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의 손은 붉게 물들고>  /  지은이 : 미치오 슈스케  /  옮긴이 : 이영미  /  은행나무



'미치오 슈스케'는 <해바라기가 피지 않는 여름>으로 워낙에 팍 꽂혔던 작가라,
그 후 읽었던 <외눈박이 원숭이>라던가 <섀도우>가 살짝 기대에 못 미쳤어도 여전히 애정 중이었는데,
요즘 읽은 작품들이 아주 만족스러워서 역시 내 스타일의 작가라 다시금 실감하는 중.ㅎㅎ

얼마 전 읽은 <달과 게>도 좋았는데(소라게 잔인하게 죽이는 부분은 빼고!-_-;;;),
이 <용의 손은 붉게 물들고>는 내가 좋아하는 '미치오 슈스케' 특유의 분위기는 고스란히 담고 있으면서
거기에 반전에 반전으로 흥미까지 확실히 잡은 작품이다. 우훗, 재밌어!!! >_<
(머, 그래도 아직까지 나의 베스트는 <해바라기가 피지 않는 여름>이지만.^^)


"상상은 사람을 집어삼킨다.
관념의 산물인 용이 인간을 뱃속 저 깊은 곳으로 삼켜버리듯이." 
  p340




상점에서 일하는 19살의 과 중학생인 여동생 가에데
엄마가 재혼한지 얼마 안 되어 사고로 죽은 후 새아빠와 셋이 살고 있다.
새아빠가 여동생에게 추잡한 짓을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렌은 그를 죽일 생각을 품지만,
어느날 마침내 새아빠에게 몹쓸 짓을 당한 가에데가 먼저 그를 죽여버리고,
남매는 폭우가 내리는 밤 새아빠의 시체를 산에 가서 묻는다.

그리고 역시 엄마, 아빠가 죽고 새엄마와 셋이 사는 중학생 다쓰야와 초등학생 게이스케 형제.
새엄마는 친엄마가 살아있을 때부터 안면이 있던 사이로, 충실한 엄마 역할을 위해 노력하지만,
다쓰야는 그녀가 아빠와 결혼하기 위해 친엄마를 사고로 위장해 죽였다고 믿으며 증오한다.
그리고 게이스케는 그런 형을 불안한 눈으로 바라보며,
실은 자신의 어떤 말이 엄마를 죽음으로 몰았다고 자책한다.

똑같이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새엄마, 새아빠와 가족을 이룬 이 기구한 형제와 남매는
폭우가 쏟아지는 어느 날 렌이 일하는 상점에서 운명적인 만남을 갖는다.
새엄마에 대한 반항심으로 상점에서 물건을 훔친 쪽과, 어린 도둑을 잡는 쪽으로.

그 후, 새아빠의 시체를 산으로 옮기기 위해 집을 나서는 남매를 형제가 목격하면서부터
이들의 관계는 밀접하게 얽히기 시작한다.


" - 내가 지금 어떻게 해주면 좋겠어? -

그 질문에 대답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던 것 같다.

- 죽여주세요 - "  
p287




이야기 내내 소설 속에서는 태풍을 동반한 폭우가 쏟아지고,
형제와 남매는 그 폭우 속에서 언뜻언뜻 용의 모습을 본 것 같은 환각을 느낀다.
아직 어른이 되기 전인 이 아이들은, 폭우 속에서 물건을 훔치고, 사람을 죽이고, 시체를 묻는다.
그리고 이 궂은 날씨는, 가뜩이나 불안한 이들 남매와 형제의 앞길에
뭔가 더 불길한 일이 터질 것 같은 아슬아슬한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킨다.

그리고 이어지는 반전에 반전.

'미치오 슈스케'의 미스터리 소설은 처음에 결정적인 단서를 의도적으로 빼놓음으로써,
독자로 하여금 읽는 내내 어리둥절하게 만들다가 마지막에 빵 터트리는 서술트릭 방식이 많은데,
이 <용의 손은 붉게 물들고>는 그런 방식은 아니지만, 역시나 반전이 있다.

커다란 반전 외에도 작은 진실들에 대한 반전이 여러번 등장해서 아주 흥미진진. ^0^
남매의 새아빠는 어떤 사람이었는지, 형제의 친엄마를 죽인 건 누구인지,
소설 전반부부터 잠깐씩 언급되는 1년 전 실종된 여학생은 어떻게 된 것인지,
새아빠가 살해된 날, 가에데에게는 과연 어떤 일이 벌어졌던 것인지 등등...
이 반전들은 무섭고, 섬뜩하고, 슬프고, 안타깝다.


"인간의 마음이란 게 너무 약해빠졌더라고.
강제로 다루려고 하니까 금세 망가져버렸어. 난 정말 깜짝 놀랐지."  
p299-300


주요 등장인물은 초등학생부터 19살까지의 어린이와 청소년들인데,
역시 '미치오 슈스케'는 사춘기 시절의 불안한 심리 묘사에 강한 듯.
특히 주변 상황으로 인해 궁지에 몰린 연약한 어린이나 청소년의 심리를 아주 섬세하게 표현해서,
그의 소설들을 읽다보면 쓸쓸하고 가슴 한 쪽이 아리면서 어쩐지 그리운 느낌까지 든다.

다만 렌이 옛친구나 묘지관리인을 우연히 만나서 결정적인 이야기를 듣는 둥,
반전을 위한 작위적인 부분이 몇 군데 눈에 띄는 건 좀 단점.
아, 그래도 역시 난 '미치오 슈스케' 특유의 이 분위기가 너무 좋다니까~~~>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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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블랑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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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소셜윈 2011.04.15 20:3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 잘 봤습니다.

  2. 철이 2011.04.18 20:1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읽으면 한 동안 그 분위기에 빠져 있을 것 같단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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