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푸어>  /  지은이 : NHK스페셜 <워킹푸어> 취재팀  /  옮긴이 : 김규태  /  열음사



몇 달 전에 <4천원 인생>을 굉장히 가슴 먹먹해하며 읽었었는데
이 <워킹푸어>가 일본판 4천원 인생이라고들 하길래 이것도 홀랑~^^

사실 읽은 건 추석 연휴 때인데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던 관계로 리뷰를 이제서야 쓴다.
요즘 매일 책 읽을 시간도 없고 피곤해서 불평불만을 입에 달고 다녔는데,
이 책 리뷰 쓰려고 컴터 앞에 앉고 보니, 바쁘게 할 일이 있다는 것만도 감사해야 할 듯.^^;;;


이 책에서는 워킹푸어를
노숙생활을 하는 젊은이들, 붕괴되어 가는 지방민들, 꿈을 빼앗긴 여성들,
쓰러지는 중소기업, 죽을 때까지 일하는 노인들, 가난을 대물림하는 아이들의
여섯 가지 측면에서 들여다보고 있다.


"워킹푸어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노숙 생활을 하는 도시의 젊은이들,
경기회복이 더딘 지역사회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중소 상인과 농민들,
아이들을 위해 잠자는 시간을 줄여가며 투잡을 하는 여성들,
연금만으로는 살아갈 수 없어 매일 빈 캔을 줍는 노부부...."  
p190




내가 특히 관심을 가지고 본 챕터는 젊은이들과 여성, 노인들의 문제였는데,
특히나 이전까지 게으른 젊은이들의 표상처럼 알고 있었던 '프리터'나 '니트 족'들이
사실은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된 경우가 많다는 것은 좀 충격이었다.


"젊은이들은 일하지 않는 것이 아니었다. 사실은 일을 하고 싶어도 일할 곳이 없었다.
지금까지 우리는 프리터나 니트 족 젊은이들이란
인생을 학생 시절의 연장쯤으로 생각하는 모라토리움 신드롬에 빠진 사람들이라고 착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일을 하고 싶어도 일 할 곳이 없다'라는 단순하지만 냉혹한 현실을 깨닫게 된 순간,
우리는 커다란 충격에 휩싸였다."  
p15


정직원 일자리를 구할 수 없는 젊은이들은 어쩔 수 없이 아르바이트나 일용직을 전전하게 되고,
불안정한 일거리와 적은 수입으로 집세를 내기 힘들어지면
만화방이나 게스트 하우스 같은 저렴한 간이 숙박소를 이용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이런 곳에서의 불편한 수면 등은 몸 상태를 악화시켜 일할 기회는 더욱 줄어들게 되고,
감기라도 걸려서 얼마간 일을 못 하게 되면 상황은 더욱 안 좋아져서 아예 길거리로 나앉기도 한다.
물론 그렇게 되면 제대로 된 직장을 잡는 일은 더욱 요원해진다.

이러한 빠듯한 생활이다 보니, 당연히 연금보험비 등도 낼 수가 없고
이 젊은이들이 늙으면 연금도 제대로 받지 못 하는 상황이 온다.
그리고 그런 노인들은 고령의 나이에도 빈 캔을 줍고 공원을 청소하며 겨우 생계를 이어나간다.

그야말로 악순환의 연속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악순환은 여기서 끝나지 않고 아이들에게로 다시 대물림된다.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난 아이들은 애초에 충실한 교육의 기회를 잡을 수가 없고,
당장 필요한 생활비를 보태기 위해 일찌감치 직업전선으로 뛰어들 수밖에 없는데,
이들 역시 비정규직이나 파견직을 구할 가능성이 높다.

한 번 워킹푸어의 늪에 빠지면 대를 물려가며 그 구덩이에서 헤어나올 수가 없는 것이다.


일본 정부에서는 그 대책으로 개인의 자립 노력을 강조하지만
애초에 노력할 기회와 여유조차 가지지 못 한 사람들에게는 꿈 같은 소리일 뿐이다.


"혹자는 자립하려는 노력이 부족해 빈곤에서 빠져나오지 못한다고 말한다.
두 명의 아이를 키우는 모자가정의 어머니는 낮과 밤으로 일을 한다.
집으로 돌아오는 시간은 새벽 2시다. 잠자는 시간은 단 네 시간.
"힘들지만 아이들을 위해서 해내야 한다"라고 말하는 이 어머니에게
자립하려는 노력이 부족하다고 누가 말할 수 있을까?" 
  p204




읽을 수록 암담한 사례들이 줄줄 나오는데,
더 무서운 것은 나 역시도 언제든 워킹푸어의 구덩이 속으로 빠질 수 있다는 사실이다.


"우리들이 취재에서 만난 사람들은 모두 가족의 병이나 해고 그리고 사회보장비의 삭감 등
누구의 신변에서라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을 계기로 워킹푸어 상태에 있었다."  
p209-210


막대한 재산이라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결코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병이나 사고 등으로 하루 아침에 중산층에서 빈곤층으로 떨어지는 경우는 실제로 드물지 않다.

나도 지금이야 그럭저럭 먹고 사는 걱정은 안 하고 살지만,
언제라도 가족 중 한 사람이나 나 자신의 병, 사고 등으로 일할 수 없는 상황이 오면
바로 워킹푸어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읽으면서 내내 공포를 느꼈다는...^^;;;


많은 사람들이 읽고, 현실을 제대로 알고, 그것이 본인의 문제가 될 수도 있음을 느끼고,
그럼으로써 이 문제를 보다 더 진지하게 고민하고 노력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동일한 주제로 미국의 경우에 대한 책들도 있던데 언제 기회가 되면 그것도 꼭 읽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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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블랑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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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신문깔아라 2010.10.15 20:5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너무 우울한 내용인데요...;; 우리나라도 저리 되는건 아니겠죠,ㅜㅜ?

  2. 깊은 하늘 2010.10.19 15:0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부터 읽고 싶었던 책이네요. 공감가는 내용이 많아요.
    좋은 리뷰 잘 읽고 갑니다.

  3. 인터네비 2010.11.04 19: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리나라도 이미 저런 상황에 와있죠.
    아르바이트에 손대기 시작하면 그나마 잇는 수입에 만족하고
    알바기간이 길어진 젊은이들은 면접을 보러가면 그동안 뭐했냐는 질문...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되려 알게모르게 무시되기도 하고...
    이책 꼭 읽어봐야겠네요;; 블랑블랑님 책 되게 많이 보시는듯;;
    좋은곳 알게되서 기쁩니다!

    • 블랑블랑 2010.11.05 14:2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러니깐요~ 한 번 그런 상황에 처해지면 헤어나오기가 굉장히 힘들더라구요...
      책 속에 많은 사례들이 나오는데 정말 읽으면서 답답하더군요.ㅜㅜ
      글구 저 책 마니 못 읽어요~^^;;;
      그나마 요즘은 바빠서 거의 독서 정지 상태.ㅋ
      암튼 자주 뵈면 좋겠네요~ 댓글 감솨여~^^*

  4. 아유위 2012.04.30 09:1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늘은 날씨가 거의 한여름기온까지 올라간다고 하네요.
    일교차가 크니 감기조심하시구요.
    좋은날 되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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