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이 : 히가시노 게이고 / 옮긴이 : 양억관 / 현대문학



그 유명하던 '용의자 X의 헌신'을 이제서야 읽었다.
제목이야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그동안 왠지 관심이 안 가서 어떤 내용인지도 전혀 몰랐다는..ㅋ
우연히 책 뒷장에 적힌 '추리소설로 위장한 거룩한 사랑의 기록'이라는 문구에 끌려서 질러버리고는
어제 일이 좀 일찍 끝나서 저녁에 반 정도만 읽어 볼까?하는 가벼운 마음으로 펼쳤다가
초반부터 바로 몰입되어 400페이지 가량의 분량을 그대로 끝까지 읽어버렸다.
400페이지라고는 하지만 글자가 빽빽하지 않고 스토리도 흥미진진해서 아주 그냥 술술 읽힌다.ㅋ




'이시가미'는 천재적인 두뇌를 가졌으나, 지금은 그저 평범한 수학교사인 중년의 독신남성이다.
그는 딸과 단둘이 살고 있는 옆방의 '야스코'를 짝사랑하여
매일 아침 그녀가 일하는 도시락 가게에서 도시락을 사는 것이 최고의 낙이다.
그러던 어느날, 이혼 후 돈을 갈취하며 괴롭히는 전 남편을 야스코 모녀가 살해하는 사건이 벌어지고,
이때부터 야스코 모녀의 범행을 은폐하기 위한 이시가미의 인생을 건 사투가 시작된다.


"이시가미는 속으로 다짐했다. 반드시 자신의 손으로 지켜 주겠노라고.
자신과 같은 인간이 이 아름다운 여자와 밀접한 관련을 가질 수 있으리라고는 상상도 해보지 못했다.
지금, 자신의 모든 지혜와 힘을 짜내 이 모녀에게 다가올 재앙을 막아내야 한다."  
p54


'완벽한 알리바이를 만든 천재 수학자 vs 그것을 파헤치는 천재 물리학자'라는 표지의 문구처럼,
이야기는 초반에 범인을 알려주고, 그것을 은폐하려는 자와 파헤치려는 자의 대결구도로 진행되는데,
읽다 보면 어느새 이시가미의 편에 서서 사건이 밝혀지지 않기를 바라게 된다.
다른 남자에게 마음을 빼앗기는 야스코의 모습에, 읽으면서 묘한 배신감마저 들 정도...;;;
이시가미의 대학동창이자, 역시 천재적인 두뇌를 가진 물리학자 '유가와'도 사건의 진실을 눈치채고는,
자신의 옛친구인 이시가미에게 끊임없는 연민의 눈길을 보낸다.




추리소설이지만 굉장히 슬픈 이야기다.
단순히 범인을 숨기느냐, 밝혀내느냐의 이야기에 그치지 않고 결말에 충격적인 반전도 숨겨져 있다.
이시가미의 사랑은 너무도 엄청나서 오히려 광기에 가깝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헌신은 감동적이다.
책을 읽고 나니, 이 이야기가 영화로는 어떻게 표현되었는지 영화도 보고 싶어졌다.
읽기를 멈출 수 없는 흥미진진한 전개에 인상적인 반전, 슬픈 결말까지, 정말 재밌는 소설이다.
역시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가 있는 건 다 그만한 이유가 있는 거라니깐~~~ㅋ
하지만 재미와는 별개로 책을 덮고 나니 내 기분은 어쩐지 우울해져 버렸다. ㅠㅠ
 

"그래도 나는 당신에게 이걸 밝히지 않을 수 없습니다.
자신의 삶을 모두 걸 만큼 당신을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하지 않으면,
그가 너무 가련해서 난 견딜 수 없어요." 
  p367



* '히가시노 게이고' 책 모음 클릭!!






Posted by 블랑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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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유쾌한몽상가 2010.09.27 10:1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 책 저는 군인시절에 봤었는데...정말 시간 빨리 지나가게 해주던 책이었죠 ㅋ 리뷰보니 새삼스래 추억이 떠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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