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신간포스팅하면서 <평생독서계획>이라는 책을 소개했는데,
이 책의 저자인 '클리프턴 패디먼'이 '앤 패디먼'의 아버지라는 걸 알고,
생각난 김에 전에 읽었던 그녀의 책 <서재 결혼시키기>를 다시 뒤적여보는 중.
요거 수많은 책 관련 책 중에서 내가 특별히 좋아하는 책이다.

'앤 패디먼'은 읽을 게 없으면 광고 팸플릿이라도 읽어야 할 정도의 엄청난 독서광인데,
그녀의 남편은 물론 온 식구가 그녀 못지 않은 독서광들.
주변에 책 좋아하는 사람이 없어서 늘 외로운(?) 나로써는 부럽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었는데,
그 중에서도 아버지의 실명에 관한 이야기는 특히 기억에 남아있다.
(시력을 잃어서 더 이상 책을 못 읽는다는 건 정말 공포....-0-;;;;;)

암튼 이 아버지의 이야기가 생각나서 책을 뒤적이기 시작했는데 정작 다른 챕터에 꽂힘.ㅋ




사람들이 책을 대하는 태도를 '궁정식 사랑'과 '육체적 사랑'으로 나눠서 이야기한 부분으로,
'궁정식 사랑'은 책 자체를 소중히 다루는 것을, '육체적 사랑'은 험하게 다루는 것을 가리킨다.


'궁정식 사랑'을 하는 사람들은 '서점에서 막 들고 나온 그 완벽한 순결 상태를 영원히 보존하겠다는,
고귀하지만 실패할 수밖에 없는 목표를 세운(p64)'
사람들로,
그 잼있는 예를 몇 가지 보자면~


"대학 때 친구 하나는 지금 변호사 일을 하는데,
그는 부인의 은제 티파니 책갈피를 우습게 여기면서 자기 명함을 사용한다.
은제 책갈피의 두께가 쓸데없이 몇 마이크론 더 두껍기 때문에
책에 자국을 남길 수도 있다는 것이 그 이유다."  
p66-67


"투자 분석가인 클라크는 해가 질 때까지 부인이 블라인드도 올리지 못하게 한다.
장정의 색이 바랜다는 것이다.
그는 아끼는 책은 적어도 두 권을 사서, 한 권은 책장을 넘기는 고통을 면하게 해 준다."  
p71


그에 반해 '육체적 사랑'을 하는 사람들은 책을 필요에 따라 '험하게 다루는 것이
불경의 표시가 아니라 친밀함의 표시(p64)'
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로,
이것도 예를 보자면~


"아버지는 비행기에서 읽는 페이퍼백의 무게를 줄이기 위해
다 읽은 장들은 찢어서 쓰레기통에 버리는 사람인데." 
  p65


"내가 아는 서평가 한 사람은 (......)
벌레가 펼친 책으로 기어올라올 때마다 책을 꽉 닫아 버렸다."  
p67


나는 어떤 타입일까 하고 생각해봤는데, 심하지는 않지만 역시 '궁정식 사랑'에 가까운 편.
책 읽을 때 뭐가 묻거나 상하지 않도록 조심하는 편이고,
특히 책 빌려주면 너덜해져서 돌아올까 봐 받을 때까지 무지 신경쓰인다.ㅋ




이에 대해 '앤 패디먼'은 자신과 자신의 가족들이 '육체적 사랑'의 신봉자들임을 밝히고
그에 따른 장점들을 이야기한다.


"나는 요리책을 쌀 수 있는 깨끗한 비닐 덮개가 있음에도 절대 그것을 사용하지 않는다.
앞으로 30년 뒤 <요리의 기쁨> 581페이지를 펼치고,
내 딸아이가 22개월이 되었을 때 처음으로 블루베리 머핀 반죽에 넣었던
계란 노른자위의 흔적을 보게 되면 얼마나 기쁘겠는가!"  
p70


음,,, 이런 것도 확실히 추억이 될 수는 있겠군.^^


"책에 허용된 일은 단 한 가지 그것을 읽는 것뿐이라고 믿는 궁정식 연인들이
어떤 손해를 보고 있는지 생각해 보라!
기우뚱한 물건을 받칠 때, 문이 바람에 닫히지 않게 괼 때, 풀이 잘 붙도록 눌러 놓을 때,
울퉁불퉁한 양탄자를 펼 때, 그들은 달리 무엇을 사용할까?" 
  p68


확실히 나는 책의 효용에 있어서 많은 손해를 보고 있는 것일지도...
아, 그래도 역시 나는 책으로 벌레를 잡고 메모를 위해 찢고 하는 짓은 절대 못 하겠어!ㅋ^^;;;


당신은 책과 어떤 사랑을 하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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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블랑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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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철이 2010.10.04 20:4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궁정식(?) 사랑에 가까운 것 같네요.
    하지만 자기계발이나 과학책 같은 걸 읽을 때는 줄도 좍좍 긋고 페이지 모서리 접어 놓고 한답니다. ㅎ
    책을 가장 '파괴'해 버린 적은 찜질방에서 책읽다가 본딩한게 녹아 책이 한 장씩 떨어져버린 경운데, 지금 생각해도 먹먹하네요..

    • 블랑블랑 2010.10.05 16: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앗,,, 찜질방에서 페이퍼백 읽으면 떨어지는군요!
      조심해야겠어요~ㅎ

    • 철이 2010.10.05 17:16  댓글주소  수정/삭제

      중앙홀은 괜찮은데, 황토방같은데 들어가면 문제되요..
      책에도 '내열온도' 표기할 필요도 있을 듯. ㅋ

    • 블랑블랑 2010.10.05 17:2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오!!! 내열온도!!!ㅋㅋ
      책에 그런 거 표기되어 있으면 정말 잼있겠네요~
      어찌 그런 생각을... 철이님 머리 무지 좋으신 듯요~~ㅎㅎ

    • 철이 2010.10.05 22:29  댓글주소  수정/삭제

      컥, 아뇨..
      공대출신이라 그냥 익숙한 단어인걸요..
      책을 일개 제조물로 만들어버리는 무식한 발상. ㅋ

  2. 스카이링 2010.10.04 22:2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책을 깨끗하겍 보는 것도 물론 좋지만...역시 책이란 막다러줘야 제맛입니다!!
    돈주고 산 정보, 지식 덩어리인 책! 단물 쓴물 다 빨아먹어야죠~~

  3. 가리 2010.10.06 11:1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저도 완전 소중히 책을 다루는 사람인데..
    빌려줄땐 항상 조마조마해요 ㅜㅜ
    띠지도 소중하게 여기는데..분실되서 돌아오는 경우가 허다하다는...-_-;;
    너덜너덜 한 책을 볼땐 가슴이 미어져요ㅜㅜ

  4. 가리 2010.10.15 11: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블랑블랑님 평 보고 사서 열심히 읽고있어요~후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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