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 IN>  /  지은이 : 기리노 나쓰오  /  옮긴이 : 권일영  /  살림

 

 

 

워낙에 좋아하는 작가이기도 하지만 '연애의 말살'을 다룬 작품이라고 해서 더욱 관심 업!

출간되자마자 바로 구입해서 읽었는데, 음... 감상은 조금 미묘...

'기리노 나쓰오' 특유의 독한 느낌이 부족해서인지 좀 심심하기도 하고,

뭔가 불편한데 그렇다고 재미가 없는 것도 아니고.... 흠....-_-

 

연애, 그중에서도 '불륜'을 다룸으로써,

한때 열정적이었던 사랑이 어떻게 변하고,

끝난 후에는 또 얼마나 지리멸렬해지는지를 다루고 있다.

 

소설 속 소설이라는 액자식 구성을 취하고 있는데,

간단하게 말하자면 불륜으로 상처받은 여자 소설가가

비슷한 처지의 어느 소설 속 등장인물의 실제 모델을 추적하여 그에 관한 글을 쓴다는 이야기.

 

 

"다마키는 '인'이란 소설을 쓰려 하고 있다.

주제는 연애에서 일어나는 말살이다.

말살이라고 해서 '진짜 죽음'을 이야기하는 건 아니다.

무시하고, 방치하고, 도망쳐 자취를 감추는 등등

제 처지만 생각하고 일방적으로 상대와의 관계를 끊어

상대방 마음을 '죽이는 것을 말살로 규정했다."   p10

 

 

 

 

여류소설가 '다마키'는 유부남인 담당 편집자 '세이지'와의 7년간의 긴 비밀 사랑을 끝냈다.

그녀는 '세이지'를 깊이 사랑했고 물론 '세이지' 역시 그랬을 테지만,

어쩐지 '선'을 넘지 않으려는, 그러니까 가정이 위협받지 않을 정도의 관계까지만을 원하는 듯한

그의 태도에 상처받고 절망하여 결국 끝을 고한다.

 

 

"난 누구하고도 당신을 나누어 갖고 싶지 않아. 그냥 그뿐이야.

누군가와 나누어 가져야만 한다면

나는 차라리 포기할 테니까 이제 내게 찾아오지 말아 줘."   p197

 

 

그후 그녀가 착수하는 작품은 유명소설가 '미도리카와'의 <무쿠비토>에 등장하는 'O코'의 이야기.

<무쿠비토>는 남편의 불륜으로 가정이 깨질 위기에 처한 부부의 이야기를 그린 소설로,

등장인물에 작가 '미도리카와'와 그의 부인, 자녀 등의 실명이 그대로 쓰여서

실제 있었던 작가 본인의 이야기를 그린 자전적 소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소설 속에서 '미도리카와'는 부인에게 불륜 사실이 들통나 갈등을 빚고,

그속에서 두 여자 모두를 잃지 않으려고 우왕좌왕하다 결국은 가정을 택한다.

두 번이나 낙태를 하고도 그에게 버려진 'O코'는 그 후로 어떤 삶을 살았는지 알 수가 없고,

'다마키'는 그녀의 이야기를 쓰기 위해 그녀의 실제 흔적을 쫓는다.

 

 

"미도리카와는 소설에서 말살을 행했다.

'O코'는 소설에 등장할 만큼 등장했는데 그 뒤에 어떻게 살았을까?

부부가 격렬하게 싸웠다는 사실을 알고 안도했을까?

아니면 치요코의 격렬한 질투에 덧없이 물러서고 말았는가?"   p69-70

 

 

등장하는 남성들은 모두 그녀들을 사랑하지만 가정 또한 지키길 원해 몸을 사리고,

그들을 사랑하는 여성들은 그 사실에 배신감을 느끼고 절망한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그들은 이미 누군가를 배신하고 나와의 관계를 만들어간 사람이고,

자신은 그 배신행위에 공조한 사람이 아니던가.

그런 관계에서 여자들은 대체 무엇을 기대하는 건지....

누군가를 배신하고 나를 만난 남자가 내게만은 절대 의리를 지키리라 믿었단 말이야?

이런 어리석은 여자들 같으니라구...-_-;;;

 

 

"자기가 세이지보다 한 걸음 더 앞서 내딛었기 때문에 짊어지게 된 마음의 무게를 견딜 수 없었다.

나만 등이 휘도록 무거운 짐을 지고 있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   p189

 

 

그러고보니 바로 이 점 때문에 내가 불편했던 듯.

이야기가 그녀들의 감정을 따라가다 보니

읽다보면 아무래도 그 절망에 나도 모르게 조금은 공감하게 되는데

그 절망 자체가 애초에 또다른 누군가의 절망과 고통을 기반으로 한 관계에서 비롯된 것 아니냐구...

그러니 그녀들의 그 피해자 코스프레에 공감하게 만드는 작품 자체에 거부감이 들었던 거지...

 

 

 

 

가장 인상적이고 강렬한 캐릭터는 의외로 '미도리카와'의 아내.

외도하는 남편에 대한 강한 집착을 보여주는데

사실 이 소설에서 가장 무섭고 독한 인물은 그녀가 아닐지....

 

암튼 '불륜'이라는 특정한 연애 관계를 다루지만 그에 대한 불편한 감정을 살짝 덮고 보자면,

사실 모든 연애라는 게 다 비슷비슷한 형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누군가를 사랑하고, 그 사랑이 시들해지고, 다시 다른 사람에게 끌리고,

그리하여 이전 사랑을 배신하지만 그 사랑을 위해 뭔가를 잃을 생각은 없어 상대에게 상처를 주고,,,

혹은 사랑을 받고, 그 사랑이 변하는 걸 느끼고, 적당한 관계를 유지하려는 상대에게 절망하고,

결국 그 절망을 참을 수 없어 고통스럽게 끝을 고하고....

 

소설 속 인물들은 연애가 끝난 후에도(심지어 상대가 죽은 후에도!!)

오래도록 그 파도에서 벗어나지 못 한다.

 

지금 힘든 사랑을 하고 있거나, 혹은 막 끝낸 사람이라면 한 번 읽어볼 가치가 있을 듯.

세상 대부분의 연애가 가장 불같은 한순간을 제외하면

사실 다 그렇고 그런 거라는 사실은 꽤 위로가 되어 줄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때는 그렇게 생각했어'란 연애의 본질이기도 하다고 다마키는 생각했다.

 

연애는 시간의 흐름을 견디지 못하고 은밀하게 변질되어 간다.

부패해 간다고 표현해도 괜찮을 것이다.

가스가 차서 한꺼번에 폭발한다.

폭발한 뒤에는 두 사람 다 제각각 내동댕이쳐져

주위를 둘러보면 낯설고 거친 들판이 펼쳐진다."   p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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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블랑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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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유위 2013.03.22 10:4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랜만에 찾아뵙습니다.
    긴시간 업무때문에 폭풍 예약포스팅을 하고
    전혀 관리를 못했네요.
    꽃샘추위가 와서 쌀쌀하지만
    지금만 넘어가면 따뜻한 봄이 되겠죠?
    불타는 금요일 한주마무리 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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