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이 영원히 계속되면>  /  지은이 : 누마타 마호카루  /  옮긴이 : 민경욱  /  블루엘리펀트

 

 

 

너무 예쁘고 연약한 존재는 보는 사람에게 대략 두 가지의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괴롭히고 싶거나, 지켜주고 싶거나....

갓 태어난 햄스터 새끼를 손 안에 쥐고 덜덜 떠는 그 폭신한 감촉에 조심조심 다루다가

문득 움켜쥐어 버리고 싶어지는 충동같은 것.

 

 

"움켜쥐어 죽여버리고 싶지 않으면 지키는 수밖에 없다.

파괴의 욕망이 강하면 그만큼 지키려는 욕망도 강하다.

너무나 파괴하고 싶기 때문에 열심히 지키는 것이다.

하지만 두 가지 욕망 사이에는 햄스터 새끼 하나만큼의 차이밖에 없다.

늘 어떤 사소한 계기가 생기면 사람은 손안에 있는 것을 힘껏 쥐어버리는 것이다."   p348

 

 

이 <9월이 영원히 계속되면>은 그런 여자에 관한 이야기다.

남자로 하여금, 철저히 유린하거나 혹은 모든 것을 던져 지켜주고 싶게끔 만드는 여자...

그리하여 남자의 그 욕망에 자신도 망가지고 상대방 역시 망가지게 하는 여자...

그러한 자신의 속성 때문에 고통스러운 일생을 사는 여자...

 

 

"남자를 광견으로 만드는 여자.

스스로 만들어낸 광견의 이빨에 수없이 자신의 몸을 물어뜯기는 여자.

광견이 되지 않으면 치유하는 자가 되어 부둥켜안고 있을 수밖에 없는 여자."   p360

 

 

 

 

마흔한 살의 '사치코'는 정신과 의사인 남편과 8년 전에 이혼하고

현재는 고3인 아들 '후미히코'와 둘이 살고 있다.

전남편은 자신의 환자였던 '아사미'와 결혼을 해 그녀의 딸 '후유코'를 데려와 키운다.

 

'사치코'는 전남편에 대한 미련을 떨치지 못 하던 중에

자동차면허학원에서 만난 강사가 '후유코'와 만나는 사이라는 말을 전남편에게 듣고

20대 중반의 그에게 묘한 욕망을 느껴 육체관계를 맺고 은밀한 사이가 된다.

 

그러던 어느날 저녁, 쓰레기를 버리러 나갔던 아들 '후미히코'가 그대로 돌아오지 않고,

다음날 아침 내연관계였던 '사이다'가 전철 선로에 떨어져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지면서

'사치코'를 둘러싼 인물들의 어그러진 관계가 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사치코'는 아들을 찾는 과정에서 이런저런 사정들을 알게 되는데,

전남편이 키우는 딸 '후유코'와 아들 '후미히코'가 따로 만나던 사이였다는 것,

그녀로부터 자신과 '사이다'의 은밀한 관계를 이미 들어 알고 있었다는 것,

죽은 '사이다'가 '후유코'를 절박하게 쫓아다녔다는 것,

사고가 난 그날 아침, 전철역에서 '후유코'와 '사이다'가 말다툼을 하고 있었다는 것 등등....

 

이러한 정황들로 미루어 '사치코'는 혹시 아들이 '후유코'를 좋아했으며

질투심에 '사이다'를 죽이고 사라진 게 아닐가 하는 의심을 지우지 못 한다.

 

과연 그날 아침 전철역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아들과 '후유코'는 무슨 관계였으며, 도대체 어디로 사라져 버린 걸까....

 

 

"참고 또 참아온 것이 마지막으로 터져 나오기 위해서는

 아주 사소한 계기만 있으면 된다."   p264

 

 

무수한 수수께끼들 속에서 전남편이 가정을 버리면서까지 선택했던 여자

'아사미'의 끔찍한 과거도 다시금 불거져나오고,

그속에는 그녀를 강간하는 남자들과, 모든 것을 버리고 그녀를 지키려는 남자들이 있다.

머리에 봉지가 씌이고 사지를 묶인 채 며칠동안이나 집단강간을 당한 후

그 충격으로 광인이 되었던 그녀를 치료하던 남편도 결국 그녀를 지키기 위해 가정을 버렸다.

 

이 소설은 이 모든 인물들이 얽히고 설키며 보여주는 어긋난 사랑과 욕망의 파노라마...

 

 

 

 

미스터리 평론가 '센가이 아키유키'가 책 말미의 해설에서 말한 것처럼

"일그러진 사랑과 집착의 박람회"(p427)같은 소설이다.

 

그야말로 나이와 관계와 사회적 금기를 무시한 사랑의 작대기가 이리저리 쭉쭉 그어져! -0-

이 충격적인 관계들은 그 때문에 더욱 절박해 보이기도 하고 아주 추해보이기도 한다.

인간의 욕망이란, 사랑이란, 이렇게나 제멋대로 날뛰는 것인가...

 

 

"연애는 자유라지만 그건 거짓말입니다. 연애는 강제예요. 그렇죠?

누군가가 좋아지는 것은 스스로 결코 말릴 수가 없으니까요.

죽어서도 말릴 수 없기 때문에 자유롭게 내버려둘 수밖에 없다는 의미에서

비로소 연애는 자유라는 말입니다. 알겠습니까?"   p233

 

 

하나씩 퐁퐁 터지는 충격적인 관계도 탓에 소설은 지루함 없이 쭈욱 읽힌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기대했던 것보다는 좀....

아무래도 '기리노 나쓰오'와 비교하는 평을 몇 번 봐서 내가 너무 그쪽으로 기대했었나 봐...ㅎ

뭐랄까,,, 충격적이라는 면에서는 비슷하지만 뭔가 절박함이랄까 처절함 같은 게 부족해!^^;;

그래도 쉰여섯에 쓴 데뷔작이 이런 쇼킹한 이야기라니,, 그것 또한 쇼킹이긴 하지.ㅎㅎ

 

한 가지 덧붙이자면 캐릭터 중에 가장 마음에 들었던 인물은

'사치코'에게 무시당하면서도 줄곧 주위를 맴돌며 아들 찾는 걸 도와주던 '핫토리'.

볼품없는 외모의 아저씨로, '사치코'에게 뻔뻔하게 들이대는 태도에 처음에는 살짝 혐오감이 생기지만

이야기를 읽어나가다 보면 점점 정감이 가는 캐릭터다.

역시 사람은 오래 겪어봐야 제대로 알게 된다는 교훈을 절감했음.ㅋ

 

암튼 흥미진진하게 읽히긴 하지만 너무 쇼킹한 불륜과 집착과 욕망이 꽉꽉 들어찬 작품이라

이런 쪽에 거부감을 느끼는 분이라면 엄청 불쾌해질 수 있으니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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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블랑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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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행복생활 2013.01.11 21:2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보고 갑니다..^^

  2. Hansik's Drink 2013.01.12 13:2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보고 간답니다 ~ ^^
    좋은 주말을 보내세요~

  3. +요롱이+ 2013.01.12 14:0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소설리뷰 너무 잘 보고 갑니다^^
    아무쪼록 평안한 주말 되시기 바래요!!

  4. S매니저 2013.01.12 14:5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보고 갑니다^^
    좋은 주말 되시기 바래요~

  5. 퐁고 2013.01.13 15:2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뭔가... 저 내용은 그냥 평범한 가족 붕괴물로도 괜찮은 것 같은데 미스터리로 가네요;;
    역시 일본은 미스터리를 좋아하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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