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부메의 여름>  /  지은이 : 쿄고쿠 나츠히코  /  옮긴이 : 김소연  /  손안의책(사철나무)



600페이지가 훨씬 넘는 분량도 분량이지만, 한 자, 한 자 꼭꼭 씹어가며 읽고 싶은 욕심에,
일부러 연휴까지 기다렸다 손에 들었던 '쿄고쿠 나츠히코'의 <우부메의 여름>이다.
근데 그럴 필요가 없었던 게, 어찌나 흥미진진하던지 결국 하루만에 다 읽어버린...ㅋ
걍 주말 하루 짬내서 읽었어도 충분했던 것을 말이야~ㅋㅋ


"어둠은 빛이 없는 곳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어둠은 모든 곳에 있지 않은가."
   p612


고서점 주인인 교고쿠도가 미스터리를 풀어가는 일명 '교고쿠도 시리즈'의 1편격인 작품인데,
민속학에 대한 엄청난 지식과 통찰력을 가진 교고쿠도와 함께,
울증을 앓았던 경력이 있는 조금은 소심한 글쟁이 세키구치,
서양 도자기인형같은 외모에, 타인의 기억의 잔해를 볼 수 있는 탐정 에노키즈 등,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펼치는 무지무지 매력적인 이야기.^^




"우부메에 대하여-
전하는 바에 따르면 아이를 낳다가 죽은 여자의 집념이 이것이 된다고 하는데,
그 모습은 허리 아래는 피로 물들어 있고,
그 목소리는 오바레우, 오바레우 하고 운다고 합니다."    
-괴담평판


이야기는 대대로 산부인과 병원을 운영해온 구온지라는 집안에 데릴사위로 들였던 둘째딸의 남편이
1년 반 전에 밀실에서 실종된 후, 곧바로 둘째딸이 임신 중임을 알게 되었는데,
어찌 된 일인지 20개월째 출산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불가사의한 사건에서부터 시작된다.
그리고 때맞춰, 구온지 병원에서 일어났던 몇 건의 갓난아기 실종 사건이 수면위로 떠오르면서
이야기는 아주 미스터리하게 진행된다.


민간에서 전해내려온 괴담이나 귀신 등의 존재가 아니고서는 설명되지 않는
기이한 사건들이 이어지며 궁금증을 증폭시키는데,
이 이야기는 절대 초자연 현상에 그 기반을 두고 있는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의 거장 '쿄고쿠 나츠히코'는 이 모든 신비한 사건들을 모두 논리적으로 풀어준단 말이지.ㅋ
그 속에서 종교와 전설, 철학과 과학 전반에 걸친 뛰어난 통찰력을 보여주는데,
물론 다소 무리하게 느껴지는 부분도 없지 않아 있지만,
교고쿠도의 입을 빌어 설명하는 불가사의한 현상들에 대한 논리적인 이 설명들은 정말 매력적이다.
아, 이 작가 진짜 머리 너무 좋은 거 아냐? >_<


"우리는 누구 하나 진실한 세계를 보고 들을 수는 없는 거라네.
뇌가 고른, 소위 편중된 약간의 정보만을 지각할 뿐이야."
   p43

"아무 생각 없이 보고 있는 이 풍경도, 그저 존재하는 대로 보이는 것이 아닐세.
이 풍경은 우리들의 뇌가 줍거나 버리거나 조합하면서 필사적으로 재구성한 영상이야.
안구는 유리창이 아니거든. 세상은 있는 그대로 보이는 것이 아니라고.
반드시 취사선택이 행해지네. 그렇지 않고서는 우리는 그것을 인식할 수 없어." 
  p168

"우리는 현실을 살아가고 있는 것처럼 착각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뇌 안에서만 살아가고 있는 것과도 같아." 
  p489


분량이 많다 보니, 결말에 이르기까지가 다소 길게 느껴질 수도 있겠으나,
교고쿠도의 장광설들은 하나라도 빼먹으면 서운할 정도로 흥미롭고,
이 등장인물들이 나누는 대사들에도 재치가 가득해서 피식피식 웃음나오는 장면들이 많은 데다가,
이야기 전개 자체가 너무 기이해서 전혀 지루하지 않다.
두근거리며 읽다 보면 어느새 결말에 이르고,
결말에서는 사건 전반에 걸친 교고쿠도의 명쾌한 해설을 들을 수 있다.
아, 이 짜릿함이라니~~~ㅋ


'쿄고쿠 나츠히코'는 초자연 현상으로만 보이는 괴이한 이야기들을,
현실적이고도 논리적으로 그럴싸하게 설명해내는 기막힌 재주를 가지고 있다.
이것은 '교고쿠도 시리즈'만이 아니라, <항설백물어>같은 작품에도 관통하고 있는 그만의 특징.
현실과 초현실을 절묘하게 버무려서, 양쪽 취향의 독자를 모두 만족시킬 만한 그의 이야기들은
해박한 지식과, 그 지식을 기반으로 한 폭넓은 사고능력이 뒷받침되어야만 쓸 수 있는 것들이다.
이런 작가의 책을 읽을 수 있다니, 너무 행복해~ ㅠㅠㅋ


"이  세상에는 이상한 일 따위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존재해야 할 것만 존재하고, 일어나야 할 일만 일어나는 것입니다." 
  p445


아, 그나저나 나머지 '교고쿠도 시리즈'인 <광골의 꿈>이랑 <망량의 상자>도 마저 사읽어야지.
<망량의 상자>는 내용은 다 알지만, 이게 애니메이션으로 본 거라....ㅋ
매력적인 교고쿠도의 장광설을 빠짐없이 씹어 읽으려면 역시 책으로 읽어야 한단 말씀!!^^*

 

 

 

교고쿠 나쓰히코 책 모음!!

* 아래 링크를 통해 구매하시면 1%의 알라딘 추가적립금을 받으실 수 있어요~^^
(익월 15일 자동지급, 링크 도서를 포함한 해당 주문건의 총액에 대한 1%)




-- 추천 한 방 꾹! 눌러주심 안 잡아먹어효~!!! (>_<) --

Posted by 블랑블랑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파트리샤 2010.02.23 23:4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 회사일로 바쁘신데도 이 어마어마한 독서량은 어디서오는지;;;ㅋ 님리뷰잘보고 있슴다. 님리뷰덕분에 큰덕을본 ㅎ

    • 블랑블랑 2010.02.25 14:3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앗!! 저 독서량 절대 어마어마하지 않은데...어마어마하게 읽고 싶긴 하지만 시간이 여의치 않다 보니 마음뿐이죠~ㅋ 암튼 제 허접한 리뷰를 돔이 된다 해주시니 기분 무지 좋은데요~ 감솨여~^^*

  2. 자비점.... 2010.02.28 01:0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여즘 잠수 타시나?ㅎ 아..심심하네여 ㅋ


Statistics Graph

최근에 달린 댓글

달력

 « |  » 2019.9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