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에 살고 죽고>  /  지은이 : 권남희  /  마음산책



얼마전에 읽은 '교고쿠 나쓰히코'의 <죽지그래>가 '권남희' 번역이었다.
책을 재밌게 다 보고 역자후기를 읽다보니, 전에 구입해서 책꽂이에 고이 쳐박아 둔(?)
그녀의 번역 인생에 관한 에세이집 <번역에 살고 죽고>가 떠올라서 내친 김에 뽑아읽었다.

막 그녀가 번역한 소설을 읽고 나서인지 더 친근감 들고 재밌더라~ㅎ
번역은 외국어 실력 뿐 아니라 국어 실력도 있어야 잘 한다더니 그 말이 사실인지,
글을 쉽게 읽히게 써서 TV 보듯이 그냥 술술 읽힌다.^^




그녀가 20여 년동안 일본어 번역을 하며 겪어온 이런저런 에피소드와
오랜 경험을 통해 알게 된 여러 노하우 등을 알차게 모아놓았는데,
이름없는 초짜 시절 대리번역을 해야 했던 이야기에서부터,
결혼하고 딸을 낳고, 다시 이혼으로 홀로 딸을 키우며 가장이 되어 일에 더욱 매달려야 했던 이야기까지,
그녀의 인생 이야기도 엿볼 수 있다.


"처음 번역한 소설, <칼레이도스코프>가 출간되었다.
두근두근하며 첫 책을 기다리는 내게 사장님이 말씀하셨다.

"영미 소설인데 번역자가 일본어 전공이면 안 되겠죠?
그래서 다른 사람 이름으로 냈어요." "
   p27


출판사가 결제를 안 해줄 경우처럼 번역을 하다 부딪칠 수 있는 곤란한 문제들도 하나씩 짚어주고,
이제 막 번역을 시작해보려는 사람들에게는 따끔한 충고도 잊지 않는다.


"영어 해석 잘해도 국어 실력 없으면 번역은 꽝이다.
번역을 하고 싶어도 일거리 별로 없다.
잘하는 사람에게 맡기려고 하기 때문에 신참에게까지 돌아갈 일거리가 많지 않다.
있어도 번역료가 아주 낮아 생활이 힘들다.
매달 한 권씩 뚝딱 하려면 꽤 긴 수련을 해야 하고, 그나마라도 일이 열두 달 내내 있기만 하면 좋겠지만,
뛰어난 실력자가 아니라면 번역 시작하고 나서 10년이 지나도 그러기 힘들지 모른다. (......)
번역가 중에는 은둔형 외톨이 성향인 사람이 많다.
그렇게 되고 싶어서 되는 게 아니라,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한 달 동안 열심히 일해야 일상 생활을 유지할 비용을 벌 수 있다."  
p52


경험을 통해 자신이 배우고 깨달은 것들에 대해서도~^^


"인지도가 높아지고 일이 많이 들어오다 보니 확실히 건방이 드는 시기가 오긴 했다. (......)
물론 자각 증세는 없었다. 그냥 예전과 똑같이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도 차츰 일이 줄어드는 것은 훌륭한 후배들이 많이 나오기 때문인 줄 알았다.
그러다 급기야! 일이 끊겼다."  
p134


그러고보면 정말 유명한 몇몇 외에는 일이 불안정하다는 점 때문에 스트레스가 심할 것 같다.
늘 일이 끊길까 불안하고....^^;;;




기본적으로 번역을 해보려거나 막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도움될 만한 책이지만,
모든 도움말들에 자신의 실제 경험담이나 에피소드를 곁들여놓아서
번역과 상관없는 사람이라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참으로 다양한 수준의 책이 들어오지만 번역료는 동일하다.
언젠가 한 후배가 "어려운 책은 번역료 더 받았으면 좋겠어요.
작업 시간이 몇 배나 걸리잖아요"라고 하기에,
"그럼 쉬운 책 할 때는 번역료 깎아줄 거야?" 했더니 아하, 하고 배시시 웃었다."  
p126-127


게다가 나처럼 일본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법한
'텐도 아라타', '온다 리쿠', '기리노 나쓰오', '무라카미 하루키' 등의
쟁쟁한 작가와 작품들이 이야기 속에 퐁퐁 등장해서 더욱 흥미롭게 읽힌다.^^


"정말로 번역하기 싫은 책은 원문이 후진 책이다.
책의 재미나 교훈을 떠나서 아무리 잘 번역해도 '발번역'으로 보이게 하는 재주 좋은 원문을 말한다.
이럴 때는 문장이 어설픈 건 작가 탓인데 역자가 욕먹는다.
"작가가 그렇게 쓴 걸 어떡해요" 하고 일일이 변명할 수도 없고 말이다.
욕 안 먹으려면 역자가 리라이팅까지 해야 하는 건가 하는 회의에 빠지게 만든다."  
p130-131


요런 부분은 이제 앞으로 번역본 읽다가 문장이 이상해도 함부로 욕할 수 없게 만드는 부분.ㅋ

암튼 이 책 읽고 나니 번역하시는 분들의 노고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하게 되고 그러네.
특히 이 저자가 번역한 책들은 더욱 친근감을 느끼게 될 듯.
그러고 보면 번역가 분들도 자신의 에세이집 하나 내면 여러모로 좋겠다.
머, 그것도 어느정도 명성이 있어야 쓸 기회가 생기겠지만서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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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블랑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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