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줄 긋는 여자>  /  지은이 : 성수선  /  웅진윙스


어제 오랫만에 정말 아주 느긋한 휴일을 보내면서 읽은 두 권의 책 중 하나다.
갠적으로 에세이류를 그닥 좋아하지 않는데, 책에 관한 에세이는 아주 좋아한다.
그 중에서도 특히 일반인들이 쓴 것을 좋아하는데, 이 '밑줄 긋는 여자'
그 제목만으로도 꽂혔지만, '떠남과 돌아옴, 출장길에서 마주친 책이야기'라는 부제와
'생활밀착형 독서에세이'라는 소개문구 때문에 도저히 읽지 않을 수 없는 책이었다.
이거야말로 내 입맛에 딱 맞는 책이자낫!!! 풉~>_<




"힘든 하루를 보내고 지친 몸을 이끌고 텅 빈 오피스텔에 들어오면,
나는 자기 전에 나 자신을 위로하는 의식(?)을 갖는다. (......)
나 자신을 위로하는 의식, 내가 하루 중 제일 좋아하는 시간은
시원한 캔맥주를 하나 마시며 기대앉아 책을 읽거나, 마사지팩을 붙이고 누워서 책을 읽는 거다.
갈증에도, 피부에도, 지친 영혼에도 보습이 필요하다." 
  p166


저자 성수선님은 30대의 싱글 워킹 우먼이다.
해외출장을 자주 다니고, 술과 책을 좋아하는 그녀는
일상의 체험으로부터 책을 이끌어내기도 하고, 책을 통해 생각의 꼬리를 물어가기도 하면서
자신의 일상과 독서체험을 절묘하게 버무려낸다.
'돈까스의 탄생'을 읽고 일본 출장길에 돈까스를 사먹은 이야기라거나,
'육식의 종말'을 읽고 평소 좋아하던 육식을 조금씩 자제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라거나,
'아침형 인간'을 읽고 새벽 조깅을 시작했다가 쌍코피 터진 이야기라거나,,,
택시기사 모하메드의 행복한 표정을 보고 떠올리는 성석제님의 '번쩍하는 황홀한 순간'이라거나,
출근길에 구정물을 뒤집어쓴 어느 구질구질한 날에 떠올리는 김훈님의 '밥벌이의 지겨움'이라거나,
수준낮게 아사다 지로를 좋아하냐는 선배의 비아냥에 떠올리는 '장미도둑'이라거나,
기타등등, 기타등등, 기타등등....


"아사다 지로의 소설을 읽는 게 수준 낮은 거라면
'수준 높다'는 말을 들으려면 도대체 어떤 소설을 읽어야 할까?
왜 소설을 읽으면서까지 '수준타령'을 해야 할까? (......)
그런 사람들에게는 "정말 수준 떨어진다"는 말밖에 달리 할 말이 없다."
   p23




읽다 보면 어떤 것은 '아, 맞아맞아!'하며 고개를 끄덕이게도 하고,
또 어떤 것은 '오호~ 듣고 보니 그렇군!' 하고 무릎을 치게 만들기도 하는데,
책을 좋아하는 대부분의 사람에게 모두 공감을 느끼게 할 만한 이야기들이지만,
특히 저자처럼 일을 하는 싱글 여성에게라면 더 말할 필요가 없다.


"더러 신춘문예에 목숨 거는 '전업작가 지망생'들을 보면 화가 날 때가 있다.
고시공부를 하듯이 하루종일 습작만 하는 사람들.
창작의 고통에 줄담배를 피우고 술을 푸는 돈은 대부분 늙어가는 부모에게서 충당된다.
스스로 돈을 벌어본 적이 없기에, 천박한 자본주의를 경멸하면서도
돈이 얼마나 무서운지는 모른다."  
p161


"외로워도 죽지는 않으니까, 외롭다는 이유만으로 사랑에 빠지거나
정신을 분산시키기 위해 쓸데없는 짓을 하진 말자. 그냥 외롭고 말자.
어차피 인간은 본질적으로 외로운 존재니까." 
  p238




글의 흐름 속에 자연스럽게 섞여서 툭툭 튀어나오는 수많은 인용문들은
몇 달 전에 읽은 박주영님의 '백수생활백서' 를 떠올리게도 해서 그닥 특별하달 것도 없고,
또 대부분 이런 류의 일상과 결합한 독서 에세이라는 게 요즘은 블로그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거라,
새롭게 꼽아볼 만한 특징은 별로 없지만, 그래도 확실한 건
그동안 내가 읽은 비슷비슷한 글들 중에 (비록 얼마 안되지만ㅋ) 최고였다는 거~ >_<
소소한 일상의 이야기들을 통해 위안과 동의를 얻은 아주 즐거운 독서였다.^^
 
다만 한가지 곤란한 점은, 읽으면서 독서 의욕이 한껏 고취된 것까진 좋았는데,
그녀가 언급한 수많은 책들 중에 읽고 싶은 것들이 너무 많아져 버렸다는 거다.
정말이지 세상은 넓고, 읽고 싶은 책은 많기도 하구나~~~ㅋ


"텍스트를 읽는 것도 훈련이 필요하다.
생활전선에서 시달리느라 오랫동안 소설을 읽지 않았다면 쉽고 재미있는 단편부터 읽는 것이 좋다.
일단 재미있어야 계속해서 읽을 수 있으니까.
퇴근하는 길에 지하철에서, 자기 전에 침대에서 한 꼭지씩 읽는 단편이 주는
선물 같은 행복은 체험해본 사람만이 알 수 있다.

너무 어려운 소설이나 몇몇 여자 소설가가 쓴, 하루종일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으면서
배경과 심리 묘사만 주야장천 계속되는 소설들은 회사원들에게 '쥐약'이다.
잘못 읽었다가는 소설과 영원히 작별할 수도 있다."  
p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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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블랑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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