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에게 버림받은 밤>  /  지은이 : 기리노 나쓰오  /  옮긴이 : 최고은  /  비채



역시 '기리노 나쓰오'!! 역시 '무라노 미로 시리즈'!!
아, 이것도 1편 <얼굴에 흩날리는 비>만큼이나 넘 재밌어!ㅎ

확실히 '기리노 나쓰오'는 자극적인 소재를 활용해서 흥미를 업시키는 능력이 있는 듯.
<아웃>에서는 시체 토막 알바를 하는 도시락 공장의 여자들 이야기,
<그로테스크>에서는 길거리 매춘 이야기를 하더니,
이번 <천사에게 버림받은 밤>에서는 포르노 산업과 AV 여배우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리고 그 속에서 또 다시 잔혹한 인생들을 보여준다.


"늘 현실은 허구보다 훨씬 잔혹하고,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지잖아.
이런 내용을 소설로 쓰면 현실성이 떨어진다고들 할걸?
현실에서 버젓이 일어나는 일인데, 안 그래?"  
p161




본격적으로 탐정일을 하는 '미로'에게 어느날 묘한 의뢰가 들어온다.
의뢰인은 '성인비디오의 인권을 생각하는 모임'의 대표로,
'리나'라는 여성이 성인비디오 촬영 중 집단강간을 당한 걸로 보이는 비디오를 보여주며,
제작사를 고소할 수 있도록 당사자를 찾아달라는 것.


"물론 이것 말고도 강간이나 다름없는 경우는 허다해요. (......)
하지만 이만큼 노골적인 폭력 장면은 처음 봅니다. 이건 명백히 폭력에 의한 윤간이에요.
처음에는 연기였을지 모르지만, 뒷부분에서는 정말 얻어맞고 협박당했어요." 
  p13


그러나 '리나'는 해당비디오 단 한 편만을 찍고  모습을 감춘 상태이며,
제작사와 캐스팅회사 등에서는 모두 그녀에 대한 정보제공을 거부하여 일이 쉽게 풀리지 않는다.
수상한 제작사의 태도에 의혹을 느낀 '미로'는 발로 뛰고 몸으로 부딪히며 단서를 하나씩 모아가고,
이 과정에서 '리나'라는 여성의 인생도 퍼즐이 맞춰지듯 조금씩 그 모습을 드러낸다.
또한 AV 여배우가 어떻게 캐스팅되고, 성인 비디오가 어떻게 제작되는지도.

그리고 어쩌면 그녀의 자해장면을 담은 두 번째 비디오 촬영 후에
정말로 사망했을지 모른다는 소문을 접하게 되는데....


"그게 말이지, 제목이 이상하더라고.
'학문 그리고 자살의 권유'라는 우습지도 않은 제목이었대.
여자한테 약을 먹여 재우고는 배에 폭죽을 달아놓는 몹쓸 비디오인데, 거기 나온 걸 봤대.
자기 팔을 칼로 슥슥 그어댔다나.
얼굴색 하나 바꾸지 않고 그 짓을 하며 피투성이가 되었다더군."
   p137


포르노 산업, AV 배우들, 호스트클럽, 호모, 트렌스젠더 등, 자극적인 소재가 줄줄 튀어나와서
읽는 내내 아주 흥미진진!ㅋ

하지만 '기리노 나쓰오'가 매혹적인 이유는, 단지 자극적인 소재를 나열하는데 그치지 않고,
그 속에서 인생의 잔혹한 본질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는 데 있다.
특히 여성의 인생을 그리는데 탁월해서 여성 독자들에게는 아주 깊은 인상을 남기는 이야기들.

등장인물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자신만의 사연과 이유를 가지고 있으며,
읽다보면 모두에게 연민을 느끼게 된다.


"너무 많은 것을 가진 혜택받은 사람들은,
그것을 잃을까 두려워하기 때문에 불행해 보이는 법이다."  
p309




그나저나 1편에서도 그러더니 '미로'는 멋진 남자에게 너무 약한 듯.ㅋ
이번 <천사에게 버림받은 밤>에서도 옆집 사는 호모 친구에게 자꾸 이성감정을 느껴 고민하고,
적이나 다름없는 비디오 영상 회사 대표의 멋진 육체에 계속 끌리다가 결국 관계를 맺기도 한다.
쿨한 것도 좋지만 좀 너무 밝히는 거 아닌가?^^;;

암튼 결말도 나름 반전이 있어서 마지막까지 아주 재밌게 읽었다.
책장을 덮고 나서는 왠지 서글프고, 쓸쓸하고, 가슴이 먹먹한 느낌.


" '천사에게 버림받은 밤'. 누구에게나 그런 밤은 있는 법이지."   p411


이거 읽고 읽으려고 책꽂이에 고이 모셔뒀던 3편 <다크>도 얼릉 읽어야지.
'미로'의 아버지 '젠조'가 탐정활동을 하던 젊은 시절 이야기라는 번외편 <물의 잠 재의 꿈>은
원래 굳이 읽을 생각 없었는데 <다크> 마저 읽고 나면 그것도 읽어볼까나~
1,2편에서 잠깐잠깐 나오는 이 '젠조'도 꽤나 흥미가 가는 캐릭터란 말이지.
게다가 '미로'의 아기 시절 이야기도 궁금하고...

암튼 '하드보일드'라는 장르를 그닥 좋아하지 않았는데, 이 '미로 시리즈' 때문에 점점 좋아지는...^^ 


"좋은 일은 절대 연이어 일어나지 않는 법이야.
좋은 일 다음에는 나쁜 일이 생기리라 예상하고 경계해야 해."  
p83-84



* '기리노 나쓰오' 작품 모음!!




Posted by 블랑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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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와비 2011.06.25 22:2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오늘 우연히 들어오게 됬는데... 너무 멋지세요!!!!
    어떻게 이렇게 많은 책들의 리뷰를 쓰실수가 있죠? 너무 감동받았습니다.
    집에 가실때마다 이렇게 많은책들이 있으시면 정말 기쁘실거 같아요! 덕분에 좋은 책들 많이 알게 되고가요
    저는 일본의 추리 공포 소설 읽는게 삶의 낙인 여중생입니다ㅎㅎ
    가장 좋아하는 작가님은 오츠이치님이시고요 앞으로도 자주 들릴께요^^

    • 블랑블랑 2011.06.26 11:5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저 책 그닥 많이는 못 읽는데...^^;;; 왠지 부끄...ㅎㅎ
      오츠이치 좋아하시는군요~
      요즘은 좀 시들해졌지만 한때 저도 굉장히 좋아했던 작가에요.^^
      와비님 닉넴 외워둘께요~ 댓글 감솨해요~^^*

    • 와비 2011.07.05 12:43  댓글주소  수정/삭제

      와! 댓글 달렸을까하고 왔는데 더 많은책들이! 두둥!
      오늘도 잘 감상하고 가요~///^^///
      아! 닉넴외워주신다니 감사해요ㅎㅎ
      저번에 책 추천해주신것중에 다크 읽었는데 재미있었어요 3일 밤낮을 계속 봤지요 ㅎㅎㅎ 저 중학생인데 오늘 시험덕분에 빨리 들어온거에요 ㅎㅎ 시험끝나면 빨리 책읽고 싶네요 ㅠㅠ

    • 블랑블랑 2011.07.05 17:1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 <다크> 읽으셨군요. 전 아직 못 읽었다는...^^;;;
      1편, 2편 읽었으니 이제 조만간 저도 <다크> 읽어야지요~
      시험은 잘 보셨나요?
      공부도 열씨미, 독서도 열씨미 하는 예쁜 여학생이실 것 같아요.^^*

  2. River 2011.06.26 12:4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기리노 나쓰오의 작품을 단 한 권도 읽지 못했습니다. ㅠㅠ 더군다나 최근에 저명한 미야베 미유키의 작품도 뒤늦게 비로소 읽었지요. 나름 많이 읽었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지만, 다른 블로그를 구경하다 보면 한참 멀었다는 것을 늘 절감하게 됩니다. 조만간 읽고 싶습니다.

    • 블랑블랑 2011.06.27 10:3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기리노 나쓰오는 여자 작가 치고는 좀 거친 느낌의 이야기를 많이 쓰는 작가에요.
      개인적으로 아주 좋아하는 작가 중 한 명.
      기회되면 함 읽어보세요. 첫 작품은 <아웃>을 추천드려요.^^

  3. 명태랑 짜오기 2011.06.26 18:3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천사에게 버림 받은 밤, 한번 읽어 봐야 겠네요.
    즐거운 시간되세요

  4. 엠코 2011.06.29 10:5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몰랐는데 기리노 나쓰오 작가님이 쓰시는 소설들이 하나같이 소재들이 위험성이 철철 넘치네요잉.. 유명한 작가분이셔서 하나 읽어볼까는 했는데 이거 원 뭘 골라야할지..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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