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2. 10. 20:35 리뷰/─책
[소설 리뷰] 천사의 속삭임 (기시 유스케)
<천사의 속삭임> / 지은이 : 기시 유스케 / 옮긴이 : 권남희 / 창해
요즘은 읽고 나서 일주일 정도만 지나도 내용이나 느낌이 가물가물해진다.
이것은 본격적인 노화현상의 하나?^^;;;;
이것도 진작 리뷰를 올렸어야 했는데 다 읽은지 일주일이 지났더니 아무래도 어설픈 리뷰가 될 듯.ㅠ
게다가 앞으로 읽을 분들의 재미를 반감시키지 않기 위해서는
정작 중요한 내용은 쓸 수 없다는 곤란이 있기도 하고...
암튼 600페이지가 넘는 꽤 긴 분량이 조금도 부담스럽지 않은 흥미진진한 소설이다.
'기시 유스케'의 작품이 모두 재밌긴 하지만, 이건 그중에서도 상위권.^^
"그것은 불과 4, 5미터 앞에서 이쪽을 보고 앉아 있었다.
러닝셔츠와 파란 팬티를 입은 것으로 간신히 인간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뭐야...... 이건. 거짓말이야......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이." p523
이야기의 발단은 아마존 탐사에 다녀온 사람들이 차례로 자살을 하면서부터.
이들은 아마존 탐사 당시 한 팀을 이루고 있던 사람들로,
탐사 기간 중에 한 번 길을 잃어 어떤 장소에서 하룻밤 동안 야영을 하며 배가 고픈 와중에
행동이 조금 이상한 원숭이 한마리를 발견하여 잡아먹은 경험을 함께 했다.
그러나 그들의 자살이 더욱 기묘한 것은 바로 그 자살방법에 있었으니,
죽음공포증에 시달리던 남성의 급작스런 자살 자체도 이해하기 힘들지만,
평소 고양이과 동물을 극도로 두려워하던 남성은 동물원의 호랑이에게 스스로 뛰어들고,
아이를 하나 잃은 뒤 남은 한 아이마저 잃을까 봐 노심초사하던 여성은
그 아이를 지하철 선로에 던진 뒤 자살을 한 것.
그 후로도 엽기적인 방법의 연쇄자살사건은 계속 이어지는데,
이번에는 아마존 탐사와 연관이 없는 사람들이지만 기괴한 자살방법만은 같아서,
자신의 얼굴이 흉하다는 추형공포증에 시달리던 남성은 염산같은 용액에 얼굴을 담근 채 죽고,
평소 결벽증에 시달리던 여성은 더럽게 오염된 강물에 투신하여 죽는다.
이야기는 처음 자살한 남성의 연인이자, 호스피스 병동에서 일하는 정신과 의사인 '사나에'가
아마존 탐사에 다녀온 뒤 180도로 인격이 바뀌어버린 듯한 연인의 변화와 자살에 의혹을 품고
일련의 자살사건들을 하나씩 조사해 나가면서 진행된다.
그리고 그와 함께, 평범하던 생활에서 점점 기이하게 변해가는 한 청년의 이야기가 함께 진행되어
소설은 더욱 흥미진진하게 읽힌다.
사실 정말 얘기하고 싶은 내용은 따로 있는데
아무것도 모르고 읽는 게 더 재미있을 것 같아서 이 이상은 자제....^^;;;;
뭐, 난 거기까지 대충 알고 읽었어도 충분히 재미있게 읽긴 했지만,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상관없다 하시는 분들은 얼마전에 관련포스팅하면서 스포를 흘린 적이 있으니
그 포스트를 참조하시고~ (요기 클릭!!)
소설 속의 자살자들이 자살에 이르기 전에 한결같이 천사들의 날갯짓 소리와 속삭이는 소리를 듣기 때문에
얼핏 초현실적인 이야기인가 싶기도 하지만 절대 노노~!!
나름대로 과학적 기반을 꽤 충실히 가지고 있는 이야기다.
그래서 더 무섭고 흥미진진!^^;;;
한 가지 분명하게 깨닫게 된 것은,
고통과 공포의 존재가 생물의 생존에 있어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가 하는 것.
고통과 공포를 느낌으로써 위험을 피하고 다친 곳을 보호하는 등의 활동을 할 수 있으므로
아무것도 느끼지 않는 생물은 생존 자체가 불가능한 거지...
그러고보면 고통과 공포를 반드시 동반해야만 생존이 가능한 모든 살아있는 것들의 숙명이,
어쩐지... 좀 슬프네....ㅠ
"모든 것은 뭔가에 의존하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는,
인간의 근원적인 나약함에서 기인한 것이다." p598
암튼 무더운 여름에 읽는 호러소설도 좋지만, 겨울밤 읽는 호러소설도 독특한 맛이 있다.
밖에 나가기 싫어지는 겨울밤, 따끈한 이불 속에 배 깔고 누워서 과학호러소설 한 편 어떨까?
게다가 이건 지금 반값 할인 판매 중!! 후훗!!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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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독서가 너무 힘드네요 ㅠ
나이...무섭죠...세월이 내머리속에 지우개를 만들어주나봐요 ㅠ
600페이지라... 좀 부담이 ㅎㅎ
쉬는 날 한번 쫙 봐봐야겠네요^^
유익한 책소개 잘 보고 갑니다...
천사의 속삭임, 한번 읽어 봐야 겠습니다.
즐거운 시간되세요
기생충 포스팅 땐 미처 신경쓰지 못 했는데 표지 디자인이 맘에 드네요. 왜 자신들이 두려워하고 싫어하던 쪽으로 죽음을 선택하는지 등은 대충 알겠어요.
오,, 눈치채셨군요!!ㅎㅎ
근데 그거 대충 다 알고 읽어도 재밌어요.
저도 읽기 전에 누구한테 다 듣고 읽은 건데도 엄청 재밌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