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주받은 피>  /  지은이 : 아날두르 인드리다손  /  옮긴이 : 전주현  / 영림카디널



주말에 비가 정말 징그럽게 내렸는데,
그 덕분에 날씨는 확실히 덜 더워서 집에서 뒹굴거리며 책 읽기에 아주 딱이었다.ㅋ
주말 내내 선풍기 앞에 엎어져서 요번에 구입한 책들 중 몇 권을 읽었는데,
'아날두르 인드리다손'의 <저주받은 피>로 이번주 리뷰 시작.^^

추리 매니아들로부터 '아날두르 인드리다손'에 대한 좋은 평을 마니 들었던 터라,
마침 이번에 '블랙캣 시리즈' 반값할인행사가 진행 중이길래 그의 책을 두 권 구입했다.
둘 다 저자의 유명한 시리즈물인 형사 에를렌두르가 등장하는 소설로,
시기적으로 이 <저주받은 피>가 먼저라기에 요것부터 읽었고 <무덤의 침묵>은 이번 주말에 읽을 예정.
머, 전혀 별개의 사건을 다루는 이야기들이니 어떤 걸 집어읽어도 그닥 상관은 없겠지만,
그래도 주요 등장인물들의 에피소드가 이어지니까 이왕이면~^^

추리물에서 마니 접할 수 있는 탐정물이 아니라 경찰물이다, 이건.




어느날, 한 이층집의 지하실에 살던 노인이 집 안에 있던 유리 재떨이에 머리를 맞아 살해된 채 발견되고
시체 위에는 '내가 바로 그다(I am HIM)'라고 씌여진 종이 한 장이 놓여있다.

그리고 수사과정 중에서 이 노인이 40년 전에 강간 혐의로 고소된 적이 있었음이 밝혀지고,
당시 강간 피해자였던 여성은 그 사건으로 임신하여 딸을 낳았으나
유전병으로 딸이 어린 나이에 죽자, 오랫동안 우울증에 시달리다가 결국 자살했음을 알게 된다.
사건을 파헤쳐가면서 살해당한 노인이 젊은 시절 난봉꾼에다가 여러 여성을 강간했음이 속속 밝혀지고,
주인공인 형사 '에를렌두르'는 이 살인사건 뒤에 뭔가 복잡한 진실이 있으리라는 것을 직감한다.


사건의 진실은 슬프다.
여성들을 강간하고, 협박을 일삼고, 늙은 부모의 돈까지 훔쳐대는 난봉꾼들과
그들에게 강간당하고 절망하고 인생이 틀어지는 여성들, 그로 인해 태어난 비극적인 생명들,
그리고 그녀들의 절박한 도움의 손길을 뿌리치는 형사의 모습 등은 굉장히 우울하다.

살해당한 가난한 노인은, 책을 읽어나갈 수록 피해자에서 가해자로 바뀐다.


"욕조에 들어가 양쪽 손목을 그었어요. 그러려고 면도칼을 샀죠. (......)
그 일을 생각할 때마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게 뭔지 알아요?
욕조에 가득 찬 피도 아니고, 시뻘건 물속에 쓰러져 있었던 동생도 아니고, 상처도 아니야.
상점에서 면도칼을 사고 있는 그 애 모습이에요.
면도칼 값을 치르는 모습, 동전을 세면서."  
p87




대단한 트릭이 있는 것도 아니고, 깜짝 놀랄 반전도 없으며, 천재적인 탐정도 등장하지 않는다.
그저 이혼남에 마약중독 딸을 가진 중년의 초라한 형사가 발바닥에 땀이 나도록 돌아다닐 뿐이고,
결말도 전개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예측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 책. 먼가 가슴을 울린다.

살아있음으로 오로지 타인에게 해만 끼치는 인간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무섭고도 슬프다.

하지만 단순 강도 사건으로 추측하는 경찰 내부의 따가운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뛰어다니는
형사 에를렌두르의 모습에서 저자의 여성에 대한, 사회적 약자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 느껴진다.


표지의 그림처럼, 소설 속에서는 전개과정 내내 비가 쏟아진다.
날씨는 우중충하고, 분위기는 우울하며, 이야기의 진실은 슬프다.
하지만. 그렇지만. 그럼에도. 책은 재밌다!


"아이들은 철학자죠. 우리 딸이 한번은 병원에서 이렇게 묻더구먼.
'왜 눈이 있게요?'
나는 그래야 볼 수 있으니까 하고 대답했어. (......)
아이가 틀렸다고 했어. (......)
그래야 울 수 있으니까 하고 말하던데." 
p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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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블랑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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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필론 2010.12.07 22:4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날두르 인드리다손은 저도 정말 좋아하는 작가입니다. 저주받은 피도 재미있게 읽은 기억이 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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