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후카마치 아키오'의 소설 <갈증>을 너무너무 인상적으로 읽었는데

어쩐지 이걸 원작으로 만들어진 영화는 딱히 보고 싶다는 느낌이 안 들었었다.

그치만 소설 내용이 며칠동안 계속 마음에 남아있는 관계로

여운을 달래볼까 싶어 결국 보게 되었음.ㅎ

감독은 <고백>,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 등으로 유명한 '나카시마 테츠야'.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영화는 그닥 맘에 안 들었다.

 

'실종된 딸을 찾는 과정에서 알게 되는 악마적인 딸의 본모습'이라는 기본설정은 같지만,

원작속에서 굉장히 큰 의미를 차지하는 중요한 설정 몇가지를 완전히 바꿔버리는 바람에

나한테는 거의 다른 작품으로 느껴져...ㅜㅜ

 

원작의 기본 줄거리랄까, 기본 설정은 그때 올린 소설 리뷰를 참고하시고~

 (요기 클릭!!)

 

요 아래부터는 스포가 포함되어 있으니 원치 않으시는 분은 살포시 넘겨주셈!^^

 

 

 

 

우선 실종된 여고생 딸을 찾아 헤매는 전직경찰 '후지시마'.

소설 속에서도 혐오감 들던 그는

영화 속에서는 야만적인 폭력성이 더 강조되어 한층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보여준다.^^;;;

알콜 등에 취해 환각에 시달리며 초췌하고 거친 모습으로

전부인까지 성폭행해대는 혐오스러운 모습을 배우가 아주 잘 표현했어~

 

근데 그가 '카나코'에게 씻을 수 없는 트라우마를 안겨줬던 과거의 그 사건이

영화에서는 전혀 다르게 등장하는 바람에 어이상실...-_-

영화 속에서는 오히려 '카나코'가 아빠를 유혹하고

그러다가 '후지시마'에게 목 졸려 살해당할 뻔 했던 사건으로 등장한다.

이건 전혀 방향이 다르잖아!!! 버럭!!!

 

그리고 '카나코'의 자살한 전 남자친구 얘기도 바꿔버렸다.

여기서는 '카나코'가 남자친구를 망가뜨려서 그로 인해 그가 자살했던 걸로 나오는데,

하아,, 이거 뭥미....???? -0-

 

 

 

 

아주 그냥 감독이 '카나코'의 악마적인 요부 이미지에만 집중해서 영화를 만든 듯.

 

소설 속에서도 '카나코'는 사람을 홀리고 자신한테 빠진 사람들을 망가뜨리는 인물이긴 한데,

그 이미지를 극대화시키려는 의도였는지 그녀가 그렇게 된 원인들을 다 없애버림으로써,

복잡하고 미스테리하고 신비스러운 캐릭터였던 '카나코'는

태생부터가 사이코패스인 그저 얼굴 예쁜 똘아이 미친냔이 되어버렸어...ㅜㅜ

그녀는 그렇게 단순한 캐릭터가 아니란 말이닷!!!

 

사실 원작 속에서의 '카나코'는 과거에 절대 깨지면 안되는 절대금기에 당한 트라우마를 가지고,

그후, 남자친구가 비슷하게 금기를 깨는 끔찍한 사건을 당하고 자살하자,

자신의 인생을 송두리째 금기 속에 내던지고 복수를 실행한 인물인데 말이지...

 

 

 

 

그래도 소설 속 캐릭터들의 움직이는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건 즐겁긴 했다.

 

특히 처음 소설 띠지에 실린 여주인공 '카나코'의 사진이

내가 상상한 이미지랑 틀려서(별로 안 이뻐보여서...^^;;) 그닥 보고 싶은 생각이 안 들었던 건데,

막상 보니 나름 어울리고 굉장히 예쁘더라~

 

사진보다는 영상 속이, 정면 얼굴보다는 측면 얼굴이 훨씬 예쁜 배우이고,

게다가 입을 크게 벌리고 웃는 모습은 굉장히 천진난만 순진무구해보여서,

어린아이의 사악함이랄까? 그런 미묘한 이미지를 잘 표현해냈어.

 

 

 

 

그리고 그녀를 '이 지상에서 단 하나의 아름다운 생명체'라며 짝사랑하는

왕따소년 '세오카' 역의 배우도 꽤 잘 어울렸다고 생각한다.

여리고 섬세하고 지고지순한 소년의 이미지.

 

그치만 그녀 때문에 인생이 끝장나는데도

그녀에 대한 동경과 사랑을 버리지 못하는 그의 섬세한 심리가

영화 속에서는 다 표현되지 못해서 그건 무척 아쉽....

 

 

 

 

영화와 소설, 둘 중에 하나를 추천한다면 난 무조건 소설!!!

자극적이고 쇼킹하고 잔혹한 영상에 주로 집중한 영화에 비해, 

소설 속에서는 등장인물들의 더욱 다양하고 섬세한 심리와 더 많은 이야기를 볼 수 있다.

게다가 '카나코'라는 압도적인 존재감의 캐릭터 역시 소설 속에서 더욱 폭발적이고...

영화 속 '카나코'는 아무리 생각해도 전혀 다른 캐릭터야.-_-

 

하지만 소설을 읽고 나처럼 그 강렬함 이야기에 여운이 계속 남아 아쉽다면,

영화도 한번쯤 봐볼만은 하다.

그냥 머릿속에서 기본설정을 원작속의 그걸로 대체해서 보면 됨.ㅋ

그렇게 보면 중요한 세 인물,

'후지시마', '카나코', '세오카'의 이미지가 꽤 잘 어울려서 즐겁게 볼 수 있다.

 

참고로 영화를 보신 분들도 원작을 꼭 읽어보시길 추천!!!

'카나코'를 그저 색기 가득한 사이코패스 요부로만 받아들인다는 건 너무 안타까운 일이야...ㅠㅠ

 

 

 

 

 

* 출연 배우들 *

 

야쿠쇼 코지

고마츠 나나

츠마부키 사토시

시미즈 히로야

니카이도 후미

하시모토 아이

쿠나무라 준

오다기리 죠

나카타니 미키

 

 

 

 

 

Posted by 블랑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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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도플파란 2015.04.25 20:3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것 볼까 하다가 좀 잔인한 장면이 많아서... ㅠㅠ 못보고 있어요..ㅠㅠㅠ

  2. mayuri 2015.06.27 00:2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어쩐지. 큰 틀이 달라졌군요, 저는 영화만 봤는데, 영화에서 카나코 캐릭터가 분명 매력적이긴 한데 벌이는 사건이 맥락이 안맞다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이제보니 감독이 키워드에 해당하는 설정을 완전히 바꿔버렸네요.

  3. nweigne 2020.02.04 15: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원작보다 영화를 훨씬 높게 평가합니다.
    특히 카나코의 캐릭터성이 훨씬 좋아졌습니다.

    원작의 카나코는
    사실 따지고 보면 얘도 피해자야... 얘가 이렇게 된 데에는 이유가 있어... 아빠 새끼 나쁜 새끼!
    수준의 구태의연한 클리셰를 따라가지만
    영화의 카나코는 애초에 맛이 가도 한참 가버린 진성 싸이코패스로 등장하지요.
    작중에선 텅 비어 있다라는 말로 묘사되는데 비교하자면 다크나이트의 조커 혹은 몬스터의 요한과 캐릭터성이 유사합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인간의 심연을 형상화한 캐릭터라는 것입니다.
    이유 있는 싸이코패스들보다 훨씬 신비롭고 신화적이죠.

    이는 원작에서 피해자와 가해자의 구도가
    (피해자가 다시 가해자가 되는 식으로) 얼핏 보면 복잡하게 얽혀 있는 듯하면서도
    종국족으로는 카나코와 아키카즈의 구도, 즉 피해자와 가해자의 구도로 환원되는
    그런 진부함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영화는 카나코와 아키카즈의 본성을 한통속으로 묶습니다.
    요컨대 혈통이 문제라는 거지요.
    "너도 니 딸도 미쳤다"는 리에의 말에
    아키카즈는 이렇게 답합니다. "당연하지. 같은 핏줄이니까"

    그렇다면 미쳤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리에의 말에 따르면 인간의 감정을 모르는 것입니다.
    카나코는 죽어가면서 리에의 말에 이렇게 대답합니다.
    "사랑요? 선생님... 개웃겨요"
    이때 "개웃겨요"라는 카나코의 대사와 "웃기지마"라는 아키카즈의 대사가 겹쳐집니다.

    그리하여 단순히 아키카즈 대 카나코였던 구도, 즉 가해자 대 피해자 구도였던 원작의 서사가
    영화에 이르러서는 아키카즈가 또 다른 자신을 발견하게 되는 서사로 탈바꿈하는 것이죠.
    훨씬 세련된 서사가 되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아키카즈가 텅 비어 있는 도화지처럼 새하얀 눈밭 위에서
    카나코의 시신을 파내고자 찾아 찾아헤매는 결말은 이를 압축적으로 보여주고 있구요.
    결말에서 아키카즈는 이렇게 말합니다.

    "그 녀석은 살아 있어. 내가 살아 있으니 그 녀석도...
    그 녀석은 바로 나야.
    내가 찾아서 이 손으로 반드시 죽여버리겠어."

    결국 비틀린 자아찾기의 여정이라 볼 수도 있고 자기소멸의 과정이었다고 할 수도 있겠죠. 또 어떻게 보면 자기자신과 도저히 화해할 수 없었던 주인공이 끝끝내 자기화해에 실패하는 것을 그리고 있다 할 수 있겠습니다. 결국 카나코는 찾을 수 없었으니까요.

    저는 이렇게 해서 훨씬 세련된 이야기가 됐고 훨씬 세련되게 캐릭터들을 각색한 것이 됐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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