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추리 스릴러 단편선>  /  황금가지



어제, 오늘, 간만에 여유로운 주말을 보내면서 책도 좀 읽고 만화책도 보고 그랬는데
그중에 한 권이 바로 '밀리언셀러 클럽'에서 나온 <한국 추리 스릴러 단편선>이다.
쌓여있는 많은 책 중에서 이 책을 골라든 이유는
일단 추리 단편이 읽고 싶었고, 그 중에서도 한국작가의 작품이 갑자기 땡겨서.^^

'최혁곤', '김유철', '한이', '류삼', '정명섭', '김재희', '강지영', '박지혁', '이대환', '나혁진' 등
총 10명의 국내작가가 쓴 10편의 추리 스릴러 단편이 실려있다.




푸코의 일생 (최혁곤)
듣지도 짖지도 못 하는 유기견 '푸코'를 데려다 키우는 킬러의 이야기.
전개과정도 흥미롭고 특히 중반부에서 일을 다 끝낸 킬러가
자신의 결정적인 실수를 깨닫고 패닉상태에 빠질 때의 긴장감은 최고였다.^^
아, 근데 동물이 불쌍하게 되는 이런 슬픈 결말은 싫다구!! ㅠㅠ


알리바바의 알리바이와 불가사의한 불가사리 (이대환)
밀실에서 증발한 범인에 관한 이야기로, '문제편'과 '해답편'으로 구성된 독특한 단편이다.
추리잡지에 문제편을 실은 후 독자들이 보낸 해답들 중 우수한 것을 보여주는 형식인데,
보는 시각에 따라 전혀 다른 두 개의 해답이 나온다는 점도 재미있다.


암살 (김유철)
4.3 사건 직후, 제주에서 벌어진 한국군 장군 살해 사건을 수사하는 이야기.
개인적으로 군대 쪽으로는 계급도 모를 정도로 백치라 배경이 좀 지루했지만
결말 부분에서는 살짝 울컥하기도....
책 뒤의 해설에 나온 것처럼 장르문학이라기보다는 순수문학의 느낌이 강하다.


싱크홀 (류삼)
청각장애의 어린 아들과 엄마가 폭우 속에서 차를 몰고 가던 중,
정신이상자에게 납치되어 벌어지는 이야기인데,
'알프레드 히치콕'의 영화 <싸이코>도 좀 떠오르고,
납치된 두 사람과 범인의 시점이 번갈아 나와서 흥미진진하다.
단, 결말이 공포영화에서 흔히 보여주는 형태라 좀 진부한 느낌.^^;;;


안녕, 나의 별 (나혁진)
인기가수에 빠진 고등학생 불량소녀의 이야기로,
인기가수의 내연녀 사망사건 속에 숨겨진 '다잉 메세지'가 등장하는데 이게 좀 억지스러운 느낌.
그리고 이야기의 중심이 뭔지 모를 정도로 사설이 긴데, 뭐, 그건 그것대로 나름 재밌긴 하다.^^


거짓말 (강지영)
결혼 전 진 사채빚 때문에 남편과 이혼하고 사채업자에게 시달리는 여자의 이야기.
집으로 찾아온 사채업자에게 에프킬라를 탄 콜라를 마시게 하는데 갑자기 찾아온 남편마저 그걸 마신다.
몇 번의 반전이 있고 꽤 흥미롭게 진행되는데 살짝 모호한 감이 있다.


불의 살인 (정명섭)
고구려 시대, 시장의 한 늙은 상인부부가 밤 사이에 상점에 불이 나 죽는 사건이 벌어진다.
우연히 그곳을 지나던 관리가 누군가의 방화로 추측하고 수사를 하는데, 결말이 좀 안타깝다.
누군가의 선의가 당사자의 목숨을 빼앗을 수도 있다는 걸 보여주는 단편.


일곱 번째 정류장 (박지혁)
개인적으로 제일 잼있게 읽은 단편.^^
매일 버스를 타는 치과여의사를 흠모하여 본의 아니게 스토킹을 하는 마을버스 기사가 등장하는데,
마을버스 기사, 형사, 여의사의 시각이 한 번씩 돌아가며 나오고,
시점이 바뀔 때마다 이야기의 모양새가 새롭게 다가오는 재미가 있다.


피가 땅에서부터 호소하리니 (한이)
시대와 국가를 알 수 없는 배경으로 약간 판타지물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하는 단편인데,
과실로 누군가를 살해한 자를 위한 도피처를 소재로 한다.
이곳에 들어가면 누구도 건드릴 수 없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사람을 죽인 주인공 '아브라힘'은 그곳으로 향하고 살해당한 남자의 동생이 그를 쫓는다.
마지막에 죽은 남자의 부인 이야기 속에서 반전 비스므레한 게 나오긴 하는데,
이야기가 좀 모호하기도 하고 단편집의 전체적인 분위기 속에서 살짝 쌩뚱맞은 느낌.^^;;;


오리엔트 히트 (김재희)
국제 첩보 조직원인 주인공이 상부의 명령을 받아 사라진 다이아몬드를 받기 위해 터키로 들어가는데,
다이아몬드를 받은 후 암살자들에게 쫓기기 시작한다.
개인적으로 이런 류의 첩보물 같은 장르를 그닥 좋아하지 않아서 좀 별로였던....^^;;;




추리, 스릴러, 공포, 첩보 등 다양한 이야기가 다양한 시대와 국가를 배경으로 펼쳐져서 지루하지 않고,
전체적으로 단편들이 무난한 수준이라 꽤 즐겁게 읽었다.

'밀클'에서 나온 <한국 추리 스릴러 단편선>은 현재 3편까지 출간된 상태인데,
나머지도 마저 사볼까 생각중.^^

역시 더울 때는 그저 시원한 음료수나 화채 옆에 끼고 추리소설 읽는 게 제일이라니까~ㅋ^^


"살다보면 인생의 모든 것이 납득, 되는 순간이 온다.
모든 등장인물이 불륜이나 이복남매나 여고시절 원수로 얽혀 있는 드라마처럼,
일이 이렇게 되려고 그랬던 거구나 모든 것을 체념하게 되는 순간.
나에겐 그 순간이 그랬다." 
  p370 <일곱 번째 정류장>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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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블랑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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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River 2011.06.20 19: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편이지만, 생각해 보니 한국소설은 별로 읽어 보지 못한 것 같네요. 한국인인지라 자연스레 흥미가 생기는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독자에게 강한 인상을 주려다가 무언가 억지스러워지는 것보다는 살짝 약하지만 억지스럽지 않고, 현실에서도 충분히 벌어질 것 같은 일들이 보다 실감나고 무서운 것 같아요.

    • 블랑블랑 2011.06.21 12:0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도 한국 추리소설은 많이 못 읽었어요.
      아무래도 자극적인 일본 추리물에 익숙해져서 좀 시시하게 느껴지는 것 같은데,
      그래도 가끔은 우리나라의 정서가 그대로 느껴지는 한국 추리소설이 읽고 싶더라구요.^^

  2. level 2012.03.23 14: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 책말고 한국스릴러문학 단편선도 있는게 정말 재밌더라구요 ^.^

  3. 아유위 2012.09.19 18:1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침저녘으로 쌀쌀하네요..
    주위에 감기걸린사람도 많아지고..
    건강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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