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설백물어>  지은이 : 교고쿠 나쓰히코  /  옮긴이 : 금정  /  비채



사자마자 바로 읽어버리고 싶었지만, 도무지 시간이 안되서 며칠동안 침만 흘리다가
어제 일요일 드뎌 펼쳐든 책 '항설백물어'다.
책 자체도 너무 예뻐서 읽는 내내 기분이 좋았는데, 기대했던대로 내용까지 완전 내 스타일~ㅋ 
550여페이지의 꽤 긴 분량이지만, 글자도 널널하고 스토리가 잼나서 아주 그냥 책장이 술술 넘어간다.
아껴 읽고 싶은 맘에, 너무 빨리 넘어가는 책장이 아쉬웠을 정도...^^;;;
어찌나 재미있게 읽었는지, 오랫만의 휴일을 아주 행복하게 해 준 녀석이다.^^




"사악한 마음 어둠에 빠지니 세상에 남는 것은 괴상한 소문뿐이다."   -뒷표지


전국을 떠돌며 괴담을 모으는 글쟁이 모모스케는 어느날 여행길에서 우연히
잔머리 모사꾼 마타이치와 인형사 오긴, 신탁자 지헤이를 만나 그들의 일에 동참하게 된다.
그들은 떠도는 괴담을 교묘하게 이용하여 사람들의 원한이나 곤란한 문제를 해결해주고 있는데,
표면적으로는 괴담이 실제로 벌어진 것처럼 보이게 하면서 처리하기에,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그저 괴이한 일이 벌어졌을 뿐, 누구도 진상을 알지 못 한다.
이 작품에는 이처럼 이들이 해결하는 7가지의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다.


"이 세상에는 신령도 부처도 없으나
원한이 사무치면 요괴도 생기고, 눈물이 응어리지면 귀신도 생기지요."  
p191




 
아즈키아라이   비 내리는 밤 계곡에서 들려오는 팥 이는 소리의 정체
하쿠조스   스님으로 둔갑해 오십 년을 살아온 여우의 최후
마이쿠비   싸우다 머리가 잘렸어도 영원히 끝나지 않는 싸움
시바에몬 너구리   인간으로 변신해 살아가다 개에게 물려 죽은 너구리 이야기
시오노 초지   주인에게 잡아먹히고 나서 매일같이 집을 찾는 말의 영혼
야나기온나   억울한 여인의 울음소리가 그치지 않는 버드나무의 저주
가타비라가쓰지   옛날, 황후의 시신을 버린 곳에 계속해서 나타나는 썩은 송장

-뒷표지 소개-



'항설백물어'는 '항간에 떠도는 백 가지 기묘한 이야기'라는 뜻으로,
뒷표지에 적혀있는 각각의 에피소드 소개 문장들처럼
처음에는 그저 기묘하고 괴이하기 짝이 없는 사건이 계속 증폭되는데
요것들이 결말에 가서 현실의 이야기와 아귀가 딱딱 맞아들어가면서 짜릿한 쾌감을 준다.ㅋ
책의 앞표지에는 '이 세상에 진정 이상한 일이란 없다'라는 문구가 적혀있는데
실제로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괴담들이 실은
인간의 풀지 못 한 원한이나 사악한 마음 등이 곡해되고 과장되어 전해내려온 것들이겠구나 싶어진다.


"요물이란 있지 않을까 의심할 때는 반드시 나타나고, 없다고 여기면 결코 아니 나오는 법.
두렵다고 생각하면 낡은 우산도 혀를 내뽑은 채 손짓을 할 테고,
고목에 걸린 헌 짚신도 삿갓 안을 들여다보겠지요.
세간에서 요괴로 불리는 무리는 모조리 사람이 스스로 불러들이는 것이니,
당연히 스스로 내칠 수도 있는 것입니다."
   p87


책을 읽다보면 이 네 명의 깜찍한 책략꾼들의 매력에도 푹 빠지게 되는데,
비록 돈을 받고 일하는 일종의 사기꾼들이긴 하지만
살아있는 너구리를 잡아다가 이용한 후에, 그 죽은 사체가 필요할 때에도 그 너구리를 죽이지 않고
이미 죽어있는 비슷한 크기의 너구리를 따로 구입해 사용할 정도로 귀여운(?) 인물들이다.^^




솔직히 첫번째 에피소드는 기대했던 거보다 좀 별로여서 살짝 실망했었는데
두번째, 세번째로 갈수록 점점 재미있어져서 나중에는 정말 이야기에 풍덩 빠져서 읽었다.
에피소드 하나가 끝날 때마다, 남은 에피소드가 하나 줄었구나 하는 맘에 어찌나 안타깝던지...ㅋ
추리소설같은 짜릿한 전개에, 권선징악의 후련한 결말, 기묘하고 신비한 분위기까지....
역시 '교고쿠 나쓰히코'의 명성에 걸맞게 정말 재밌고 멋진 작품이다.
일본색이 듬뿍 묻어나는 작품인데, 일본 자체가 원래 매력적인 건지,
아님 매력적으로 표현해내는 능력이 탁월한 건지, 암튼 부럽기도 하고 질투도 나고 그렇다.^^;;;




책 뒤에 역자후기 같은 것도 없이 바로 끝나 버리는 데다가
마지막 에피소드가 조금 쓸쓸한 분위기라 그랬는지, 책을 덮고 나서도 여운이 마니 남았다.
왠지 마타이치와 오긴, 지헤이, 모모스케가 자꾸 그리워진다.
이거 시리즈로 계속 나왔으면 하는 작은(작은 거 맞아?) 바램이....ㅠ

으아아,,,더 읽고 싶단 말이얌!!! 앙앙...ㅠㅠ


" "이 세상은 참으로 서글퍼. 그 노파만이 아니라고. 너도 나도, 인간은 모두 같아.
자신을 속이고 세상을 속이면서 가까스로 살고 있는 거라고. 그러지 않으면 살아있지 못해.
더럽고 악취 풍기는 자신의 본성을 알면서도 속이고 어르면서 살고 있는 거야. 그러니까......"

우리의 인생은 꿈같은 게 아닐까. 마타이치는 그렇게 말했다.

"무리하게 쥐어흔들고, 찬물 끼얹고, 볼때기 때려서 눈을 뜨게 해봐야 좋을 것 없어.
이 세상은 모두 거짓투성이야. 그 거짓을 진실로 착각하니 어딘가에서 무너지는 거야.
그렇다고 눈을 떠서 진짜 현실을 보게 되면 괴로워서 살아가지 못해.
사람은 약해. 그러니까 거짓을 거짓으로 알고 살아간다. 그것밖에 길이 없는 거라고.
연기 피우고 안개 속에 숨으며 환상을 보고, 그래서 만사가 원만하게 수습되는 거라고." "
   p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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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블랑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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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shpiric 2009.10.18 21:0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저도 지금 읽고 있는데 반갑네요 ^^ 이번에 비채에서 책을 너무 예쁘게 내줘서 아껴서 읽고 있습니다. 그래도 페이지가 술술 넘어가서 아쉬운.. 항설백물어는 일본에서 다른 시리즈가 나온걸로 아는데 비채에서 곧 내주지 않을까 하고 바래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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