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의 밤>  /  지은이 : 정유정  /  은행나무

 

 

 

재작년에 출간되서 막 돌풍을 일으킬 때도 별로 관심없었는데

잊을만 하면 어딘가로부터 한 번씩 재밌다는 추천을 접하는 바람에 결국 사읽은 책.ㅎ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간의 추천들이 당연하게 느껴질 만큼 재밌고 흥미진진한 소설이다.

500페이지가 좀 넘는 분량이라 2-3일에 걸쳐 읽을 생각으로 저녁에 펼쳤다가

도저히 중간에 놓을 수가 없어서 결국 새벽까지 다 읽어버렸다는~^^;;;

국내여성작가에게서는 다소 보기 힘든 박력있는 스토리와 치밀한 전개의 미스터리소설!

오홋!! +_+

 

심오한 의미 따위 있는지 없는지 몰라도 재미 하나는 보장하는 작품이다.

엄청난 몰입감과 긴장감 넘치는 전개로 진짜 도중에 책을 놓을 수가 없어!ㅎㅎ

 

 

"반 아이들은 내가 누군지 나보다 더 잘 알고 있었다.

열두 살짜리 여자아이의 목을 비틀어 살해하고,

여자아이의 아버지를 몽치로 때려죽이고,

자기 아내마저 죽여 강에 내던지고,

댐 수문을 열어 경찰 넷과 한 마을주민 절반을 수장시켜버린 미치광이 살인마의 아들.

그 광란의 밤에 멀쩡하게 살아남은 아이."   p18

 

 

 

 

주인공 나(최서원)는

7년 전 세령호에서 열 두살 여자아이와 그 아버지, 그리고 자신의 아내를 살해한 후

댐의 수문을 열어 마을을 통째로 수장시켜버린 끔찍한 살인마 '최현수'의 아들이다.

 

열 두살에 오갈데 없는 고아가 된 '서원'은 친척집을 떠돌지만 어디서도 환영받지 못하고,

가는 곳마다 세령호에서의 광기어린 사건을 담은 보도자료들이 익명으로 주위에 배달되어

학교조차 제대로 다니지 못 하고 이집저집을 떠돈다.

급기야 모든 친척들에게 완전히 버림받은 '서원'은

세령호에서 함께 방을 썼던 아버지의 부하직원 '승환'을 만나 겨우 안정적인 삶을 살게 된다.

 

그렇게 7년이 지난 어느날, 돌연 '승환'이 실종되고 '서원'에게는 기묘한 소포가 도착한다.

7년 전 아버지가 사줬던 나이키 운동화와, 그 사건을 바탕으로 누군가가 쓴 소설 원고.

그리고 소설 속에서 7년 전의 이야기가 되살아난다.

 

도대체 7년 전 세령호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졌던 것일까...

 

 

" "이거 사실이 아니지요?"

나는 아저씨의 눈이 어두워지는 것을 절망적인 심정으로 지켜봤다.

"그러니까 전부 다 사실은 아니지요?"

한참 만에 대답을 들었다.

"사실이 전부는 아니야." "   p24-25

 

 

소설의 중반부는 거의 '서원'이 받은 택배 속 원고로 채워지는데,

딸의 복수를 꿈꾸는 남자라고 해서 난 또 딸을 끔찍하게 예뻐한 아빠였나 했더니만

실상은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인다.

아내와 열 두살 딸을 단순한 소유물로 여기는 '오영제'는

자신의 눈에 조금이라도 거슬리는 점이 있으면 '교정'이랍시고 무자비하게 폭행하는 남자.

아내와 딸에게 가하는 학대 장면이 꽤 길게 나오는데 이 소설에서 제일 소름끼치는 부분인 듯. -_-;;

딸이 죽은 것도 맞다 지친 아이가 오밤중에 만신창이로 도망나갔다가 그 사단이 난 거...ㅜ

딸이 죽은 후 그 복수에 집요하게 매달리는 것도 말하자면,

딸에 대한 애틋한 사랑 때문이라기보다는 소유물을 뺏긴 집착 쩌는 남자의 깊은 빡침같은 거랄까...-_-

 

 

"이 끔찍한 결혼생활을 12년씩 해온 것은 이혼을 요구하거나 딸을 데리고 도망치면

우리 둘 다 남편의 손에 죽으리라는 두려움 때문이었습니다.

이제 와서 이혼을 결심한 것은 결혼생활을 끝내지 않으면

우리 모녀가 실제로 죽을 것이라는 깨달음 때문입니다."   p100

 

 

아무튼 '오영제'의 분노는 7년을 이어지고 드디어 결전의 시간이 다가온다.

실종된 '승환'과 홀로 남은 '서원', 그리고 7년을 버틴 '오영제'의 운명은 과연 어찌 될 것인가.

 

 

"아저씨가 아무 일도 하지 않기를 바랐다.

'뭔가를 한다'는 '뭔가를 잃는다'와 같은 말이었다.

가까스로 얻은 것, 불안하게 지켜온 것, 막 꾸기 시작한 내 꿈."   p31

 

 

 

 

등장인물 하나하나에 사연을 불어넣고 여러 상황들을 디테일하게 묘사해서 

각각 어떤 인간유형인지가 생생하게 잡히는데 이건 장점일 수도, 단점일 수도 있겠다.

캐릭터가 분명하다는 건 장점이겠지만, 그때문에 인물들이 다소 극단적인 유형이 된 건 좀 단점.

 

그리고 '승환'이 딸랑 몇 주 같이 방을 쓴 '서원'에게 그토록 깊은 애정과 연민을 가지고

자신에 대한 위협까지 감수하면서 감싸안는다는 것도 좀 공감이 안 되고...

뭔가 좀 더 그럴싸한 개연성을 만들어줬다면 훨씬 좋았을 듯.

 

마지막으로 사족이지만 개인적으로 '오영제' 외에 '현수'의 아내도 너무 싫더라.

물론 가난하고 비참했던 유년의 경험 때문에 형성된 가치관과 성격이긴 하겠지만,

사사건건 남편의 숨통을 막고 악착을 떠는 모습에는 어쩐지 혐오가....ㅜㅜ

 

 

"당신이 나한테 해야 할 말은 이혼하자가 아냐. 미안하다야.

정신 차리고 살겠다고 용서를 구하는 거야. 최현수가 지금 제정신이라면......"

 

"여태 뭘 들었어. 당신이 곁에 있는 한, 나는 제정신으로 살 수가 없단 말이야.

당신 얼굴만 봐도 무섭고, 당신 목소리만 들어도 발작이 일어나고,

당신이랑 살 맞대는 게 죽는 것만큼이나 끔찍해서 날마다 시간마다 새록새록 미쳐간다고.

완전히 미쳐버리지 않게 나를 좀 놔줘. 제발."   p348-349

 

 

암튼 작품성을 떠나서 그냥 재밌다! ㅋ>_<

영화로 만들면 딱 좋을 이야기라는 느낌이 들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영화화 예정이라고~ㅎ

흠,,, 각각의 역을 어떤 배우들이 맡으려나... 기대기대~^^*

 

 

"보지 않았다면 좋았을 일이었다.

보지 않은 일은 일어나지 않은 일이었다.

적어도 당사자에게는."   p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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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블랑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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