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5. 17. 11:15 리뷰/─책
[소설 리뷰] 흑백합 (타지마 토시유키)
<흑백합> / 지은이 : 타지마 토시유키 / 옮긴이 : 김미령 / 북홀릭
접해보지 못 한 작가지만 마지막 반전이 탁월하다는 입소문에 사뒀던 책인데,
어제 자기 전에 잠깐 읽을 수 있는 분량 적은 책을 고르다가 집어들게 됐다.
물론 300페이지도 안 되는 분량에 술술 읽히는 내용이라 엎어져서 그대로 다 읽고 잤지.^^
'누구도 예상 못한 반전이 돋보이는,
순수문학과 추리문학이 절묘하게 만난 최고의 걸작 장편소설'이라는 소개문구는 좀 오바지만,
확실히 서정적인 분위기 끝에 튀어나온 반전은 꽤 괜찮았다.
그 묘한 조합 때문에 반전이 더 인상적으로 느껴지는 듯.
소설은 주인공 '스스무'가 유년시절의 일기장을 보면서 그 시절을 추억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열네 살 되던 해, 롯코산에 있는 아버지 친구의 별장에 놀러가서 여름방학을 보내게 된 '스스무'는
아버지 친구의 아들인 '카즈히코'와 표주박연못에 갔다가 '카오루'라는 소녀를 알게 되고,
마침 셋은 동갑내기로, 그날부터 여름방학 동안 매일 함께 시간을 보낸다.
이들 사이의 풋풋한 사랑과 우정이 롯코산의 자연을 배경으로 흐르는데,
이 부분이 굉장히 아련아련한 느낌.^^
그리고 이 이야기 사이로, 화자를 바꾼 다른 이야기가 몇 가지 곁들여지는데,
'스스무'와 '카즈히코'의 아버지들이 젊은 시절, 독일에 갔다가 한 여자를 알게 되는 이야기와
어떤 전차 차장이 한 소녀와 가깝게 지내다가 여차저차해서 그녀의 오빠를 죽이게 되는 이야기,
후에 그 사실을 안 피해자의 동생으로부터 협박받는 이야기 등...
이 이야기들 속의 인물들은 중심 이야기 속 세 소년소녀의 가족들과 연결되지만,
정확히 이 이야기들이 어떤 관련이 있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러다가 마지막에 빵-.
순간 멍했다가 아, 이 사람이 그 사람이었고, 또 그 사람이었구나! 하는 깨달음에 무릎을 치게 된다.ㅋ
(작가가 하나하나 짚어주지 않고 암시를 주는 정도로 끝내버리기 때문에
간혹 결말을 다르게 이해하고 있는 사람도 있더라마는...^^;;;)
사실 반전에 얽힌 이야기만 따로 떼어서 보면 별 거 아니기도 한데,
위에서 말했다시피 유년기의 아련한 추억담과 어우러진 묘한 조합 때문에 꽤나 인상적이다.
순수하고 서정적인 이야기 속에 언뜻언뜻 보이는 섬뜩한 진실이랄까...
또 한가지!
범인을 제외한 모든 등장인물들은 끝까지 아무것도 알지 못 하고,
소설은 그저 독자에게만 암시를 주고 그대로 끝나버린다.
근데 이게 또 인상적이란 말이지.ㅎ
뭔가 봐서는 안 될 비밀을 나 혼자 봐버린 것 같은 싸늘한 느낌...
어쩌면 사건의 내용 따위 상관없이, 이 느낌 때문에 섬뜩해지는 건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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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에서 반전은 클라이맥스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인데 반전이 좋다면 재미있겠는데요....
반전 자체보다는 묘한 분위기 조합 때문에 더 인상적이에요.^^
엇, 집 인테리어 새로 하셨네요? ^^ 글이 더 눈에 확 들어오네요.
최고의 반전 어쩌구 하는 출판사 광고문구보다는 "뭔가 봐서는 안 될 비밀을 나 혼자 봐버린 것 같은 싸늘한 느낌"의 블랑님 리뷰 한줄기가 더욱 호기심을 당기네요. -o-
넵! 스킨 바꾸고 애드젯 달아봤지요.ㅎ
이 소설 분위기가 묘해요.
결말에서 등장인물 누구도 진상을 모른 채로 평화롭게 끝나기 때문에
진짜 보면 안 될 걸 혼자 봐버린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ㅎㅎ^^
블랑블랑님이 소개하면 다 읽어보고 싶어요! 저도 읽어보고 싶네요 ㅋ
전 잼있게 읽었어요.
분량도 적고 금방 읽히니까 기회되면 함 읽어보세요.^^
비밀댓글입니다
스포가 포함된 댓글이니 책을 읽기 전이신 분들은 보지 마세요!!!^^;;
고모부는 아니죠.
고모가 결혼 전 학생시절에 연애편지 보내며 좋아했던 기관사(그때는 차장이었나요?)가 마치코고,
둘 다 여자였으니 결혼은 할 수가 없었고, 그 후에 고모부랑 결혼한 거죠.
롯코의 여왕도 그렇고 고모부도 그렇고,
작가가 일부러 중간에 독자를 헷갈리게 하려는 부분들이 있어요.
그러고선 결말에 하나하나 짚어주지 않다니 좀 불친절한 작가죠.ㅎㅎ
암튼 이렇게 방문해주시고 댓글까지 달아주셔서 넘넘 감솨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