중이엿는데ㅠㅠ아직 잘모르겟어요ㅠㅠ추천좀해주세요좋은책으로!

    • 블랑블랑 2010.07.25 09:3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http://animana.tistory.com/entry/책-리뷰-총결산-BEST-20

      요 주소로 가시면 며칠전에 BEST 20 포스팅해놓은 거 있어요~
      근데 사람마다 취향이 달라서..^^;;;
      지금 요 리뷰 대상 도서인 <외딴섬 악마>도 잼있어요. 책값도 싸고요~^^*

  2. 미카엘 2010.07.27 15:1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 드디어 외딴섬 악마를 읽으셨군요
    이 책이 의외로 기괴하면서도 뒷내용이 궁금해져서
    계속 읽게 된다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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