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거스미스>  /  지은이 : 세라 워터스  /  옮긴이 : 최용준  /  열린책들



'세라 워터스'의 <핑거스미스>는 처음 출간됐을 때부터 살짝 관심을 가졌다가 잊고 있었던 책인데,
얼마전 누가 침 튀기며 잼있다고 하길래 마침 생각나서 검색해보고는
무려 30%나 할인판매 중이라는 걸 알고 바로 구입했던 책.ㅋ

700페이지가 넘는 묵직한 분량이라 처음 책장을 펼치기까지는 부담이 없지 않아 있었지만,
일단 펼치자 몇 쪽 읽기도 전에 바로 퐁당 빠져버렸을 만큼 초반부터 흥미진진한 소설이다.
지난 일요일에 하루종일 코박고 정신없이 읽었더랬지~^^


"그 시절, 내 이름은 수전 트린더였다. 사람들은 날 <수>라고 불렀다.
나는 태어난 해는 알지만 태어난 날짜는 오랫동안 알지 못했기에 크리스마스를 생일로 삼았다.
나는 내가 고아라고 생각한다. 내가 알기로 어머니는 죽었다.
하지만 어머니를 본 적은 한번도 없었으며 어머니는 내게 아무런 존재도 아니었다.
만약 내가 누군가의 아이라고 말해야 한다면 나는 석스비 부인의 아이였다.
그리고 아버지 역으로는 템스 강 근처 버러에 있는 랜트 스트리트에서
자물쇠점을 하는 입스 씨가 있었다."  
p11




여주인공 '수'는 부모 얼굴도 모르는 고아로,
아기 위탁업을 하는 '석스비 부인'에 의해 런던의 뒷골목 사기꾼들 사이에서 자란다.
석스비 부인은 아기 위탁 중에 부모가 포기한 아이들을 내다팔기도 하는 인물이고,
'수'가 아버지처럼 의지하는 '입스씨'는 자물쇠점을 하지만, 실은 장물거래가 본업.

어느날 '수'는 '젠틀먼'으로부터 한 가지 제안을 받는데,
결혼하면 막대한 유산을 상속받게 되어 있는 순진한 시골 아가씨 '모드'
젠틀먼이 꼬셔 결혼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것.
이 계획의 끝은 유산상속 후 '모드'를 정신이상자로 몰아 정신병원에 가두고
그녀의 유산을 가로채 나눠가지는 것으로,
이 제안을 수락한 '수'는 젠틀먼과 함께 '모드'의 저택으로 들어가 그녀의 하녀가 된다.

'수'는 그곳에서 너무나도 순수하고 맑은 '모드'에게 점차 묘하게 마음이 끌리게 되지만,
결국 계획은 진행되어 '모드'는 '젠틀먼'을 따라 야반도주를 하여 결혼식을 올린다.

그리고 '모드'를 정신병원에 보내기로 되어 있는 날,
'수'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무시무시하고 충격적인 일을 마주하게 된다.


소설은 처음 '수'의 시점에서 그들이 사기극을 벌이는 이야기가 나오고,
이번에는 '모드'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되풀이된 다음에,
다시 '수'의 시점으로 돌아가서 결말을 맺는 세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첫 부분의 마지막, 그러니까 소설의 3분의 1 정도 지점에서 이미 반전이 한 번 빵 터지고,
두 번째 부분에서는 그 반전이 어떤 경위로 이루어졌는지를
화자를 바꿈으로써 완전히 다른 국면에서 보여준다.
그런 고로, 두 번째 부분은 그 자체가 전부 반전...ㅋ^^;;;

그리고 마지막 부분에서는 이 사기극 뒤에 감춰져있던 진실이 드러나면서
얽히고 설킨 등장인물들의 이야기가 결말을 향해 치닫는다.



 
<핑거스미스>에 대해 말할 때, '반전소설'과 '레즈비언 소설'이라는 말 이외에
'페미니즘 소설'이라는 말도 종종 나오곤 하는데,
그만큼 이 소설에서는 '수'와 '모드', '석스비 부인'을 중심으로 한
여성 등장인물들의 공감과 연대가 굉장히 두드러진다.
그들은 사기를 치며 살아가는 험한 삶 속에서도 서로에 대한 은근한 애정을 보여주며,
이것은 서로를 돌보고 보살피는 모성애적인 모습으로 나타난다.
(심지어 조금 모자란 '데인티'까지도!)

그에 반해 '모드'의 삼촌이라든지, '젠틀먼' 등을 비롯한 여러 남성 등장인물들은 
가부장적이고 폭력적이고 이기적이며, 소설 속 여성들을 구속하고 위협하는 존재로 나온다.
('모드'가 석스비 부인의 집을 뛰쳐나와 갈 곳이 없어 방황할 때도,
거리에서 만난 남자는 흑심을 품고 감언이설로 그녀를 끌고가려고 하고,
그녀가 도움의 손길을 내민 '호트리'마저 그녀를 속이고 이상한 곳으로 보내려 한다.)

이런 이유로, 이 소설은 아마도 여성들에게 더 어필할 듯.
나 역시 스토리도 스토리지만, 어딘지 분위기 자체가 묘하게 맘에 들었거든~^^


한 가지 덧붙이자면, 보통 반전 소설의 경우 후반부가 제일 재밌기 마련인데
이 <핑거스미스>의 경우는 갠적으로 전반부와 중반부가 더 잼있었다.
중간 반전 자체도 너무 흥미진진했거니와,
두 여주인공이 서로에게 끌리면서도 서로를 속이는 과정의 심리묘사라든가
빅토리아 시대 런던 뒷골목 인생들의 이야기 등도 아주 흥미로웠단 말이지.

후반부의 경우, 이미 굵은 줄기를 다 알게 된 독자의 입장에서는
너무 구구절절하게 느껴지는 경향이 있어서 좀 아쉬웠달까...
이거 차라리 분량을 좀 줄였더라면 더 깔끔하지 않았을까 싶네.^^




참고로, <핑거스미스>는 BBC 방송국에 의해 만들어진 3부작 드라마로도 유명하다.^^



* 책 자세히 보기는 아래 해당 이미지 클릭!!!



(* 혹시 포스팅이 도움이 되셨다면 아래 책 이미지 중 하나를 살포시 눌러주시면 감솨~^^*)



Posted by 블랑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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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곡물 2010.08.29 16:1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ㅋㅋ침튀기며 재밌다고 하다니...ㅋㅋ
    역시 블랑님의 입담이란...
    그나저나 블랑님이 또 저를 도발하셨군요

  2. 곡물 2010.08.30 19:1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레즈비언 소설이라서 ㅇㅅㅇ

  3. 가리 2010.09.02 11: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작품이라면야 소재가 무엇이든 상관없는 1인입니다 ㅋ
    그런데 여기저기서 상당히 좋은 반응을 얻고 있네요~
    완전..궁금한데 표지가 살짝 구리구리하네용
    갈등갈등....ㅜㅜ

    • 블랑블랑 2010.09.02 13:0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네. 인기 많은 소설이죠~^^
      표지는 전 갠적으로 갠찮았던 지라...
      책도 양장본으로 묵직하니 색상도 화사해서 책꽂이에 꽂아놔도 밉지 않아요~ㅎ
      요즘 세일폭도 꽤 되니까 한 번 읽어보세요~ 잼있어요.^^

  4. 가리 2010.09.30 18:4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철썩같이 믿고 구매했습니다
    영화도 괜찮을까요?
    책 먼저 보고 꼭 보고싶군요~
    기대되요 *^^*

    • 블랑블랑 2010.09.30 21:1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앗!!!
      철썩같이 믿으신다니 왠지 불안해지는...^^;;;
      드라마는 저도 아직 안 봤는데 평은 갠찮은 것 같드라구요~
      책은 저같은 경우는 후반부가 살짝 지루하긴 했는데 전체적으로는 역시 잼있는 소설이죠.^^

  5. ......... 2011.06.19 10:1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가수 노영심 알죠?노영심이 꿈을 꾸고나서 라디오에서 말을 했는데 노영심이 꿈에서 버스를 타려고 했는데 그 버스에는 4명이 타고 있었데요근데 노영심이 타려고 했는데갑자기 버스에 타고 있던 어떤 한 명이 노영심 한테 타지 말라고 했는데자세히 봤더니 이였데요그리고 그 뒤에는 2명이 있었는데 그 두명은 다름아닌 서지원과 김성재였데요근데맨뒤에 있는 모자를 푹 눌러 쓰고 앉어있던 사람을 자세히 봤는데 손호영이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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