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린 머리처럼 불길한 것>  /  지은이 : 미쓰다 신조  /  옮긴이 : 권영주  /  비채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된 '미쓰다 신조'의 <잘린 머리처럼 불길한 것>을 어젯밤에 다 읽었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재밌다!!! +_+
한마디로, 치밀하고 촘촘하고 집요한 추리소설.

꽤 많은 등장인물과 다소 복잡하고 지루한 기본설정 탓에
처음 몇 십 페이지 정도는 책장이 더디 넘어갈 수 있는데
일단 이야기가 본 궤도에 접어들기 시작하면 그 담부터는 저절로 넘어간다.^^

알라딘 책소개에 나와있는 대로,
'본격 미스터리적 요소에 마을의 뿌리 깊은 아들 숭배 사상,
옛 조상의 지벌에 대한 사람들의 두려움 등의 민속학적 호러를 접목한 독특한 구성의 작품'
이다.


"오엔은 몸부림치며 미친 듯이 부르짖었다고 한다.

"반드시...... 반드시 손자 대까지, 칠 대 뒤까지 저주해주마......" "  
p63


이야기는 몇 십 년 전에 벌어졌던 미해결 연쇄 살인 사건을,
당시 해당 마을 순사의 아내였던 작가가 소설 형식으로 잡지에 연재한다는 설정으로 시작된다.

그 사건이란, 전후 일본, 히메카미 촌의 히가미 가의 후계자를 둘러싼 연쇄 살인 사건.

히가미 가문에는 대대로 과거 목이 잘려 죽은 옛조상의 지벌이 내려온다는 믿음이 있는데,
살인 사건의 피해자들 역시 모두 목이 잘려 사라진 채로 발견된다.
게다가 사건이 벌어진 장소는 전후 사정으로 미루어보아 당시 밀실 상태.




"직, 직, 직, 직.
그것이 이불 바로 근처, 이불 바로 옆에서 꿈틀거리는 듯한......
직, 직.
아니, 이불 주위를 돌고 있는 듯한......
이때, 요키타카의 뇌리에는 터무니없는 영상이 떠올랐다.
쿠비나시의 머리가 그 절단면을 다다미에 스치면서 달팽이나 지렁이가 지나간 자국처럼
핏줄기를 그리며 자기 이불 주위를 조금씩 조금씩 돌고 있는 광경이었다.
긴 머리카락을 질질 끌며 머리통이 다다미를 기어간다." 
  p259


지벌에 얽힌 괴담들이 살인 사건과 맞물리면서 분위기가 시종일관 으시시하다.
그저께 비오는 밤에 혼자 방에서 읽는데 어찌나 무섭던지...^^;;;

게다가 사건을 전후로 펼쳐지는 이런저런 미스터리한 일들이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킨다.

'절대 열어서는 안 되는 곳간'에 몰래 밥상을 나르는 가네 할멈이라든가,
한밤중 뒷간에 가던 요키타카가 목격한 목욕 중인 머리없는 여자라든가 등등...


"그때는 의미를 몰라도 나중에 깨닫게 되는 일도 있으니까 말이야.
뭐가 좀 이상하다, 묘하다는 생각이 들면 우선 기억해두는 거야.
표면만 보면 안 돼. 사물에는 반드시 이면이 있는 거야." 
  p263


이야기의 중요한 뿌리인 아들 숭배 사상과 남존여비 사상은 여성독자의 입장에서 굉장히 씁쓸했는데,
심지어 히가미 가의 서열 1위인 이치가미 가문에서는 이란성 쌍둥이가 태어나자
아들에게 향할 조상의 지벌을 딸 쪽으로 향하도록 하기 위해 힘을 쓴다. 허, 참....-_-;;;


"각지에 전해지는 공놀이 노래에도 태어난 아기가 아들이냐 딸이냐에 따라
매우 큰 차이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예가 있답니다.
시가 현에선 아들이면 '상경시켜 학문을 시키자'고 하는 데 반해
딸이면 '강변에 갖다 버리자'라는 가사가 있고,
아이치 현에선 아들이면 '땅바닥에 내려놓지도 않는다'면서 딸은 '거지와 한패'라고 노래하고,
도야마 현에선 아들은 '보물 같은 자식'인데 딸은 '밟아 뭉개라'라는 말까지 듣는단 말이죠."  
p197




일반적인 추리소설에 비해 마지막 추리 부분이
전체 500여페이지 중에 무려 60여페이지의 긴 분량을 차지하고 있는데,
그만큼 이야기 곳곳에 깔려있는 여러 복선들을 아주 치밀하게 밝혀준다.
개인적으로 요렇게 조목조목 찝어주는 결말 무지 좋아한다. 아주 짜릿!!!ㅋ >_<

게다가 막판까지 이어지는 반전의 반전!!! 오홋!!! +_+

으시시한 이야기 전개와 짜릿한 결말로 간만에 폭풍독서의 즐거움을 제대로 느끼게 해준 소설이다.
'미쓰다 신조', 이 이름을 꼭 기억해 둬야지.

참고로, 양면으로 전혀 다른 두 가지 버전을 연출할 수 있는 독특한 커버는 초판 한정이라니, 
이 커버로 책을 소장하고 싶은 분들은 미리미리 구입하시길~^^*


" "진심으로 지벌을 내리는 거라면 멸망시키면 그만 아니냐고 했지만,
만약 그 지벌이 엄청난 거라면 반대로 그 집이 무사히 존속될 수 있게 하지 않을까 싶거든."

"왜, 왜요?" (......)

"물론 영원히 지벌을 내리기 위해서지......" "  
p373



* 책 자세히 보기는 아래 해당 이미지 클릭!!!



(* 혹시 포스팅이 도움이 되셨다면 아래 책 이미지 중 하나를 살포시 눌러주시면 감솨~^^*)



Posted by 블랑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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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9.13 20: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 블랑블랑 2010.09.13 23:0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잼있어요~^^
      글고 걍 일하다 중간에 짬날 때 블로그질하고 있어요~ㅋ
      다 못 쓰면 임시저장해 놨다가 짬나면 또 이어서 쓰고...
      힘들어요...ㅠㅠㅋ

  2. 아야카와 류우지 2010.09.13 22:3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이거 읽으려고 사뒀어요. 근데 아직 손도 못대고 있다능... 우움.....
    서평을 보니 얼른 읽고 싶은데요? ^^

    • 블랑블랑 2010.09.13 23:0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처음은 살짝 지루한 감이 있는데 뒤로 갈수록 점점 재밌어요.
      사두셨으면 얼렁 읽어보세요~ 가급적 밤에 혼자 읽으시길 추천드려요~^^*

  3. 좀비마니아 2010.09.16 01:1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앗. 제가 다시 들렀습니다. 잘린머리 이걸 읽고 싶은데 어떤 책인가 싶어 님 블로그에 찾아왔죠^^* 블랑블랑님이 인용하신 책 구절들이 인상적입니다. 그런데 포스팅이 도움이 되셨다면 아래 이미지를 눌러 달라는 ㅁ문구를 보고 의문사항. 물론 도움이 되었기 때문에, 누르면 혹시 님에게 좋은 일이 일어나나요? 그렇길 바라면서 꾹 눌러봅니다.

    • 블랑블랑 2010.09.16 07:5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링크된 책 이미지는 알라딘 광고 링크에요~
      클릭하시면 제 적립금에 보탬이 되지요~ㅎ
      눌러주셔서 감솨여~ 힘을 얻어 앞으로도 열씨미 리뷰 올릴겠슴돠~^^*

    • 좀비 마니아 2010.09.18 01:55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런거라면 얼마든지 꾹꾹 눌러드리겠습니다. 좋은 리뷰 많이 올려주세요.
      전자북은 리뷰 안하시나여?

    • 블랑블랑 2010.09.18 07:1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넵~ 전 실물책을 선호하는지라...^^;;;
      암튼 감솨여~ '좋은'까지는 약속드릴 수 없지만 꾸준히 리뷰는 올릴께여~^^*

  4. 자주 오는사람 2011.01.16 14:4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작년에 책 리뷰를 찾아다니다가 우연히 이 블로그에 오게되었습니다.
    님의 리뷰를 읽을때 마다 모든 책들을 다 사서 읽고싶어져요! 독서라는 하나의 취미가 생길것 같아요. 항상 좋은 리뷰 감사합니다! 더 좋고 재미있는 책들 많이 추천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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