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상>  /  지은이 : 미야베 미유키  /  옮긴이 : 이규원  /  북스피어

 

 

 

느긋하고 태평한 무사 '헤이시로'와 총명한 미소년 '유미노스케' 콤비가 등장하는 작품으로,

<얼간이>, <하루살이>에 이은 3편이다.

개인적으로 세 편 중에 이게 이야기가 가장 풍부하고 재밌는 듯.

뭐, 상,하권 합쳐 1,000페이지가 넘는 방대한 분량이니...ㅎ

 

시리즈이긴 해도 독립된 이야기들이라 따로 읽어도 별 문제는 없지만

이왕이면 앞의 이야기들을 읽고 읽기를 권하고 싶다.

반가운 캐릭터들의 모습과 그 후 이야기들 덕에 200% 업된 재미를 느낄 수 있음.^^

 

<얼간이>와 <하루살이>는 여러 편의 연작 단편들이 이어지다가

마지막에 가서 하나의 커다란 이야기를 그려내는 구성이었는데,

이번 <진상>은 독특하게도 그 반대다.

꼬이고 꼬인 복잡한 장편을 먼저 들려준 후,

거기서 충분히 다루지 못한 개별적인 이야기들을 다시 하나씩 단편으로 다룬다.

오오,,, 이런 신선한 구성!! +_+

 

 

 

 

이야기는 길에서 칼에 맞아 죽은 신원불명 시체의 핏자국이

치워도 치워도 없어지지 않는 기이한 일로부터 시작된다.

그 후 '왕진고'라는 탁월한 효능의 피부 연고로 유명한 약방 주인이 살해되고

얼마 후에는 강가에서 매춘녀의 시체가 발견된다.

그리고 이 세 건의 살인사건이 20여 년전의 어떤 사건에서 비롯된 것임을 알게 되는데....

 

분량이 많은 만큼 등장하는 캐릭터도 굉장히 많은데,

그들 하나하나가 각자의 사연을 가지고 있고

그 사연들이 씨줄 날줄처럼 얽히고 설키며 하나의 커다란 이야기를 그려가는 모습은 정말 대단~

미미여사의 이런 능력 진짜 멋지구만~ +_+

 

참고로, 미미여사의 에도 시대물 미스터리는

현실에 기반을 둔 것과 초현실적인 무언가가 등장하는 것으로 나뉘는데 이건 전자.

이야기 초반의 지워지지 않던 길 위의 시체 핏자국도

사실은 그가 피가 잘 굳는 병에 걸렸든가, 아님 그런 약을 먹었기 때문이라 추론하고,

그리하여 약과 관련된 쪽으로 수사를 전개한다.

고로 나름 매우 합리적인 이야기지.^^

 

 

저자가 연애물을 써보고 싶어서 썼다는 작품이니만큼 여러 형태의 사랑도 등장한다.

특히 외모가 연애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여러 케이스로 고찰하는데,

가장 중심이 되는 건 젊은 추남 무사 '신노스케'와 미소년 '유미노스케'.

인품도 훌륭하고 모든 면에서 바르고 뛰어난 '신노스케'의 못생긴 외모는 진짜 안타깝....ㅠㅠ

한 소녀를 사랑하게 되는데 그녀는 관심도 없고...ㅜ

뭐, '신노스케' 역시 그녀의 미모에 끌린 걸 테니 그도 딱히 뭐라 할 입장은 못되겠지만.^^;;;

인정하고 싶지 않을지라도, 인간이란 역시 눈에 보이는 모습에 절대적인 영향을 받는 듯.

 

 

"마지마 신노스케. 아까운 남자다.

가지고 있는 뛰어난 점들을 더해 가자면 주판알을 한참 퉁겨야 할 사람이다.

그런데 외모가 다 가려 버리고 만다."   上권, p157

 

 

그외에 잘 생긴 손님만 보면 마음을 뺏겨 돈까지 쥐어주는 매춘녀라든가,

아름다운 미모와 자태로 어려운 상황이 닥칠 때마다 기댈 남자가 끊이지 않는 부인,

잘 생긴 외모로 여성들의 호감과 신뢰를 쉽게 이끌어내는 남자 등등이 등장하고,

그와 반대로 못생긴 외모로 짝사랑만 하는 인물들도 등장한다.

물론 이 모든 것들이 꼭 외모 때문만은 아닐 수도 있지만 일단은 이런 식으로...^^;;

 

 

"결국 여자는 욕심이 많다는 말이에요. (......)

자기가 걸어 본 적이 없는 길을 걷고 있는 여자가 부러운 거예요."

 

"그 길이 고생밖에 없는 흙탕길이라도?"

 

"흙탕길이라도 업어 주겠다고 등을 내미는 사람이 있다면 더욱 부럽죠.

그것도 한둘이 아니라 여럿이 몰려든다면."   下권, p117

 

 

그밖에도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많이 등장하는데,

예를 들면 그 시대에도 존재했던 복권이라든가, 매춘 이야기 등등...^^;;;

정규복권 외에 사설복권, 공동구매복권 등도 있어서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유일한 꿈이 되지만

성실하게 살던 사람이 복권에 당첨된 후 오히려 인생을 망치게 되는 경우라든가,

생계가 막막해진 여성이 찬합에 술안주 등을 넣어 다니며 파는 걸 일컫는 '찬합장사'가

실은 은근슬쩍 몸을 팔아 생계를 유지하는 거라든가....

(왠지 예전에 들었던 박카스 아줌마 생각났음...ㅜㅜ)

 

그리고 그 당시에는 어린아이들의 사망률이 높아서 일단 아들을 여럿 낳긴 하지만

나중에 자라서 상속받는 건 장남 뿐이므로,

나머지 자식들의 신세가 불분명해지며 생기는 문제도 꽤 심도깊게 다루고 있다.

다른 집에 양자로 보내거나 가게를 따로 내게 한다거나 하는데

이도 저도 아닌 채 한량 노릇을 하거나 군식구 취급을 받는 경우도 있다능...ㅜ

그때나 지금이나 밥벌이 문제는 아주 중요한 거지... 흠... -_-

 

 

 

 

암튼 1,000페이지가 넘는 분량만큼 흥미로운 이야기가 가득한 작품이다.

전체적인 줄거리도 짜임새있고~

 

한 가지 좀 거슬렸던 점은 이야기 속에 반복과 장황한 묘사가 좀 많다는 거....

방대한 이야기다 보니 독자의 이해와 기억을 돕기 위해

지나간 사건의 인물이 재등장할 때마다 계속 해당 사건을 간단하게 반복하는데,

이게 자꾸 보니까 생각보다 짜증나더라구....^^;;;

등장인물의 심리상태나 생각 등을 장황하게 길게 설명하는 것도 살짝 지루했고...

좀 더 간략하게 묘사하고 반복을 쳐내서 분량을 얼마간 줄였으면 더 좋았지 않았을까 싶다.

 

 

"애정이라는 것도 역시-."

문득 미간을 모으더니, "키우는 건가 봐" 하고 배를 쓰다듬는 시늉을 한다.

"몸속에서 키우는 것. 아기와 마찬가지로.

그래도 아기는 낫지. 커 가는 모습이 눈에 보이니까 쉽게 알 수 있잖아.

다섯 달이 지나면 오 개월 분만큼, 산달이면 십 개월 분만큼 애정도 함께 커 가지."

여자가 무사히 출산해 슬하에서 아기가 커 갈 때도 마찬가지다.

어머나, 기었네! 어머, 일어섰네! 하며 부모가 울고 웃는 것은

아기와 함께 애정도 성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남녀 간의 애정은 자라는 게 눈에 안 보여.

애초에 크고 있는지 어떤지도 알 수 없지. 그러니까 어려운 거겠지만."   下권, p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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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블랑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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