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경산책>  /  지은이 : 마치다 코우  /  옮긴이 : 정하연  /  랜덤하우스



앞부분은 정말 넘 웃겨서 킥킥대며 읽었는데, 중반쯤부터는 살짝 지겨워졌던 책.
음,, 머랄까,,, 중반부터 갑자기 내용 자체가 안 웃겨지는 게 아니라,
저자의 개그 패턴에 내가 익숙해지면서 생긴 지겨움이었던 듯.
암튼 다 읽고 생각해보니, 전체적으로는 꽤 갠찮은 개그 에세이집이다.^^


"여행을 떠나고 싶어졌다. 왠지. 이유 같은 건 없다.
바람에 이끌려, 꽃에 이끌려 한 동이 항아리를 안고 표연히 걸어가 보고 싶어진 것이다." 
  p9


43세의 저자 '마치다 코우'는 어느날 문득 여행이 가고 싶어진다.
그러나 그에게는 이런 저런 떠나지 못 할 사정들이 있다.
가령 냉장고에 들어있는 먹다 남긴 닭고기라던가.... (응?ㅋ)

그는 '어째서 여행을 떠나지 않았는가, 소년'이라는 노래의 가사를
'어째서 여행을 떠나지 않았는가, 아저씨'로 바꿔 부르며 집 안을 빙빙 돌다가 드디어 해결책을 찾는다.
내킬 때마다 가까운 곳을 돌아다니기로.
말 그대로 <동경산책>이다.^^




이 책은 저자가 집에서 멀지 않은 곳을 어슬렁거리며 보고, 듣고, 겪고, 생각한 것들에 대한 이야기다.
무작정 지하철을 타고 가까운 곳으로 가서 밥을 먹고 오기도 하고,
꼬치가스를 먹으러 가거나, 미술관을 가거나, 록 공연을 보러 가기도 한다.

그런데 그 이야기가 어찌나 황당하고 우스운지...ㅋ
원제가 <동경표연>인만큼 '표연'에는 또 어찌나 집착을 하는지....ㅋㅋㅋ

그야말로 어디를 가든 '표연'을 부르짖으며 그에 걸맞는 행동을 하려고 애를 쓰는데,
그런 주제에 무엇 하나 그냥 보아 넘기질 못 한다.
보고 듣고 떠오르는 모든 것에 대해 끝간데 없는 생각을 쭉쭉 이어나간다.


"인간은 먹지 않고 살 수 없다.
살 수 없다는 건 즉, 죽는다는 소리니 죽는 건 곤란하니까 뭔가 먹자.
이렇게 생각하면 단순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지금 안 먹는다고 해서 죽을 것 같지는 않다.
그럼 안 먹으면 될 텐데. 기묘하게 뭔가 먹고 싶다는 기분이 드는 건 어째서일까?"  
p88


정말 별 시답잖고 어이없고 황당한 행동과 생각들이 줄줄 이어지는데,
이게 나한테 은근 맞았는지 전반부는 정말 잼있게 읽었다.

근데 어느정도 읽고 나자 저자의 개그 스타일에 익숙해지면서 반복되는 패턴들이 지겨워지기 시작.;;
꼬치까스 타령을 징그럽게 해대는 부분에서는 급기야
'내가 왜 이런 쓰잘데기 없는 잡소리를 읽고 있나'하는 생각까지....-_-

결국 중간에 읽기를 포기하고 덮어두었다가 이번에 다시 이어서 읽었는데,
좀 텀을 두고 읽었더니 나름 다시 재미있더라.ㅋ
그러니까 이 책은 절대 한 자리에서 다 읽지 말고 며칠씩 텀을 좀 두면서 끊어읽기를 추천한다.^^


"문제는 맛이다. 정취니 뭐니, 그런 건 아무래도 좋다.
예쁜 옷을 입은 미인이 가져와 봐야 맛없으면 끝이다.
작업복을 입은 남자가 가지고 와도 맛있으면 그만이다. 그게 '장어혁명'이다.
그렇게 생각하고 나는 종업원이 난폭하게 테이블 위에 올려놓은 장어덮밥을 한입 먹었다.
격렬하게 맛이 없었다."  
p343




'마치다 코우'는 펑크록 밴드의 보컬, 배우, 시인, 소설가 등의 다양한 이력을 지니고 있는데,
확실히 재밌고 독특한 사람인 듯.^^

책 속에는 그가 직접 찍은 사진들도 수록되어 있다.

그냥 아무 생각없이, 타인의 꽤 독특한 잡생각(?)을 듣는다는 기분으로 가볍게 읽을 만한 책이다.
개그 코드가 맞는다면, 다른 책에서는 느껴보지 못 한 색다른 재미를 만날 수 있을 것.^^
(단! 절대 한 번에 다 읽으려고 하지 마시길... 아주 징글징글해짐.^^;;;)


"예를 들어 과연 이 남자와 정말로 결혼을 해도 좋을지를 고민하는 여성이라면
함께 전철에 타서 그 남자가 두 다리를 모아 앉으면 유능하고,
벌리고 앉으면 무능하다고 판단해도 거의 틀리지 않다.
그리고 무능한 사람은 쉽사리 출세하지 못하니까 더더욱 자신의 위치를 확보하려고 해서,
나이에 비례해서 더더욱 다리를 벌리게 되고,
50대가 되면 결국 그 벌린 각도가 180도에 이른다."  
p317


근데 이 쩍벌남에 관한 얘기 진짜 근거있는 건가?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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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블랑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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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터프곰 2010.09.23 12:0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재밌어 보이는 책이네요~ 저도 꼭 읽어보겠습니다~

    쩍벌남에 대한 얘기는 참 웃기네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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