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실격>  /  지은이 : 다자이 오사무  /  옮긴이 : 김춘미  /  민음사


'청춘의 한 시기에 통과 의례처럼 거친 뒤 잊히는 작가', '청춘의 서' 등등으로 평해지는
'다자이 오사무'의 대표작 <인간 실격>을, 나는 청춘이 살짝 지나간 지금에야 읽었다.
사실 읽은 지 2주 정도 지났지만...ㅎ

확실히 청춘의 시기에 읽었다면 더욱 큰 감정의 폭풍을 맛봤을 것 같은 작품.
확실히 그때는 이런 류의 글에 강하게 매혹되는 법이니까~

이 나이에 읽는 '다자이 오사무'는 뭐랄까,,,
공감도 가고 이해도 가는 한편, 답답하고 측은한 느낌이 더 강해. ^^;;;




<인간 실격>의 내용을 간단하게 말하자면, 한 남자의 인생 부적응기라 할 수 있다.

유복한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어린 시절부터 인간과 삶을 이해할 수 없어 그저 두려워하던 '요조'는
그에 대한 타계책으로, 꾸며내는 익살을 선택한다.
누군가가 언짢아하거나 관계가 거북해지는 것을 극도로 두려워한 나머지 그는 늘 과장된 익살을 연기하고,
이때문에 주변에서는 밝고 명랑한 아이로 좋은 평판을 얻지만,
그의 삶은 고단한 연기와 끊임없는 불안으로 점철된다.

성인이 되어서도 이 인간과 삶에 대한 두려움은 나아지지 못 하지만,
수려한 용모와 섬세한 감성 덕분인지 이상하게 여자들에게는 호감을 얻어서 여러 여자를 거치고,
그 속에서 삶에 지친 어느 여자와 자살시도를 하기도 하고,
나름 믿었던 여자의 부정을 목격하기도 하며,
마약에 중독되어 정신병원에 들어가기도 한다.

소설은 주인공 '요조'의 혼란스러운 인생과, 그 인생 내내 그를 뒤흔드는 공포와 불안으로 가득하고,
마지막으로 그가 내리는 결론은 바로, 자신이 인간 실격인 존재라는 것.


"생각하면 할수록 사람이란 것이 알 수가 없어졌고,
저 혼자 별난 놈인 것 같은 불안과 공포가 엄습할 뿐이었습니다.
저는 이웃 사람하고 거의 대화를 못 나눕니다.
무엇을 어떻게 말하면 좋을지 몰랐던 것입니다."
   p17




'다자이 오사무'가 생전에 총 다섯 번의 자살시도를 하고,
마지막 시도에 성공함으로써 서른 아홉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는 사실은 유명하다.
이 <인간 실격>은 그의 자전적인 요소가 많이 들어간 소설인데,
이 소설을 읽고 나면 그가 얼마나 고뇌에 찬 인생을 살다 갔을 지가 생생하게 전해진다.

타인과 삶에 대한 공포는 적든, 많든 누구나 가지고 있는 것.
그리고 우리 모두가 얼마간은 자신을 꾸미고 연기하며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다자이 오사무'의 비극은 그것을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길 수 없는
극도로 예민하고 섬세한 감성과 두뇌의 소유자였다는 데서 비롯된다.

공산주의 사상을 접하기 시작하면서 자신의 부르주아적인 출신성분에 대해 느낀 죄책감과 절망이
그의 고뇌의 주요한 요소라고들 한다.
그러나 단지 그것만이 아니라, 그러한 죄책감과 절망을 느끼는 반면,
그가 자신이 가진 것들을 버릴 만한 배짱도 없는 겁많은 인간이었으며,
가족에게 인정받고 싶은 욕구 또한 가지고 있는 유약한 인간이었다는 것이 고뇌의 원천이었던 듯.

그는 아마 명석한 두뇌와 섬세한 감성의 소유자인 동시에,
유혹에 약하고 소심하며 의지력도 약한 인물이었지 않았나 싶다.

다섯 번이나 되는 자살시도 역시 '작품해설'에 나와있듯이
'도저히 타개할 수 없는 난관에 부딪히면 죽음으로 면책 받으려는 처세술 (p177)'로써 이용되었을 것이다.


"이 아파트 사람들 전부가 나한테 호의를 갖고 있다는 건 나도 알고 있어.
그러나 내가 얼마나 모두를 무서워하는지.
무서워하면 할수록 남들은 나를 좋아해 주고,
남들이 나를 좋아해 주면 좋아해 줄수록 나는 두려워지고 모두한테서 멀어져야만 하는,
이 불행한 제 기벽을 시게코한테 설명하는 것은 어려운 노릇이었습니다."  
p91


아무튼 그의 고뇌와 공포에 상당부분 공감이 가기도 하지만,
심약함과 소심함으로 인생 망쳐버린 남자의 자기변명 내지는 칭얼거림 쯤으로 느껴지기도 하니,
확실히 내가 나이를 먹긴 먹었나 보다.ㅋ^^;;;;

하지만 그래도 역시 쓸쓸한 느낌은 지울 수 없다.
자신의 인생을 송두리째 뒤흔들어놓는 거대한 공포와 절망을
누구에게도 온전히 이해받을 수 없다는 사실은 인간에게 얼마나 쓸쓸한 것일지....




책 뒷부분에는 20쪽 정도 분량의 <직소>라는 단편이 하나 더 붙어있다.
예수를 고발하는 가롯 유다의 대사로 이루어져 있는데,
예수를 너무 사랑한 나머지 그를 따라다니며 현실적인 뒤치닥꺼리를 도맡아 하지만,
정작 예수로부터 다정한 대우를 받지 못 하고 오히려 속물로 취급받는 유다의
서글픔과 고뇌가 담긴 독특한 시각의 흥미로운 소설이다.


"꽃은 시들기 전까지가 꽃인 것이다.
아름다울 때에 잘라버리지 않으면 안 된다.
그분을 제일 사랑하고 있는 것은 나야. 남들이 아무리 미워해도 상관없어.
하루라도 빨리 저분을 죽여드리지 않으면 안 돼 하고
저는 이 괴로운 결심을 점점 더 굳혔던 것입니다."  
p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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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블랑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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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AEGOON 2011.11.09 19:5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내용이 좀 무서울 것 같아요^^;
    낮에 읽어봐야겠군요 ㅎㅎ
    유익한 서평 잘 보고 갑니다^^

  2. 인폼몰닷컴 2011.11.10 00: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멋진 책리뷰 잘보고 갑니다. . ㅎ 과장된 익살연기라,, ,, 기대 되네요,

  3. 아레아디 2011.11.10 01:1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인간실격..직접 책을 보고싶게 하는 제목이네요..
    한번 읽어봐야겟어요.ㅎ

  4. 별이~ 2011.11.10 02: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익고싶은 책이면서 두렵기도 하네요^^
    하루 마무리 잘하시고, 행복한 저녁 되세요^^

  5. 리뷰쟁이 2011.11.18 18:2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퍼가곘습니다~!! 사진만!

  6. 달인2 2011.12.10 07: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이거 읽었어요. 마음이 고통스러울 때는 공감이 가기도 하는 책~

  7. 판텔리온 2012.03.21 21:3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실격이네요.
    디자이 오사무의 '인각 실격'은
    라이트노벨 문학소녀 시리즈에도 사용했던거 같은데 ㅎㅎ

    전 이 작품도 괜찮지만
    이 작가가 쓴 소설중에서는 '달려라 메로스'가 제일 마음에 들어요.

    • 블랑블랑 2012.03.22 06:2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문학소녀 시리즈는 이름만 들었지 읽어보질 않아서...
      라이트노벨 쪽은 별로 안 땡기더라구요..^^;;
      그치만 '다자이 오사무'의 <달려라 메로스>는 함 읽어봐야겠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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